2015.09.01 17:42
추석연휴가 있는 주에 휴가 3일을 내서 6박 8일의 짧은 유럽 여행을 다녀옵니다. 헬싱키 in 탈린 out의 일정이구요.
기왕 가는 거 조금 더, 며칠이라도, 더 길게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성격 독특하신 윗분 때문에 6박 8일 여행도 회사에 비밀로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에요.
원체 체력도 안좋고 여행 다녀온 직후에도 빡시게 일해야 하는 처지라
헬싱키 4박, 탈린 2박 잡아서 몸에 무리 많이 안가게 널럴하구 약간은 심심한 여행을 해야겠다... 그게 원래 제 계획이었어요.
근데 여행 계획을 짜다보니 욕심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겁니다ㅋ
헬싱키와 탈린 사이에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넣거나 아님 스톡홀름을 넣고 싶어지는거죠...^^;;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넣게 되면 헬싱키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까지는 고속열차를,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탈린까지는 비행기를 탈 것 같구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탈린까지의 이동은 기차랑 버스도 있지만 7~8시간씩 걸려서 엄두가 안나네요)
스톡홀름을 넣게 되면 헬싱키에서 스톡홀름까지는 비행기를, 스톡홀름에서 탈린까지는 야간 크루즈 페리를 이용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짧은 일정 안에 이동이 많아지고 숙소도 여러번 옮기게 되면 그만큼 더 피곤해질 것 같아 고민이고...
그래서 기존 계획대루 가자니 헬싱키에 볼 거 없다, 별로다...는 얘기가 자꾸 눈에 밟혀서 갈팡질팡하구 있네요.
평소에 핀란드 그릇이랑 무민을 굉장히 좋아하긴 합니다. 근데 제가 가는 시기에 난탈리 무민월드는 문을 안연다는 게 함정ㅎㅎ
여러분 같음 어떻게 하시겠나요?
- 날도 추워지고 몸도 피곤하니 헬싱키랑 탈린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 기왕 유럽까지 멀리 날아가는 거 무리해서라도 상트 페테르부르크나 스톡홀름도 보고 온다
도움말 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가는 지역과 관련된 어떤 조언이라도 다 좋습니다^^
헬싱키에서 00을 하면 좋다던가, 헬싱키에서 일주일 있어도 즐거웠다던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는 00 카페를 갔는데 참 좋았다더라...등등 같은 것들요^^
2015.09.01 18:47
2015.09.01 18:53
2015.09.01 20:07
글쓴님께 실례지만 저도 12월에 헬싱키 갈 예정이라 묻어가는 질문 좀 할게요.
할티아까지 대중교통편으로 갈만 할까요? 누크시오 국립공원 꼭 가고 싶은데 겨울이라 눈 덮인 숲속에서 길 잃을까 살짝 겁도 나고 투어를 할까 혼자 버스 타고 갈까 고민중이거든요.
2015.09.01 20:22
2015.09.01 21:26
어머 실례아닙니다ㅋㅋ
침엽수님 다른 질문도 많이 많이 해주세요~^^
저 사실 이제 막 여행 준비 시작이라 핀란드에 대해선 아는 게 없거든요ㅎㅎ
2015.09.02 17:57
2015.09.01 21:25
우왕! 완전완전 감사드려요^^
탈린에서 합살루, 타르투 같은 근교 도시를 다녀올 생각에 탈린 out 일정으로 발권했는데
스톡홀름이나 상트 페테르부르크 등을 끼워넣고 싶어지면서 탈린 out으로 발권한 걸 조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ㅠㅠㅠㅠ 보통은 헬싱키에서 당일치기로 많이 다녀오시더라구요.
직장인으로서 여름휴가 내서 유럽여행을 가면 항상 시간에 쫓기던 지라... 이번엔 헬싱키 카페에서 죽치기도 하구 마트에서 천천히 쇼핑하는 등 여유있는 여행을 하겠노라... 생각했는데
막상 계획을 짜다보니 또 왜 이렇게 욕심이 많아지는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신 곳들 다 가려면 헬싱키 4박도 결코 긴 건 아닐 것 같아요. 그냥 욕심 부리지 말구 원래 계획대로 해야 하나 싶네요^^
2015.09.01 20:52
상트페테르부르크라면 러시아 S7 항공으로 왕복 저렴하게 가실 듯 해요.
택포 60만원대 정도도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2015.09.01 21:37
제가 이미 발권을 해버려서...ㅠ.ㅠ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할까요~?ㅠ
그나저나 택포 60만원이면 정말 저렴하네요!!!!
2015.09.01 22:30
상트 페테르부르크도 좋고 스톡홀름도 좋긴 한데 이곳저곳을 하루만에 본다는 건 좀 무리고, 이동한다고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말씀하신대로 차라리 헬싱키와 탈린에서만 머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헬싱키 일반적인 관광용 볼거리는 그닥 많지 않지만 조금 여유있게 들어가보면 꽤 아기자기 할 게 많아요. 배타고 수오멘린나 섬에 들어가서 걸어다녀도 반나절은 훌쩍 넘어가고, 트램에 몸을 싣고 그냥 목적지 없이 흘러가는 풍경 구경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역 근처에 문화와 관련된 볼거리가 몰려 있는데, 건물 하나하나가 다 아트한 구석이 있어서 건물만 쳐다 봐도 시간이 잘가요...ㅎㅎ 저는 음악당에서 그냥 당일 콘서트 티켓을 사서 아주 기괴하고 이해불가한 음악을 감상했었죠. 핀란드 사람들이랑 눈웃음 주고 받고 같이 음악 들으면서 앉아 있는 그 자체가 즐거웠던 기억이.... 이딸라 매장 안에서 그릇이랑 일하는 직원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부둣가의 노점상에서 파는 각종 먹거리들 정말 맛있었습니다. 특히 갈릭 소스....이거 가득 얹어 먹으면 세상이 다 행복해져요.
탈린도 많은 분들이 당일치기로 다녀오시던데, 구시가지만 구경하면 후다닥 볼 수 있지만 여기도 의외로 자잘한 재미가 많은 동네에요.
KGB투어를 했었는데 할머니 가이드가 들려주시는 구소련 시절 핍박받던 이야기들도 충격적이었죠. 그당시 방공호처럼 만들었던 땅굴 구경도 재밌고요.
일반 시내버스를 타고 교외에 있는 민속촌 비스무리한 마을에 구경갔는데 그 자체도 좋았지만 가는 길에 에스토니아 사람들과 대화 섞은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버스표 파는 매점 아저씨까지도 영어를 유창하게 다들 잘하세요.
저를 보고 손을 마구 흔들다가 눈 마주치자 수줍게 웃던 여고등학생(?) 무리들의 순수한 얼굴도 잊혀지지 않고요.
여행에서 뭘 기대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유명한 구경거리를 재빨리 훑어보는 여행도 의미가 있지만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들어가보려고 애쓴 여행에서 아직까지 한번도 실망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진정한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잠시나마 맛볼 수 있는 여행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2015.09.02 00:24
아~ 정말 감사드려요^^
S.S.S.님이 써주신 여행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다만 9월 말이면, 그런 느낌을 즐기기엔 핀란드 날씨는 이미 꽤 우울해져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도 들었거든요(발권 전에 해야 할 고민을 발권 후에...ㅎㅎ)
그래도 역시 짧은 여행에 이동하느라 시간을 훌쩍 보내는 것보다는 여유있는 여행을 하는 게 좋겠죠?
다시 한번 정말로, 답변 감사드립니다^^
2015.09.01 23:28
마리메꼬, 이딸라, 아라비아 그릇 구경하고 빈티지 그릇만 사도 헬싱키란 행복할 도시로군요.
2015.09.02 00:25
네~^0^
그릇들 구경하구, 벼룩시장 구경하구, 무민 들어간 제품들만 구입해도 사실 행복할 것 같아요ㅎㅎ
2015.09.01 23:36
저도 9월에 헬싱키 가는데 리플 잘 봤습니다.
2015.09.02 00:25
오~ 즐거운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탈린은 사실 하루면 다 돌아봐서 헬싱키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는게 나은거 같아요. 전 탈린에서 1박했는데 시간이 좀 아까웠어요. 그리고 정부청사였나는 3시 이전에 가야 입장 가능합니다.
헬싱키는 도시 자체는 심심하긴 한데 여유있는 여행을 원하시면 정말 좋아요. 곳곳에 있는 교회나 예배당은 하나하나 특색있고 멋지구요. 헬싱키 근교의 국립공원 트래킹도 강추.. 그리고 생각보다 무민샵은 소박하구요..
디자인 좋아하시면 디자인 박물관과 바로 뒤 건축 박물관 좋고, 근처에 에스프레소가 엄청난 카페도 하나 있었는데 이름이... 카페 문화가 발달한 편이라 어딜 가도 커피는 평타는 치는 느낌이었구요. 전 마트에서 미트볼 사다가 숙소에서 해먹고 그랬는데 식비는 좀 비싼 느낌. Cafe fazer였나 유명한 브런치 뷔페겸 베이커리가 있는데 만족스러웠구요. 평일에 수오멘린나 섬 가서 느긋하게 시간 보내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