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0 23:40
제가 최근 JTBC 뉴스룸을 잘 안 보고 있었는데 지난 주말에 이런 저런 사건이 터지고 해서
오늘 무슨 뉴스가 있나 TV를 틀어보니 9시부터 안희정 후보가 나오더군요.
듀게에는 안희정 후보의 중도적 태도를 마음에 안 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대놓고 이런 말 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만 ^^
오늘 인터뷰를 들어보니 아아... 이 분은 저랑 가치관이 너무 비슷해서 지지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저는 보수, 진보 양쪽과 다 대화할 수 있는 대통령, 국민들이 서로를 좀 덜 미워하게 해줄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안희정 후보를 알게 된 건 예전에 딴지일보에서 김어준 총수가 이 분을 인터뷰했던 글을 읽고 나서였어요.
엄청나게 긴 인터뷰였는데 그게 뭔가 사람을 울리는 게 있어서 좀 울었다가... 그 후론 수년 동안 까맣게 잊고 지냈죠.
인터뷰 했던 그 사람이 안희정 후보가 맞는지, 다른 사람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해서 엊그제 찾아봤는데 안희정 맞더군요. ^^
그래서인지 오늘 안희정 후보가 TV에서 얘기하는 걸 보니 뭔가 마음에서 울컥하는 것도 있고... ^^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건 정의로운 사회의 구현인 것 같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원하는 것도 그것이어서
안희정 후보가 이번 경선에서 이길 확률이 그리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것을 이루어 줄 수 있는 사람은 다른 후보인지도 모르죠.
다만 저는 제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 제가 지향하는 사회를 가장 잘 실현해 줄 것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안희정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묻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말을 하고 있을까요. ^^)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 이재명 후보, 심지어 유승민 후보까지, 각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다른 후보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다른 후보보다 많이 못하는 부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연인을 선택할 때 제가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을 그가 줄 수 있는가를 보고 그 사람의 다른 부족한 부분은 참아줄 수밖에 없듯
만약 대다수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다수의 국민들이, 지금 어떤 후보의 어떤 자질을 간절히 원하고 그가 절실하게 필요해서 선택한다면
저는 그 선택을 존중하고 그 분들이 뽑은 후보의 부족한 부분은 참아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한 사람이 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그 후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 분이 경선을 이기고 대선을 이기게 되는 것이겠죠.
그래서 안희정 후보가 경선을 이기지 못해도, 대통령이 못 되어도 괜찮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여기까지 쓰다가 또 왜 나는 이런 글을 쓰고 있는가 하는 자괴감이 뭉게 뭉게... ^^)
빛의 속도로 마무리해야겠네요. ^^ 오랜만에 지켜보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정치가가 나타나서 몇 자 적어봤어요. ^^
이것이 바로 오늘 안희정 후보의 JTBC 뉴스룸 인터뷰
(유튜브에서 좋아요와 싫어요가 팽팽하네요. ^^ 듀게에서는 아마 많이들 싫어하실 것 같습니다만... ^^
탄핵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한데다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온 사람이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표 뚝뚝 떨어지는 소리를 꿋꿋이 하는 게 맘에 들어요. ^^)
2017.02.21 00:49
2017.02.21 01:13
사실 저는 안희정 후보가 상당히 현실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은 좀 철학자스럽게 할 때도 있지만 ^^) 또 은근히 뚝심이 있어서 자기가 믿는
대의를 따라가는 사람인 것 같아 제가 참 좋아했던 모 정치인이 떠오르더군요. ^^
2017.02.21 01:02
2017.02.21 01:21
저도 통섭쪽 얘기는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뭔가 통합해 보고 싶은가 보죠. ^^
전에 안철수 후보가 대선 후보들 모아놓고 탄핵/하야 관련 성명서였나 함께 발표할 때
저는 안희정 후보가 참 말을 또릿또릿하게 잘 못한다고 생각해서 영 별로였는데
얼마 전 대선주자 국민면접도 그렇고 이 인터뷰도 그렇고 얘기할 때 뭔가 다른 재미를
주는 분 같기도 해요. ^^ 손석희 앵커가 언제 한 번 다시 불러서 마구 공격해 줬으면 좋겠네요. ^^
2017.02.21 02:11
자신도 잘 모르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오바한거 같은데요?
자신이 충남지사하면서 반대파들을 대했던 방식이 '통섭'을 통해 가능했다라도 그 논리를 박근혜와 이명박에 적용하면서 오류가 있었어요.
박이 저지른 온갖 불법행위은 합리적 '의심'을 통하여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만일 자신의 말한 '정치인'으로서 선택하는 통섭의 태도를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성공한 방식이었다고 국한시켰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인데 자신이 대통령후보로서 가장 접합한 후보라는 근거로 주장을 하면서 오바를 했다고 봐요.
지방자치단체장과 달리 대통령은 한국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고 시민은 그권력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을 하고 언론은 그런 시민들의 요청에 응답하거나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건강한 민주주의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무슨 20세기니 21세기니 따질 문제가 아니라는거죠.
손석희의 질문이 길어진 이유는 권력집단의 언행을 선의로 받아 들이는 순간 '대화'는 가능해질 수 있을지 모르나 불법행위에 대한 의심과 추적 그리고 논증의 과정과 논리적 모순이 발생되는 것을 물고 늘어졌고 이건 언론인으로서 충분히 성실한 자세의 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전 안희정이야 말로 노무현 시즌2가 될 것이라 오늘 확인할 수 있었어요.
새누리당 종자들을 '대화'가 가능한 정상적인 정치집단이라고 생각하는 것 말이죠.
박근혜 탄핵은 부당하다고 광장에 모여 성조기를 흔들고 게엄령을 선포하라고 주장하고 온갖 가짜뉴스를 만들고 유포시키는 사이비종교단체와 같은 것들입니다. 노무현의 나이브함보다 더 한심하고 우려스러운 나이브함이 안희정에게서 느껴지고
야권 대선후보군들중 처음으로 절대 저 놈만은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노무현 이후 끔찍한 10년의 반동이 있었다면 안희정으로 인한 노무현 시즌2는 일본처럼 돌이키기 어려운 반동이 오지 않을까 싶어서요.
2017.02.21 02:27
한가지 더,
안희정은 충남도지사로서 충남이라는 지방자체단위내에서 최고 권력자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런 권력이 대하는 상대는 자신보다 약한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일 수 밖에 없고 그들의 아우성, 어짓장, 반발의 동기를 선의에서 출발하여 이해하고 대화하며 설득하고 타협하는 것은 '당연한'일입니다. 그러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독재자라고 부르죠.
힘도 없는 주제에 막강한 권력자, 권력집단의 발화를 선의로 받아 들이는 순간 잡아 먹힐 일만 남는거죠.
게다가 그런 태도를 어떤 지지자들이 좋아해줄까요? 비판하고 견제하고 시비걸라고 야당 시켜줬더니 저게 뭐하는 짓거리냐? 라는 욕을 먹으며 당장 다음 선거에서 사쿠라라고 낙인 찍히며 매장당해 봐야 정신 차리죠.
노무현의 동북아 균형자론 외교정책이 그것을 가능하게할 물리적 외교적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공허한 선언이자 동맹국의 의심과 주변국의 조롱을 받았던 것처럼, 안희정은 구시대적 적폐의 청산이 수십년간 이루어 지지 않고 잔존하고 있는 한국에서 특히 그 적폐를 청산하고 정상적인 국가, 정상적인 민주주의 체제를 완성하고 유지할만한 역량이 압도적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매우 섣부르고 나이브한 망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2017.02.21 05:30
저는 안희정의 리더십을 나쁘지 않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지나치게 포용적인 자세, 불법 선거자금 모집했던 이력이 조금 많이 거슬리기도 하고, 대연정에 대해 아쉬움도 남아서 내적으로는 문재인이냐 안희정이냐를 두고 갈등이 많네요. 이재명시장은 아닌 거 같고.
2017.02.21 06:10
안희정 지사가 말하는 선의나 대연정. 그분이 가진 근본적인 사상이나 철학. 정치하는 방식 등을 생각하면 대체 왜 그런 표현을 쓰고 주장을 하는 지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한가한 소리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한마디로 NOT TODAY 라는 거죠. 정의가 무너졌고 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렸고 헌법의 가치가 완전 날아갔어요. 그것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부터 대체 몇년째입니까? 거의 10년째 나라가 이 모양 이꼴인데 정말 심하게 말하면 멍멍이 풀뜯어 먹는 말씀을 하시는 것 뿐입니다. 개인적으론 어제 뉴스룸에서 선의 부분을 사상 검증과 연결하는 대목이 정말 뜨악스러웠습니다.
상식이 당연하게 통하고 정의가 당연하게 작동하는 사회라면 안희정 지사의 얘기들은 좋은 정치적 담론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지금은 그런 한가한 시절이 아닙니다. 누군 현학적이고 철학적이고 폼나고 점잖은 담론 말할 줄 몰라서 청산과 분노를 말하는게 아닙니다. 당장 나라가 망하기 일보 직전이고 그렇게 만든 주범들 중 제대로 처벌받은 이 아직 한명도 없는데 무슨 혼자 모든걸 다 포용할 수 있는 대인배 코스프레인 지. -_-;;; 사실 안지사의 워딩들 들여다보면 뜬구름 잡는 표현들 때문에 오해를 사는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앞뒤 맥락 모두를 완전히 읽거나 들어보지 않아서 생기는 오해들도 분명 있어요. 선의나 대연정도 내용을 뜯어보면 충분히 이해되는 것들이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편집된 내용이나 단어만 보고 자신을 오해한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면 안됩니다.
왜냐면. 사람들이 안지사에 실망하고 분노하는 이유는 지금은 선의. 대연정 따위의 단어조차 용납되지 않는 엄중하고 위급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폼나게 말하면 시대적 흐름과 소명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고 막말하자면 눈치없이 에헴거리며 한가한 소리나 하는 서생인 겁니다. 인간 안희정은 꽤 좋은 사람이고 도지사 안희정도 괜찮은 정치인이지만 대통령 후보 안희정은 아니라고 봅니다. 나라가 좀 정상적으로 굴러가면 그때 그나마 어울리는 후보가 될 수 있을 지 몰라도 지금은 정말 아닙니다.
2017.02.21 07:01
2017.02.21 08:47
인터뷰 반응이 꽤 뜨겁더라고요(?). 안지사에게 기본적인 믿음과 애정이 있기에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이 상태로는 차차기든 차차차차기든 지도자로서는 좀 어려운거 아닌가 싶은..
성품이 순수하니 한 시대와 한 사람에게 계산 없이 젊은 날을 바쳤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잘못하면 옥장판 사기 거하게 당할 분 같아요.ㅜㅜ (나이브해 보인다는 얘기)
사고방식이 자기 세계(?)가 강하다는 점, 화법이 다수의 대중이 알아듣기 어려운 점은 치명적인 단점으로 보입니다.
(이 인터뷰의 포털 댓글 베스트가 '우리의 다음 리더는 번역기가 필요없는 사람이어야 한다'임..)
이런 점에서는 법률가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면이 있어 보이더군요. 논리적인 사고나 명료한 표현 구사가 직업적으로 훈련된 사람들이니까요.
그리고 도지사와 달리 대통령은 외교도 해야 하는데, 저런 생각으로 외교 테이블에 나갔다간 정은이랑 트럼프한테 우리나라 다 털릴 것 같습니다.
암튼 여러모로 피드백을 좀 하셔야 할 것 같아요.
2017.02.21 11:40
안희정 후보에 대해 사실 아는 바가 거의 없지만 뭔가 신선함을 줄거라고 기대했었는데, 어제 인터뷰 보고서 뜨악했었던 1인입니다. 웬 궤변을 늘어놓는건지 상당히 답답하더군요. 마치 통섭이라는 책 한권을 읽고서 그게 마치 21세기의 진리인양 역설하는 모습으로 저한테는 비춰졌습니다. 안희정이 주장하는 건 하나의 컴뮤니케이션 스킬로 봐야지 그걸 현 정치 상황을 바라보는 태도로 본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명쾌한 어법에 대해서는 이재명 후보한테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7.02.21 11:59
오옷, 댓글이 많이 있으니 좋네요. ^^
저는 안희정 후보가 상대말의 말을 '선의로', 혹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는데 그것은 상대의 말을 참이라고 실제로 믿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현 대통령이 선의로 그런 일을 했다고 믿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참으로 '가정 혹은 전제'하고 논의를 진행할 때 더 쉽게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는 논증의 한 방법으로 저는 이해했어요.
예를 들어 현 대통령이 선의로 일을 했느냐 안 했느냐를 따지면서 싸움을 하는 것보다는
1. 박이 선의로 일을 했다고 치자. 그러면 당신은 2. 선의로 일을 했어도 불법적인 과정을 통해 해로운 결과를 초래했다면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는가? 라고 물어보고 상대가 이것에 동의한다면 3. 박이 불법적인 과정을 통해 해로운 결과를 초래했다는 증거를 보이고, 상대가 그 증거를 반박할 수 없다면 4. 따라서 박은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결론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상대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좀 더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 된다는 거죠.
1은 현 대통령의 마음을 들여다 보지 않고는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가 없죠. 그러니 1을 가지고 싸우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그냥 1을 참이라고 전제하고 논의를 진행해서 원하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내는 게 낫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017.02.21 12:09
underground님의 해명은 안희정 캠프쪽 사람들보다 월등히 효과적인 설명이네요.
안희정의 '선의'발언과 그 캠프쪽의 해명은 개인적으로 저의 임계치를 초과했습니다.
지금은 차차기에도 지지할 맘이 없습니다.
2017.02.21 12:58
2017.02.21 13:49
사실 안희정이 주장하던 내용은 새로울 것도 없고 신선할 것도 없고 실효성도 없는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유시민이 이미 노유진과 썰전을 통하여 수년전부터 해오던 박근혜에 대한 조롱이 섞인 비판 방식이었거든요.
이른바 유시민식 내재적 접근방식 말이죠. 상대가 진심 선의로 했다 가정하고 나타난 과정과 결과로 그러한 선의 자체의 오류와 행동의 방법상의 오류 및 결과를 비판하는 방식이었는데, 유시민은 대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진영의 논리적 허구성을 중립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효과적 방법이
그런 잣대로 박근혜는 물론 새누리당 종자들도 비판하고 안철수도 비판하고 했었죠. 야권 지지층들이 보기에 상당히 조롱과 해학적이었고 결국 더욱 명징하게 상대의 오류를 드러내는 방식이라 많은 야권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았었고 비난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명백하게 박근혜의 범법행위가 드러나고 헌법유린의 작태가 까발겨지고 있는 작금에 이르러 유시민은 그러한 내재적 접근방식이라는 개그를 친적이 거의 없습니다. 이게 안희정이 깜량이 안되는 것으로 보여지는 비교근거가 된다고 봅니다.
충남도지사로서 이루었던 성취와 그걸 가능하게 했던 방식을 다른 영역의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살려나갈지에 대하여
이명박이나 박근혜를 예로 들기보다 노무현이 퇴임후 후회하고 반성했던 것처럼 시민운동과 노동운동 그리거 진보정치세력을 대하는 태도로 예를 들었다면 완벽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이미 야권 지지층의 상당수가 청산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자들이고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차기정권을 통하려 이루고 싶은 가치를 '정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탄핵을 가능하게 했던 시민운동과 IMF 이후 지난 20여년간 벼랑끝으로 내몰려 왔던 비조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들 등등 앞으로 새 정권에 대하여 각을 새우고 아우성을 칠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가하게 이명박이나 박근혜의 선의를 운운하고 대화를 생각할 때가 아니에요. 그런 쿨내를 풍기다가 노무현정권이 지지기반을 상실하고 실패했고 오바마는 지혼자 지지율 처먹고는 차기정권을 트럼프에 갖다 바친거죠.
저 쪽은 지들 힘이 약하면 사실상의 내전이라 생각하며 광분하여ㅜ날 뛰고 힘이 쎌 때는 대화는 개뿔, 언제든 뒷통수를 치고 회유하고 협박하고 공작질을 해왔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순진한건지 아니면 적폐청산을 주장하는 문재인과 선을 긋고 보수층의 지지를 얻어 보자는 계략인지 모르겠으나 둘 다 문제라고 봅니다.
김어준은 후자라고 보는거 같은데 결국 저런 스탠스를 유지하기 힘든 것이 한국정치의 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 위험해 보인다는 우려를 하고 있더군요.
사실 내재적 접근, 비판은 매우 유용한 비판의 방식이자 상대를 설득하기보다는 제3자 (국민들, 게시판의 경우 눈팅들) 에게 상대의 오류와 자신의 정당성을 설득하는데 매우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방식입니다.
한편, 상대가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지적 도덕적 수준을 갖고 있고 이쪽이 아울러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다면 상대의 수준과 상관 없이 설득시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국민을 볼때 내재적 비판의 선전선동 방식은 비난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고 일반적인 반대측이 아니라 역사적, 시대적 반동세력( 사회발전, 민주주의의 적들을 말합니다)에 대해선 한가하게 선의니 뭐니할게ㅡ아니라 압도할 수 있는 힘을 먼저 갖추는게 필요합니다. 압도적인 힘은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한편, 불법적으로 이룬 상대의 힘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 될 수 있는데 그게 바로 문재인과 이재명이 주장하는 적폐청산입니다.
안희정이 민주당의 후보가 되어 대통령이 된다면 오른쪽 깜박이를 켠것이 되고 적폐청산의 필요성이 나타나더라도 좌회전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명분이 없거든요. 그렇게 되면 집토끼도 산토끼도 다 도망가 너덜너덜해진 식물대통령, 노무현 시즌2 라는 대참사가 기다리고 있겠죠.
2017.02.21 13:54
저는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과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도 정당한 법 절차를 거쳐 국민들이 뽑은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을 심판하는 건 나중에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들이 해야할 일이지 대통령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그러면 권한 남용이 되겠죠. ^^) 대통령은 이 사람들과도 최소한의 어떤 합의점을 찾아내서 논의를 진행하고 원하는 정책에 대한 동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어느 당도 국회의원 수가 과반이 안 되니 대통령이 된 사람은 이런 설득 작업을 앞으로 3년 동안 (대통령 임기의 절반이 넘는 기간 동안) 해내야 하고 이걸 못하면 식물대통령이 되겠죠. (남은 임기 2년 동안 뭘 제대로 하겠어요.) 저는 이 부분은 민주당 후보 중에서는 안희정이 제일 잘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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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마디만 덧붙이면, 제 생각에는 적폐 청산도 결국 새로운 법과 제도, 기관들을 신설하여 추진되어야 할 일이고 이게 다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가능한 일일 것 같아요. (만약 대통령이 은밀히 국정원이나 검찰, 국세청을 동원해서 국회의원이나 공무원을 조사해 처벌한다면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겠죠.) 결국 적폐 청산도 대통령과 여당이 야당 국회의원들의 협력을 얻어내지 못하면 해낼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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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립이 첨예한 법안일 경우,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족수의 60%, 180명의 동의를 받아야 통과 가능하네요. 적어도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협력은 받아야 새 정부가 무슨 일을 할 수가 있는 상황이죠.
2017.02.21 14:11
안희정의 우경화와 지지율 상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 했던 노무현과 달리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극우로 내몰고 자기정체성을 보수로 자리매김해야 전선이 분명해지고 한국정치가 발전할테니까요. 차별금지법 논란에서 보듯이 문재인도 예외는 아니죠. 나중에 하자고 했다가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비극을 반복할 뿐입니다. 어느 작가가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고 했던가요? 지금 여기서 싸우지 않고는 나중이란 없습니다. 정치꾼들이 특정 의제를 중심으로 한가하게 표계산이나 하고 있는 동안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지금 당장의 생존의 문제니까요.
2017.02.21 16:54
맙소사 ㅠㅠㅠㅠ underground님 이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정말 저랑 무언가 사고방식이 비슷하신 것 같으세요 ㅠㅠㅠ
정의당 당원이지만 민주당 후보 중 안희정을 밀고 있고 옛날부터 안희정을 지켜온 한 사람으로서 제목부터 보고 성급하게(??) 댓글 달아봅니다.
2017.02.21 17:02
게다가 심지어는 내용 보고서도 정확하게 제 생각과 맞아떨어지시네요....
하지만 다른 댓글 달아주신 분들, 특히 soboo님 같은 분들 걱정이나 예측도 제 안에 동시에 있어서 요즘 심경이 복잡합니다 ㅠ
2017.02.21 19:33
2017.02.21 23:49
며칠 전에 안희정 후보의 인터뷰 영상, 공약 같은 걸 좀 검색해 보다가 인터뷰를 하나 찾아서 재밌게 읽었어요. http://www.huffingtonpost.kr/2017/02/03/story_n_14567640.html 각 사안에 대한 안희정 후보의 태도를 알아보는 데에는 꽤 유용할 것 같습니다. 이 분이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분은 민주주의를 하겠답니다. ^^ (이 지점에서 뒷목 잡고 쓰러지는 분들 꽤 계실 것 같은데... ^^) 뭐 저는 계속해서 독단적인 대통령들을 봐서 그런가.. 민주주의에 대한 거의 신앙에 가까운 이 분의 태도가 맘에 듭니다. (참고로 위 인터뷰에는 '민주주의'라는 말이 총 31번 나옵니다.) 각 분야에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현할 것인가가 안희정 후보의 최대 관심사인가 봅니다.
안희정 후보의 화법은.... 뭐 사실 제 취향은 아니긴 한데... 또 듣다 보면 이 분은 자기 생각을 간단명료하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뭘 숨기거나 눈치를 보는 것도 없다고 할까... 부드럽게 말하면서도 하고 싶은 말은 술술 다 하는 것 같아서 재밌더군요. 이 분은 주위 사람들과 많이 얘기하는 사람일 것 같아요. 한 번 얘기를 하라고 하면 밤새도록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 적어도 권위적이고 독단적이고 불통인 대통령은 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던데... 뭐 좀 더 지켜봐야겠죠.
2017.02.22 00:46
2017.02.22 15:20
오늘 동영상 하나 찾았는데 저는 이 분의 생각이 마음에 드니 올려봅니다. ^^
(안희정 후보의 장점과 단점이 다 드러나는 인터뷰인 듯 ^^)
김어준의 파파이스 - 안희정 편
안희정 후보가 출마 선언 자리에서 지지자들에게 즉문즉답한 영상인가 봅니다.
다섯 시간 동안 질문 받고 대답하다니 체력 끝내주세요. ^^
오늘 뉴스룸 안희정인터뷰 보면서 혼자 빵 터졌네요.
골 때리는 유생 보는 느낌?
괜찮은데 이상한. (or 이상한데 괜찮은.)
전 예전에는 안희정이 젊을 때부터 너무 차곡차곡 대통령을 향해 준비하는 인상을 줘서 호감이 안 갔었는데
이젠 이런 대통령 갖는거 흥미롭겠다 하는 생각까지 이르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