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4 20:30
저는 일단 감동에 절어서 타자가 잘 안쳐지는 덕후입니다.
스타워즈 8. 최고였습니다.
시리즈 특유의 아우라와 누적된 부담감이 이번 8편에서 극에 달했을 텐데,
이번 각본과 감독은 영리한 방식으로 올드팬들의 허를 찌르면서
이 초거대 프랜차이즈를 색다른 방식으로 계승-발전시킵니다.
일단 촬영부터 해서 전개방식이나 인물군상이나, 지금까지의 스타워즈와 결을 좀 달리하는데요,
스포가 되니 여기까지만 말하자면
네, <로그원> 이 뿌린 씨앗이 4,5,6의 시대를 지나서
비로소 피워낸 꽃의 향기가 납니다.
(아주 살짝 스포가 되겠지만, 로그원에 바치는 헌사가 한토막 있기도)
누구 부모가 누구네 누구가 마지막 제다이네 아니네
올드팬들이 소모적인 키배를 뜨는 동안 ,
이건 어때? 하며 툭 던져주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나 그게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마지막 씬도 그렇고요.
좀 뜬금없는 비유지만,
저는 마치 <우리들>에서 '다들 싸우기만 하면, 우린 언제 놀아?'
대사같은 허를 찌르는 통찰이 엿보였습니다.
이 모든 상찬이 라이언 존슨만의 공은 아니겠습니다만,
저는 스타워즈 시리즈 최고작의 반열에 능히 오를 만한 영화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유치하지만 제 스타워즈 순위,
5=3=로그원=8>4>6>2>1
PS. 그리고 애니메이션 <클론워즈>시리즈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번 8의 전체적 분위기가 묘하게 클론워즈 중의 잘 만든 에피소드 느낌이 납니다.
그만큼 기존 스타워즈 영화들과 결이 다르단 얘기겠죠.
2017.12.14 20:35
2017.12.14 20:39
아뇨 흥분에 쩔어서 빼먹은 겁니다..ㅋㅋ 다시 쓰자면, 5=3=8=로그원=클론워즈 신애니판>4>레벨즈>클론워즈 구애니판>6>7>2>1 정도겠네요. 7은 그냥 4의 리메이크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12.14 20:43
깨어난 포스를 본 사람들이 말했던 ‘이런 것도 좋긴 한데 기왕이면 새 스타워즈는 시대에 맞춰 이러저러했으면 좋겠다’가 거의 다 그대로 이루어져서 좀 놀랐어요 ㅎ
아, 그리고 중간 부분의 중요 문제-해결은 시리즈물의 한 에피소드같은 느낌이었는데 클론워즈 풍이라니 이해가 되네요.
실제로 몇몇 설정은 기존 영화 시리즈만이 아니라 스타워즈 게임, 애니 등 다양한 부분에서 빌려온게 눈에 띄는데 감독이 참 전방향 스타워즈 팬인듯 해요 ㅋ
2017.12.14 20:48
네 아무래도 스타워즈가 6 종결 이후 게임류로 팬덤이 부활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리고 기존 소설 팬덤을 배제한 클론워즈로 욕도 많이 먹었지만 저는 클론워즈에 흥미롭고 굉장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에피소드가 많았거든요. 이번에는 카메라 워크나 전투씬부터 해서 상당히 팬의 눈으로 재해석한 장면이 많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팬들의 한풀이랄까요. 말씀하신 부분에서 (사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이번 스타워즈가 더더욱 급진적인 정치적 성향을 보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물론 급진이란 것도.. 지금 시대에서의 급진이겠지만요.
2017.12.14 21:40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죠. 첫 에피소드로부터 정말 많은 시간이 지났다는 걸 새삼스럽게 실감했습니다.
2017.12.15 00:30
글쓴이의 심정에 동감이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별로였어요
스타워즈오리지날 시리즈의 아우라는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때문이죠
저번 7편에서도 솔직하게 좀 무덤덤했지만 이번 작품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이 영화속에서 분명히 설득가능하고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는 캐릭터들일지 몰라도
스타워즈 세계의 아우라가 무너지면 사실 이들은 어떤 감동을 주지 못 합니다
그래서 다음 9편은 안 보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외전들이나 챙겨보는 걸로 디즈니의 장삿속에 놀아주는 걸로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아무리 머리좋은 애들이 빡세게 만들어도
돈 벌자고 만든 영화는 결국 공허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순위에 [깨어난 포스]가 빠졌어요! ("4,5,6의 시대를 지나서"라고 쓰신 것도 그렇고, 혹시 어떤 이유에서 언급하기도 싫은 작품 취급하시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