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4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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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폰트부터 굉장히 빈티가 나는 포스터 이미지지만 정말로 그만큼 가난한 영화라서 어울리고 괜찮습니다?)



 - 미쿡 영화에 참으로 자주 나오는 그 배경, 주유소 겸 편의점입니다. 바닥을 천천히 훑으며 보여주는데 사방에 지폐가 날리고 쌓여 있고 뭐가 막 자빠지고 깨진 가운데... 흥건한 피가 보입니다!!!!

 장면이 바뀌면 1주일 전. 새천년이 온다는 흥분과 기대, 그리고 Y2K(ㅋㅋㅋ)의 공포에 뒤섞여 정신 없던 1999년 12월 말이네요. 주유수 알바 오스틴이란 녀석이 절친 스워스키란 녀석에게 자기가 생각해 낸 완전 범죄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있어요. 자기 일하는 편의점 냉장고 뒷편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그 구멍이 바로 옆에 있는 ATM의 현금 금고로 통하니 손을 넣어서 뽑기만 하면 된다는 거죠. 말이 되나 싶지만 암튼 그러합니다. 

 하지만 당연히 편의점엔 cctv란 게 있게 마련이고. 그래서 카메라의 눈을 속여 이 짓을 수십 번 반복해야 한다는 난제를 두고 둘이 바보 같은 브레인 스토밍을 거쳐 결국 계획을 완성. 12월 31일 밤에 작전을 개시하는데... 당연히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이 팡팡 터지며 이들을 난감하게 만들 것이고, 그 중엔 미리 보여준 피바닥 돈다발 난리가 포함되겠죠. 하지만 그래서 결말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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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이 나왔으니, 누군가는 방아쇠를 당겨 줘야겠죠. 중요한 건 누가, 왜, 어떻게 쏘고 그것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 이게 분명히 미국에선 따로 부르는 별명스런 하위 장르명이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시골 청년 고향 탈출기'에 속하는 이야깁니다. 주인공 오스틴은 시골 마을에 살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곤 그냥 동네 편의점에 취업해서 그다지 꿈도 미래도 없는 삶을 사는 청년이구요. 최근에 생긴 섹시한 여자 친구가 뉴욕대에 장학생으로 붙어서 떠나간다고 하니 자기도 따라 가고 싶어서 이런 일을 벌이게 됩니다. 그리고 하필 오스틴 직장 근처에서 또래 친구들이 파티를 벌이는 바람에 계속해서 오스틴 또래의 젊은이들이 이 곳을 찾구요. 그래서 이 젊은이들은 오스틴의 도둑질 계획에 있어 장애물이 됨과 동시에 다양한 스펙트럼의 '희망 없는 시골 청년'들을 보여주는 역할도 해요. 


 그래서... 결론은 하이스트물이라기 보단 시골 청년들 나오는 청춘물, 내지는 청춘 성장물에 더 크게 방점이 찍힌 이야기라는 겁니다. 아슬아슬 짜릿한 하이스트물이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물 같은 걸 기대하심 실망하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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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에서 실제로 이렇게 누우려면 적어도 마지막 한 명은 머리 위치 맞추느라 번거롭고 귀찮아서 관둘 것 같은데 말이죠. ㅋㅋㅋ)



 - 그러한 시골 갑갑 청년들 드라마로 평가한다면 이 영화는... 썩 괜찮습니다. 아주 훌륭하다고 하지 않는 이유는 캐릭터들이 워낙 다 전형적이기 때문이구요. 그래도 평면성은 벗어나기 위해 캐릭터들에 차별화 요소들을 꼼꼼히 집어 넣어 놓긴 했는데... 사실 그마저도 좀 전형적이에요. 그래서 이미 수십 번 들은 이야기를 또 듣는 기분이라는 점에서 점수를 크게 주진 못하겠습니다만.


 그렇게 전형적인 캐릭터들만 잔뜩 넣어둔 것 치고는, 그리고 짧은 런닝 타임에 도둑질과 각종 위기 상황을 계속 넣어가며 전개되는 이야기 치고는 막판에 의외로 꽤 감정 이입이 됩니다. 짠하고 장하고 보듬보듬해주고 싶어지는 기분이 조금은 들어요. 각본을 잘 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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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브랫팩' 느낌으로 찍은 홍보 이미지도 정겹고 좋습니다만. 이 분들은 이 후에도 딱히 유명해지진 못하셨... 일단 아직은요.)



 - 계속 말하지만 하이스트물로서, 그쪽만 뚝 떼어 놓고 평가하자면 많이 모자랍니다. 일단 중심이 되어야 할 도둑질 계획부터가 너무 어설프고 단순하잖아요. 그냥 냉장고 속으로 팔을 힘껏 넣어서 돈을 줍줍하기만 하면 되는 게 무슨... ㅋㅋㅋㅋ 거기에 방해가 되는 것도 평소보다 많이 오는 손님들일 뿐이구요. 


 하지만 이게 앞서 말한 청춘 드라마에 재미를 더해주는 정도의 요소이다... 라고 생각하면 또 나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 '각본 잘 썼네' 싶은 부분인데요. 그러니까 주인공이 맘 놓고 도둑질 못하게 자꾸만 친구들이 찾아오는 이유가 계속해서 주인공의 탈 고향 계획과 연결이 되거든요. 어린 시절 절친이었고 아직도 주인공과의 관계에 큰 의미를 두는 성격 파탄 친구에게 탈 고향 계획을 숨기려는 걸로 긴장감을 유발하고, 나중엔 계획을 들켜서 일어나는 갈등으로 긴장감을 유발하고, 그게 결국 클라이막스의 파국까지 불러오는 식인데요. 


 당연히 이 친구는 주인공이 한창 도둑질에 열중하려 할 때마다 찾아와 도둑질을 방해하고 위기 상황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결국 주인공의 도둑질 스릴러와 고향 탈출 드라마는 하나로 뭉쳐서 동시 진행이 돼요. 그러니 이야기가 뭔가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듯한 기분이 드는 거죠. 만약 이 도둑질 설정 없이 이야기했다면 하품 나왔을 흔한 이야기에 개성과 재미가 부여되기도 하구요. 글 제목에 적은대로 참으로 알뜰하게 잘 쓴 각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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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로 이런 콜라가 있었을까? 하고 검색해봤지만 뭐 나오는 건 없네요. 저 무성의해 보이는 라벨도 그렇고 영화의 창작품인 듯.)



 - 배경이 왜 하필 1999년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는데요.

 일단 실용적인 이유가, cctv 때문이었어요. 주인공이 카메라를 속이기 위해 생각해낸 도둑질 플랜이라는 게 21세기의 평범 무난한 cctv 앞에서라면 절대 안 먹힐 방법이거든요. ㅋㅋㅋ 하지만 1999년의 시골 마을 싸구려 cctv에선 사정이 달라서 충분히 먹히는 거죠.

 그리고 도입부에서 뉴스와 주인공들 대화로 계속 언급되는 Y2K 말이죠. 이제 곧 지구가 멸망할 거야! 라는 사람들의 그 불안감과 꿈도 미래도 없는 고향에서 이대로 주저 앉을까봐 두려워하는 주인공의 감정이 꽤 적절하게 잘 어울립니다.

 덧붙여서 '곧 21세기!!!' 라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흥분과 기대 역시 뉴욕에서의 새 삶을 꿈꾸는 주인공의 심정과 잘 맞구요. 여러가지로 효율적으로 잘 써먹은 설정이었네요. 게다가 어차피 이야기의 배경은 편의점 내부로 한정이 되니 시대 고증에 돈이 많이 들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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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질도 이렇지만 거의 초당 1프레임에 근접하는 뚝뚝 끊기는 화면 덕에 주인공의 도둑질 계획이 가능해지니 나름 섬세한 배경 설정이겠네요.)



 - 뭐 더 길게 적을 건 없겠네요.

 이런 류의 궁상 청춘물들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기대치를 적당히 낮추고 재밌게 보실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대략 수작인 건 맞구요.

 하지만 '냉장고로 손 뻗어 돈 줍기'라는 영화 속 도둑질 아이디어만큼이나 야심 없고 소박한, 아주 작은 이야기에요.

 게다가 가만 생각해 보면 참으로 '로컬'인 소재 아닙니까. 한국인들 입장에선 미쿡 청년들의 이런 시골 탈출 이야기에 그렇게 격하게 이입을 하기도 힘들죠. 대도시와 시골의 격차야 비슷하다 치더라도 전체 인구의 1/5이 서울에 살고, 또 1/5 이상이 서울에서 30분~1시간 거리에 살고, 나머지 절반 정도도 기차 타고 세 시간 컷으로 서울에 다녀올 수 있는 나라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좁아 터진 땅덩이에 경배를!

 암튼 재밌게 봤어요. 하지만 추천은 그냥 원래 이런 장르 좋아하는 분들에게만 소심하게, 아주 살짝만 해 보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만들었지만 취향과 별개로 막 추천할만큼 훌륭하거나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었다는 거. 그러합니다.




 + 아. 그래서 제목 '터보 콜라'는 무슨 의미냐면요. 돈을 꺼내기 위해 냉장고를 지나치게 자주 열어야 하는 상황을 합리화하는 주인공들의 아이디어입니다. 극중에서 신상품으로 적극 홍보하느라 병뚜껑 이벤트가 진행중인 음료가 나오는데 이게 '터보 콜라'에요. 그래서 주인공은 돈 꺼낼 위치에다가 터보 콜라를 채워 넣고, 요 이벤트에 응모하려는 손님으로 가장한 주인공 친구(이자 공범)가 계속 와서 터보 콜라를 사갑니다. 그래서 음료수를 다시 채워넣는 척 하며 돈을 꺼내는 것...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주인공의 도둑질에 가장 큰 장애물은 어린 시절부터 절친이었으나 최근에 좀 소원해진 동네 친구 '지미'입니다. 근데 이 놈이 갑자기 '동네 고등학교 옆에 방을 구했으니 나랑 같이 살며 고딩들에게 약을 팔자!'는 황당한 계획을 들이밀며 주인공에게 막 들이대거든요. 그리고 주인공이 바로 전날 벼락 같이 눈이 맞아서 섹스를 하고 애인 사이가 된, 그래서 주인공에게 도둑질의 계기를 만들어 준 메리 제인이 이 놈의 여동생이에요. 그래서 주인공은 자신의 고향 탈출 플랜도 숨겨야 하고, 메리 제인과의 관계도 숨겨야 하고, 그러면서 또 어떻게든 이 놈을 진정 시켜서 편의점에 그만 찾아오게 해야 하고... 이러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대충 생략하구요. 결국 마지막에 주인공은 지미에게 이 모든 게 다 들통나 버립니다. 근데 지미는 방금 전에 파티장에서 코카인까지 잔뜩 하고 와서 막 나가는 상태였단 말이죠. 그래서 권총을 꺼내들고 주인공을 위협하는데, 어찌저찌 하다가 역시 이 날 따라 편의점을 죽어라 드나들던 왕재수 밥맛 과거의 쿼터백 에릭에게 총이 발사됩니다. 피 흘리며 쓰러지는 에릭을 보고 지미는 바로 멘탈이 나가서 벌벌 떨구요. 또 에릭이 쓰러지는 와중에 주인공이 ATM에서 빼낸 돈을 숨겨놓던 박스가 넘어지면서 편의점 바닥은 피와 돈다발 천지가 되죠. 도입부에서 보여줬던 그 풍경입니다. 결국 주인공의 한탕 계획은 친구들 앞에서 다 까발려진 것이고 이제 높은 확률로 감옥행. 지미는 마약 하고 총으로 사람을 쐈으니 100% 감옥행. 현장에 함께 있던 나머지 멤버들도 매우 곤란. (대부분 아직 졸업을 안 한 고딩들이거든요)


 그래서 완전히 넋이 나간 주인공이 모든 걸 포기하려는 순간... 영화 내내 자신의 영화로웠던 과거를 들먹이며 재수 없게 굴던 쿼터백 에릭이 버럭!!! 하고 소리를 지르며 상황을 지휘하기 시작합니다. 야 지미! 넌 날 쏘지 않았어. 알겠어!? 다들 잘 들으라고. 오늘 밤 이 곳엔 권총 강도가 든 거야. 그래서 우릴 위협하는데 마을의 영웅인 나님께서 그걸 제압한 거고, 그러다 강도에게 총을 맞은 거지. 강도는 그 후에 도망쳤고. 지미는 그 후에 권총을 집어 든 거야. 알겠어??? 그리고 망할 저 돈뭉치는 뭔지 모르겠지만 오스틴 니가 어떻게든 다 처리해버려!!! 알겠어!!? 그리고 이 상황이 찍힌 cctv는 지워버리고 적당히 핑계 대. 알겠냐고!!!!?


 그리하여 주인공들은 갑작스런 구세주 에릭의 지시대로 상황을 정리합니다. 몇 명은 에릭을 차에 태워 병원으로 가고, 지미는 자신의 찌질함에 절망해서 그냥 뛰쳐 나가 버리구요. 오스틴 & 공범 스워스키, 그리고 여자 친구 메리 제인만 편의점에 남아 피를 닦고 바닥에 떨어진 상품들을 정리하고 흩뿌려진 지폐들을 줍줍하는데... 일단 스워스키가 웃으며 이야기합니다. 야 난 근데 니가 진짜로 할 줄은 몰랐다. 난 그냥 마지막 추억 삼아 니 장난에 장단 맞춰주려 한 건데... 나 입대 신청해서 됐어. 곧 군대 간다. 너 이 녀석 정신차리고 굳세게 잘 살그라. 그 후엔 메리 제인이 이야기해요. 야 이놈아, 너 이렇게 훔친 돈 갖고 나랑 뉴욕에서 살겠다는 거였니. 범죄자가 되어서 훔친 돈으로 나에게 잘 해준다는 것도 말도 안 되고. 게다가 이거 다 해봐야 얼마나 되는데? 이건 그렇게 큰 돈이 아니야. 이럴 필요는 없었어...


 그래도 이제 좀 정신을 차린 주인공은 스워스키와 메리 제인과 아주 원만하고 훈훈한 대화를 나눠요. 스워스키의 앞날도 응원해주고. 메리 제인과는 '어쨌든 나도 이 마을을 떠나 뉴욕으로 가겠어. 거기에도 편의점은 있겠지!' 같은 식으로 미래까지 관계를 이어갈 뉘앙스를 남기네요.


 그러고 2000년이 된 새벽.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바닥에 떨어져 있던 터보 콜라 하나를 집어간 주인공은 한참을 걷다가 뚜껑을 열고 콜라를 벌컥벌컥 들이킵니다. 그러고 후련한 듯이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 콜라 회사 이벤트를 떠올리고 '혹시' 혹은 '제발' 같은 표정으로 뚜껑을 들여다 봅니다. 그리고 놀람인지 체념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표정으로 하늘을 다시 올려다보는 순간 툭. 하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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