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1년작이니 43년 묵었군요. 런닝타임은 1시간 48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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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의 존 트라볼타, '카인의 두 얼굴'의 존 리츠고, 사모님 낸시 앨런... 에다가 피노 도나지오까지!)



 - 흔한 여대생 기숙사를 노리는 흔한 연쇄 살인마의 시선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저기 들여다 보고, 기숙사 안은 당연히 그 시절 무드로 방탕 문란 뭐 그런 분위기겠죠. 그러다 살인마가 그 중 한 방으로 슥 들어가서는 혼자 샤워하는 여성을 칼로... 그리고 당연히 이어지는 비명소리!!!!

 ...에서 감독님이 막 짜증을 냅니다. 아니 쟤는 대체 왜 이토록 비명을 못 지르는 건데? 그러면서 옆에 앉아 있는 친구 겸 음향 담당에게 투덜거리며 부탁을 하죠. 아니 제발 좀 근사한 비명 소리 좀 어디서 구해다 줄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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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상황이었던 거죠.)


 그렇습니다. 여대생 기숙사 살인마는 영화 속 영화 장면이었고 이렇게 주인공이 소개가 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의 존 트라볼타님께서 심야에 장비를 들고 출동해서 영화에 쓸만한 다양한 소리들을 채집하시는데... 저 멀리서 달려오던 차가 갑자기 팡! 소리와 함께 가드 레일을 들이받고 낭떠러지에서 추락을 해요. 정의롭게 달려가서 물에 뛰어들어 차에 타고 있던 여성을 구합니다만 함께 타고 있던 남성은 이미 죽은 상태였고. 이렇게 멋지게 착한 일 한 걸로 뿌듯해 하며 자기가 구한 여성에게 작업을 걸어 보려는 주인공입니다만 당연히 이건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었고. 사람들이 죽어 나가기 시작하구요. 근데 괴상할 정도로 사명감이 넘치는 우리의 주인공은 이 사건을 스스로 풀어 보려고 노력을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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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 어떻... 죄, 죄송합니다;;)



 - 원래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욕망'을 보고서 바로 이어서 볼 생각이었던 영화였는데... 까먹었지요. 그리고 까먹었단 걸 이제사 떠올리고 뒤늦게 봤습니다. ㅋㅋㅋ 이 두 영화가 좀 닮은 구석이 있잖아요. 원제가 각각 Blow up 과 Blow out 이고. 둘 다 영화 만들기 비스무리한 방식으로 미스테리를 풀어 나가는 이야기구요. 당연히 드 팔마 아저씨가 일부러 설정을 비슷하게 가져다 썼겠거니... 하면서 봤습니다만. 당연히 두 영화의 성격은 전혀 달라서 전자는 고독한 예술혼이 불타는 예술 영화인 반면에 후자는 매우 익숙한 장르물입니다. 뭐 저야 사실 후자를 더 좋아하니 즐겁게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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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비명 소리를 위해 여러모로 노력을 해 보지만 그게 잘 안 되는 개그 장면이 영화 마지막에 가서는...)



 - 그래서 '욕망'과 다르게 이 영화의 주인공 직업, 그러니까 음향 기술자라는 설정은 사건을 파헤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경찰이 '응 이거 그냥 불행한 펑크 사고에요' 라며 덮으려는 사건이 계획된 범죄이자 살인이라고 의심할 단서를 제공하구요. 나중에 어찌저찌해서 이 음향과 합체를 시킬 영상 푸티지까지 손에 넣고 나서는 정말로 영화 비스무리한 걸 완성해서 완벽하게 증명을 하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주인공이 열심히 음향 작업을 하고, 그걸 또 영상과 싱크로를 맞춰가며 결합을 시키고... 이러는 모습을 꽤 자세하게 보여줘서 독특한 재미를 줍니다. 


 ...근데 역시나 좀 웃음이 나왔던 것이. 결국 이게 '욕망'을 보고 많은 관객들이 아쉬워했던 부분 아니겠습니까. 열심히 사진 이어 붙이며 집착하던 주인공이 그걸로 뭐라도 할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갑자기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려서 아쉬웠던. ㅋㅋㅋㅋ 그런 관객들을 위한 대리 만족 영화 아닌가 싶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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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드 팔마스런 연출이구요. 또 영화 비슷한 게 아니라 그냥 영화 만들기 자체를 이야기의 중심 소재로 써먹는 부분에서 재미도 있구요.)



 - 바로 1년 전에 '드레스드 투 킬'을 만들었던 사람의 작품답게 영화가 참 컬러풀하고 자극적이면서 다분히 막장스러운 재미가 있습니다.

 대선 후보급 정치인이 정적에 의해 암살 되었다! 라는 거대한 사건을 불행한 사고로 덮어 버리려는 음모와 그 음모에 맞서는 고독한 일개 영화 음향 기술자... 의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요. 보다 보면 주인공의 드라마틱한 과거가 막 튀어 나오고. 또 난데 없고 뜬금 없는 싸이코 변태 연쇄 살인마가 나타나질 않나... 또 사건의 이면을 캐면 캘 수록 추잡하고 지저분한 이야기들이 드러나는 가운데 막판엔 꽤 스케일 큰 군중 씬과 더불어 화려한 카체이스 씬도 나오고. 거기에다가 애절한 로맨스까지!! ㅋㅋㅋ 그냥 되게 재밌어 보이는 떡밥들을 이것저것 마구 집어 넣어서 섞어 버린 비빔밥스런 영화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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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트라도 잔뜩 써서 스케일 크게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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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액션 씬도 나오고!!!)



 - 근데 뭐 드 팔마 할배가 한참 폼이 좋았던 시절 작품 아니겠습니까. 재밌습니다. 그냥 별 생각 없이 봐도 재밌고 '이번엔 또 뭘 갖다 쓰시나요' 라고 생각하며 봐도 재밌구요. 쉴 틈 없이 계속 사건이 벌어지고 반전이 일어나고 새로운 비밀이 드러나고... 이런 식으로 달리는 이야라서 심심할 틈도 없고. 또 간간히 드 팔마 영감님께서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장면들을 선보여주니 눈도 즐겁고. 당시 기준 '드 팔마 사단'이라고 불러 줄만한 리즈 시절의 존 트라볼타와 감독 사모님의 비주얼도 보기 좋고 존 리츠고의 싸이코 연기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클라이막스 즈음의 의외로 스케일 크게 터지는 액션씬들도 언젠간 '미션 임파서블' 영화를 찍을 감독님의 솜씨가 미리 펼쳐지는 느낌이라 즐거웠습니다.


 딱 하나 제게 단점이었던 부분이라면 결말인데... 아니 굳이 이런 식으로 맺었어야 했나? 싶지만 그것도 어찌보면 그 시절다운 결말이기도 하구요. 또 어쨌거나 임팩트는 있어서 기억에 남을 법한 마무리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다 보고 나서 사람들 글 같은 걸 찾아 읽어 보니 이 엔딩 때문에 명작으로 기억한다... 뭐 이런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그냥 제 취향이 잘못한 걸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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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해서 수고해주시는 낸시 앨런 배우님. 멕 라이언 같은 스타일을 하고 나오시는데 영화 속에서 살해 당한 아저씨 이름이 맥라이언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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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리츠고 아저씨는 드 팔마 영화에선 늘 변태네요. ㅋㅋㅋ)



 - 뭐 길게 말할 건 없겠구요. 그냥 그 시절 드 팔마의 취향과 인맥(...), 그리고 참으로 가볍고 팔랑팔랑해 보이는 이야기를 솜씨 좋게 빚어내는 능력이 돋보이는 재미난 장르물이었습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반응했을지가 궁금한데, 뭐 어차피 본인이랑 아주 다른 길 가는 감독이 만든 영화이고, 나름 오마주를 바치는 영화이기도 한데 화를 낼 것까진 없었겠죠. ㅋㅋ

 잘 봤습니다. 잘 나가던 시절의 변태 드 팔마 아저씨 스타일 좋아하는데 이걸 아직 안 보셨다면 그냥 부담 없이 골라서 보실만 합니다. 시간이 아깝진 않을 거에요. 어쨌든 재밌으니까요! ㅋㅋㅋ 




 + 내용 특성상 살짝 '파벨만스' 생각도 났습니다. 이놈의 몹쓸 영화라는 물건... ㅋㅋㅋㅋ



 ++ 이 영화의 결말이 맘에 안 드는 건 감성적인 부분도 있지만 나름 이성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스포일러라서 설명은 못하지만 대략 말이 안 돼요. 어떻게 그게...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경찰은 이게 단순 펑크 사고라고 생각하고 서둘러 종결지으려 하구요. 죽은 정치인의 측근이었다는 사람은 병원에 나타나서 '그 사람이 젊은 여자와 동승했다는 사실을 유족들이 알아서 좋을 게 뭐 있겠니' 라면서 아예 일을 은폐해 버리려고 하구요. 하지만 마침 사운드 녹음 중이었던 관계로 우연히 녹음해 버린 테잎을 듣고 타이어 펑크 직전에 들리는 소리가 총소리라고 확신한 주인공은 자신이 이 일을 파헤쳐 보겠다고 결심하고 이 도시를 떠나려던 낸시 알렌을 설득해 눌러 앉히고선 더 큰 증거를 찾아 헤매는데요. 그 와중에 이 사건의 배후인 정치인 아저씨는 서둘러 손을 떼고 덮으려는데... 고용된 킬러 아저씨가 그걸 거부합니다. 완벽하게 해내려면 아직 조금 더 할 일이 남았다는데... 말은 됩니다. 주인공의 녹음 & 갑자기 나타난 현장 목격자의 촬영 테이프를 손에 넣어서 없애버려야 완전 범죄가 되니까요.


 근데 알고 보니 우리의 낸시 알렌씨는 본인의 소개와는 다르게 메이크 업 전문가가 아닌, 그런 꿈을 가진 성매매 여성이었구요. 뒷골목의 아주 불량한 아저씨와 손을 잡고 잃을 게 많은 아저씨들을 유혹한 후 돈을 뜯어내는 꽃뱀(...)이었구요. 그 죽은 정치인 아저씨도 그렇게 협박해서 돈이나 뜯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배후 아저씨가 접근해서 협력을 요구했던 거죠. 그리고 그 배후 아저씨의 원래 목적은 죽이는 게 아니라 사고만 내서 경찰을 출동시킨 후 '저것 좀 보래요~ 멀쩡히 가족 있고 도덕적인 척 하는 놈이 성매매나 하고 다닌대요~~' 라고 망신을 시켜서 선거에서 자신이 이기는 거였습니다. 본의 아니게 사고가 크게 나면서 사람이 죽어버렸던 것.


 어쨌든 우리의 킬러 아저씨는 녹음 테잎과 영상 테잎을 노리고 주인공 주변을 맴도는데... 그 와중에 주인공은 낸시 알렌의 도움을 받아 영상 촬영 테이프를 손에 넣구요. 그걸 자신의 사운드과 결합해서 이게 계획된 범죄임을 증명할 증거물을 완성합니다. 그러고는 유명 언론인에게 이 테이프를 넘기려고 하지만 도청을 통해 이 사실을 파악한 킬러 아저씨에게 속아서 낸시 앨런을 위험에 빠지게 만들어 버리죠.


 하지만 주인공의 전 직업이란 게 부패 경찰들을 잡아 내기 위한 특별 팀에서 도청, 녹취를 하는 일이었던 고로 그 경력을 살려 낸시 앨런의 몸에 도청 장치를 해놓았거든요. 그래서 마이크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힌트 삼아 죽어라고 추격전을 벌이는데... 자기가 만난 것이 살인범이란 걸 몰랐던 불쌍한 여주인공님은 그렇게 살인마를 졸졸 따라가서는 커다란 축제가 벌어지고 불꽃놀이가 팡팡 터지는 건물 옥상에서 살해 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필사의 추적' 끝에 가까스로 여자의 위치를 파악한 주인공이 우다다다 절규하며 달려가구요. 여자를 바닥에 눕히고 꼬챙이를 휘두르는 존 리츠고의 손목을 붙잡고 그래도 존 리츠고의 배를 찔러서 범인을 무찌르는 데 성공한 주인공이 황급히 낸시 앨런을 보니... 아. 아슬아슬하게 한 발 늦었습니다. 이미 목을 베여서 숨이 끊어졌어요. 그동안 생겨난 사랑의 감정 때문에, 그리고 예전에도 겪었던 비슷한 실패 때문에 황망한 마음으로 여자를 부둥켜 안고 절규하는 트라볼타씨.


 장면이 바뀌면 시간이 좀 흘렀어요. 정치인 살해 사건은 결국 그냥 사고로 넘어간 모양이고. 낸시 앨런의 죽음은 그저 여성을 노리는 연쇄 살인마의 범행인 걸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니 대체 어떻게? 왜?? 라는 의구심이 생기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고생을 하고선 결국 진실을 안 밝혔다고??)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은 여자가 죽던 날의 마지막 음성을 들으며 궁상을 떨다가... 도입부에 나왔던 영화 편집 현장으로 돌아가는데. 우리 사장님께서 '어이구 정말 완벽한 비명 소리를 구했네' 라며 좋아하고 있네요. 여자가 살인마에게 살해 당하기 직전의 비명을 잘라다가 영화에 넣어 버린 겁니다(...) 이런 변태스런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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