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52분. 스포일러는... 음... 이거 어차피 아무도 안 보실 거잖아요? 그냥 막 적을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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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님들 패션 센스도, 우측 하단의 폰트도 참말로 그 시절답고 정겹고 좋습니다만...)



 - 부패 경찰 아저씨가 조폭들이랑 불법 도박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 판돈이 딸리니 승부욕에 불 탄 이 아저씨가 덜컥 자기 권총을 겁니다. 그러자 조폭 하나도 자기가 윗 보스님에게 맡았다는 권총을 걸어요. 그러고 둘 다 집니다만... 

 장면이 바뀌면 서울 사는 두 젊은이, 이요원과 김민선(그냥 당시 이름 기준으로 적겠습니다)이 사는 모습을 잠시 '통통 튀는 신세대 감각'으로 보여줍니다. 각자 약간의 디테일들이 있지만 딱히 중요할 건 없고, 암튼 이 둘이 절친이라서 함께 여행을 가기로 하는데요. 문제는 김민선에게 차를 빌려 주기로 한 선배 오빠 놈이네요. 대체 뭐하는 놈인지 모르겠는데 김민선에게 잘 보이겠답시고 모텔에 조폭이 주차해 놓은 고급차를 훔쳐서 빌려줘요(...) 그리고 그 차 안엔 당연히 앞서 나왔던 두 정의 권총과 다량의 실탄이 실려 있었고. 여행 길에 만난 악당들에게 자기 방어 차원에서 이 권총을 사용해 버리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졸지에 권총 든 강도 신세가 되어 지명 수배가 된 우리 주인공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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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22년된 영화인데 주연 배우 넷이 모두 현역으로 활동 중이네요. 나름 드문 케이스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 한국 영화 르네상스... 로 불리는 그 시기 전부터 활동하던, 잘 나갔던 감독 신승수의 마지막 연출작입니다. 이게 폭망하고 영화판을 떠나셨나봐요.

 지금에야 아무 데서도 언급되지 않는 잊혀진 감독이 되었지만 그 시절엔 꽤 존재감이 있는 분이었죠. 데뷔작 '장사의 꿈'은 그 시절 유행했던 에로물의 탈을 쓴 사회물 같은 거였는데 '그 시절 기준'으로 의외로 잘 만든 영화였어요. 21세기 기준으로 바라 보면 부족한 게 많지만 그래도 당시 한국 영화판에서 이 정도면! 정도는 되는 작품이었구요. 이후에 만든 '달빛 사냥꾼'이나 '수탉'도 평가는 꽤 좋았던 걸로 기억하고요. 이후에 내놓은 '아랫층 여자와 윗층 남자', '가슴 달린 남자' 같은 영화들도 각자 나름대로 존재감이 있었고 '할렐루야' 같은 영화는 대박이 나기도 했죠. 불행히도 그게 마지막이었고 이후로는 쭉 부진하다가 이 영화로 결국 떠나셨습니다만.


 가만히 보면 일관성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상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게 살짝 빠른 분이었구요. 뭔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오락물 만드는 걸 좋아하셨던 분이라는 거죠. 구체적인 레퍼런스(...)를 갖다 쓰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는 있었지만 암튼 나름 노력은 하셨고 당시 기준 능력도 있으셨던 분. 뭐 이런 느낌인데요. 이 영화도 신승수의 이런 경향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케이스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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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고 이것저것 검색하다 알게된 것. 이 영화 찍을 때 이요원 나이보다 현재 이요원 딸 나이가 한 살만 적습니다... ㅋ)



 -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델마와 루이즈'인 거겠죠. 그리고 지금은 까먹었는데 아마 '얼떨결에 손에 들어온 권총 때문에 일상 탈출!' 이라는 컨셉의 외국 영화도 뭔가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또 당시가 IMF 여파로 경제적으로 다들 힘들어하던 시기였기도 하고, 페미니즘 이슈가 여러 매체에서 인기 소재로 활용되고 있기도 했고... 거기에다가 조폭 코미디도 꽤 흥하던 시절이었죠. 여차저차 해서 이 모든 걸 "영차!" 하고 박박 다 긁어 모아 합체!!! 해 버린 영화 되겠습니다. 그리고...

 네. 그 모든 게 굉장히 조악하게 엉망진창으로 덕지덕지 붙어 있는 영화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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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영화에 별 이유도 없이 조폭도 자주 나오고, 형사 아저씨랑 조폭들이 시전하는 무의미한 조폭 개그도 많습니다만. 짤은 하나도 없네요.)



 - 굳이 뭘 따지고 분석할 것도 없이 그냥 못 만든 영홥니다.


 대표적으로 주인공들을 추적하는 부패 경찰 & 조폭 콤비가 말이죠. 영화가 끝나기 5분 전까지 주인공들과 아예 얽히지를 않아요. 근데 그 와중에 본인들만의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냥 '우리는 갸들을 쫓고 있어요' 라는 간판만 걸어 놓고 자꾸 튀어 나와서 썰렁한 그 시절 조폭 개그를 하면서 런닝 타임만 잡아 먹어요. 그 와중에 주인공 팀은 몸집을 불려 4인조가 되고, 각자가 나름대로 인생 힘들고 피곤한 사연들을 내세우는데 그 사연들 보여줘야 할 시간의 대부분을 이 아저씨들의 조폭 개그가 잡아 먹어서 주인공들의 드라마는 각자가 본인 대사로 한 번씩 발표(?)된 후엔 전혀 발전되지를 않습니다. 아니 여성주의 내세우는 델마와 루이즈 워너비 영화가 이러면 어떡합니까. ㅋㅋㅋ


 서울 사는 대학생, 시골 사는 다방 레지... 같은 식으로 캐릭터를 설정해 놓고 이런 사회적 배경으로 인한 갈등을 보여주겠다고 폼을 잡거든요. 그래서 나중 합류한 조은지와 이영진이 '인생 편한 저런 애들에겐 권총이 필요 없어! 진짜 필요한 우리가 저걸 가져야 해!' 라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요. 넷이 모여서 자려는데 갑자기 김민선이 엄마 보고 싶다고 엉엉 울고. 그러자 한 놈이 신나는 음악을 트니까 넷이 다 함께 '요즘 젊은이 댄스' 타임을 갖고. 그러고나니 어라? 모두가 우정으로 똘똘 뭉치고 서로를 이해하는 세상 절친이 되어 있습니다. 영화 끝날 때까지 다시 갈등 같은 건 없어요. 대체 이게 무슨...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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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태를 풍자해보겠다고 집어 넣은 상황인 건 알겠는데, 워낙 얄팍해서 풍자가 전혀 안 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초반엔 나름 진지해요. 개그씬이 좀 나오는 드라마 영화... 로 시작되는데 중반을 넘어서면 갑자기 '그냥 코미디' 영화가 됩니다. 그게 절정을 찍는 부분이 바로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그 장면인데요. 이들이 주유소를 털러 들어갔는데 거기 사장이 박영규인 거죠. 그리고 이 양반이 이요원을 보며 "야 너 전에 여기에서 알바 했던 애 아니냐??" 라고 묻고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요원은 박영규가 돈을 숨겨 두는 곳을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뭐 이런 식인데... 여기서 대놓고 그냥 박영규 개인기 구경 타임을 대략 5분간 갖습니다. 대체 뭔 생각이셨습니까 휴먼... 


 이야기의 마지막도 참 무성의하고 대충이에요. 아니 여기 주인공들은 이미 다 신분이 노출된 상태란 말이에요. 전국적으로 팬클럽도 결성되어 있고 나중에 합류한 둘은 사람들이 이름, 얼굴 다 알아요. 그런데도 "우리 이제 그만하자." 이러더니 부패 경찰에게 연락해서 (대체 어떻게 알고 연락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권총을 돌려주고. 그러자 경찰이 애들 보낸 후에 주변에 총 몇 발 쏘고 자기 다리에 한 방 쏘더니... 바로 영웅이 되어서 "내가 갸들 발견하고 총격전 벌여서 권총을 회수했다. 갸들은 외국으로 도망친다고 카더라." 라고 한 마디 합니다. 이걸로 모든 상황이 다 풀려요. 이해가 되십니까?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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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흔한 복면 한 번을 안 하고 내내 맨 얼굴로 대낮에 강도질을 하는데 정체도 안 드러나고 잡히지도 않고...)



 - 사실 뭣보다 큰, 이 영화의 정말 근본적인 문제는 저런 개연성 문제 같은 게 아니라 만든 사람들이 자신이 선택한 소재에 대해 정말 아는 게 없다는 게 너무 티가 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신승수 감독님께서 21세기의 젊은 여성들에 대해 알고 이해하는 게 없었다는 거죠. 그래서 자기 머릿 속 상상의 '요즘 젊은 여자애들'을 열심히 빚어서 보여주는데 그 풍경이 거의 다 난감하고 민망합니다. 제가 20년 후에 봐서 그런 게 아니에요. 못 배운 다방 레지의 비애,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감옥까지 다녀오고 뒷통수 맞은 비련의 여인... 아무리 20년 전이라지만 제 기억이 맞다면 2002년의 일반적인 젊은 여성들이 이런 이야기를 보면서 막 공감하고 감동하고 그랬을 리는 절대로 없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이런 몰이해 때문에 캐릭터들이 다 허술하고 난잡해지고요. 당연히 매력이 없어지고요. 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냥 멍청한 여자애들 넷이 어울려 아무 생각 없이 사고 치고 다니는데 말도 안 되게 운이 좋아서 다 잘 풀려 버리는 이야기. 뭐 이렇게만 보입니다. 이러니 재밌게 볼 수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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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 '멍청한 여자애들'이 참 예쁩니다. 다들 예쁘지만 이 영화에선 특히 이영진이 예뻐요. 요즘 시대에 나왔음 훨씬 잘 나갔을 것 같은 비주얼이라 괜히 아까웠네요.)



 - 결국 네 배우들 젊은 시절 비주얼 뜯어 먹는 재미를 제외하곤 좋게 볼만한 부분이 아예 없는 영화였다... 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뭐 의도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좋은 의도와 기획을 뒷받침 해줄만큼 자신이 선택한 소재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고 준비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러니 이 배우들의 비주얼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잠깐 틀어만 보시구요. 그 외엔 이제와서 보실 필요가 없는 영화라고 주장해 봅니다. 사실 그나마 그 배우들 비주얼도 활용면에서 아쉬움이 많아요. 감독님이 요즘 기준으로 그렇게 비주얼 쪽이 강하신 분이 아닌 데다가, vod의 화질도 영 좋지 않거든요.

 뭐 그러합니다. 끄읕.




 + 아. 그래서 제목이 왜 '아프리카'냐구요. 극중에서 생겨나는 주인공들 인터넷 팬클럽 이름입니다. 'Adoring Four Revolutionary Idols Korean Association'의 줄임말이라고... 하하. 근데 이것도 웃겨요. 왜냐면 이 팬클럽이 생겨나는 시점까지 극중 상황은 이요원과 김민선이 인질 둘을 끌고 다닌다는 게 오피셜이거든요. 각본을 얼마나 대충 쓴 건지(...)



 ++ 극중에서 인터넷 송금이라는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한 번 등장하는데요. 오... 이 때 부터도 이미 공인 인증서가 있었군요. ㅠㅜ



 +++ 괴상한 장면을 꼽자면 한도 끝도 없는 영화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게, 숲속으로 도망갔다가 우연히 만난 조폭 집단과 우정을 나누는 장면인데요. 그냥 난데 없이 친해져서는 주인공 넷이서 여얼심히 그 조폭들에게 밥을 해 먹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다른 조폭들에게 습격 당하자 권총으로 구해주고요. 나중에 주인공들이 이들의 리더인 훈남 조폭에게 연락해서 도움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음... 아마도 '델마와 루이즈'의 어떤 장면을 되게 무성의하게 베낀 거겠죠. 근데 매번 너무 쌩뚱맞게 튀어나와서 당황스러웠습니다;



 ++++ 극중에서 이요원이 툭하면 하는 말이 "야!! 우리가 강도야!!? 우린 강도가 아니야!!!!!" 라는 건데 되게 궁서체로 진지하게 화내면서 이러거든요. 근데 얘들은 정말 수시로 아무 생각 없이 총을 꺼내서 쓰는 데다가 그 중 반 이상은 생활비 마련을 위한 동네 상점 강도질입니다. 대체 왜 저러는 건데...

 


 +++++ '주유소 습격 사건'은 지금 다시 보면 볼만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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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한 이 영화보단 낫겠지... 라는 생각을 하니 한 번 도전해 볼 용기가 생기기도 하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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