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나온 시리즈죠. 어쩐지 작년에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올해가 보름도 안 남아서겠구요. 장르는... 시트콤을 흉내내는 그냥 마블 히어로물. 에피소드 아홉개에 편당 30여분 정도인데 '지난 이야기'랑 오프닝을 스킵하고 엔드 크레딧을 스킵하면 편당 5~6분씩 줄어들어요.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실제 드라마 내용과 관련이 없는 것을 넘어서 아예 정반대의 카피를 쓰는 건 좀 너무한 것 아닌지. ㅋㅋ)



 - 첫 화를 시작하면 다짜고짜 흑백 시트콤이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당연히 완다+비전인데 뭔 일이 있었는지 시치미를 뚝 떼고 50~60년대 미국 세상에 사는 신혼 부부 흉내를 내고 있어요. 당연히 둘 다 초능력을 쓰고 특히 비전은 폴 베타니의 얼굴로 위장한 로봇이죠. 그리고... 정말로 그냥 일상 시트콤스런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도입부 전개 소개는 굳이 더 길게 이어갈 필요가 없겠네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그렇습니다. 이거슨 시트콤!!! ...일까요?)



 - 제가 드디어 디즈니 플러스에 첫 발을!!! 내딛은 건 아닙니다. ㅋㅋ 같이 사는 분께서 감사하신 지인분의 은혜로 4일간 디즈니 플러스 계정 기생을 허락 받으셨어요. 그리고 그 분께서 이 드라마 얘길 꺼내셨고, 원래부터 엘리자베스 올슨 찬양 모드였던 제가 디즈니 플러스에서 보고 싶었던 것도 요 시리즈였기 때문에 화기애애하게 이걸 보게 되었죠. 정작 저는 보기 시작한 첫날 1화가 끝나자마자 잠들어 버리는 바람에 결국 따로따로 보게 되었지만요. 

 암튼 이거 이후로 디즈니 플러스 글을 연달아 계속 올리는 일은 없을 테니 디즈니 플러스 작품 추천은 안 해주셔도 됩니다. 하하.

 뻘소리는 이만 하고 얼른 또 봐야 할 것들도 많으니 '제 기준' 핵심만 간단히 얘기해 보자면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시트콤스런 세트 안에서 시트콤스런 차림새의 사람들이 시트콤스런 연기를 합니다.)



 - 시트콤이라는 장르 실험. 이게 여러모로 핵심입니다. 메뉴에서 보면 아예 장르 구분도 시트콤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건 훼이크죠. 사실 마블 히어로들이나 MCU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들에 대한 기본 지식이라도 있는 사람들이면 시작하자마자 진상이 무엇일지, 이게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다 눈치 챌 거에요. 그리고 이 형식이 끝까지 갈 리가 없다는 것두요. 심지어 우리 친절한 제작진님들께서 첫 화가 끝나기도 전에 노골적인 힌트를 던져 주고 그걸 매 에피소드마다 반복하며 에피소드 4인가 5에서는 아예 밝혀 버리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일단 장르가 시트콤이다! 가 포인트인 것인데요.



 - 일단은 시트콤을 통한 실험적 형식 도입이라는 것. 이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왜 중요하냐면, 있어 보이니까요. 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봤습니다. ㅋㅋㅋ 이제 MCU 관련해서 나온 영화, 시리즈 등등 다 합하면 정말 양이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여전히 잘 나가고는 있지만 그 와중에 좀 질리는 사람들도 많아지구요. 특히 '퀄이 나쁘진 않지만 특별히 좋은 작품도 안 보이고 스타일도 다 비슷비슷함'이라며 짜게 식어가는 사람들도 은근 많이 보이는 가운데 이렇게 대놓고 튀는 작품이 하나 떡하니 나왔다는 것. 분명히 의미가 있는 사례가 되는 거죠. 실제로 '요즘 마블 시리즈 질렸는데 완다비전은 재밌게 봤다'는 분들도 많이 봤구요.


 그리고 그 와중에 그 시트콤이 고퀄입니다. 일단 그 시트콤 자체로 그럭저럭 재미들이 있구요. 옛날 옛적 흑백 시트콤으로 시작해서 에피소드마다 대략 10년씩 배경을 옮겨가며 시트콤의 스타일도 시대에 맞게 바꿔가는데, 그 각각의 시대와 스타일에 맞게 열심히 고증을 해놔서 그 다채로운 스타일 구경하는 재미가 있구요. 배우들이 시대에 맞는 차림새로 갈아타가며 연기 스타일까지 재현하는 꼼꼼하고 집요한 부분에선 감탄도 나오구요.


 그냥 이걸로 끝이 아니라, 중반이 넘어가면 '왜 시트콤인가'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그게 또 주인공 캐릭터의 내면과 드라마에 대해 설명하는 도구가 됩니다. 


 게다가 '시대별 시트콤 스타일'을 재연하는 와중에 주인공이 꾸준히 여성이다 보니 시트콤에 반영된 당대의 여성상들이 나오겠죠. 현모양처로 시작해서 자기 삶을 찾아 나가는 현대 여성까지 주루룩 시대별로 정리해 놓으니 뭔가 페미니즘적인 메시지가 장착이 되기도 하고. 또 그 와중에 그런 주인공의 성향 변화가 이 시리즈 내에서 완다가 겪는 정신적 변화로까지 연결이 됩니다.


 그러니까 컨셉 하나 제대로 잡아서 아주 완전히, 대략 120% 정도로 뽕을 뽑아낸 모범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보면서 계속 감탄하게 되더라구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옛날 스타일링도 참으로 잘 어울리는 올슨님과 그나마 흑백이라 덜 웃겨진 비전님)



 - 그리고 엘리자베스 올슨이 있습니다.

 전부터 이 배우가 MCU 영화들 속에서 능력치 대비 하찮은 역할로 좀 낭비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본인이 타이틀인 시리즈를 맡아서 (네, 이건 어디까지나 '완다'의 이야기입니다. '비전'은 거들 뿐.) 그동안 맺힌 한이라도 풀듯이 아주 대활약을 해주더라구요.

 일단 예쁘구요(...) 흑백 화면 속에서 옛날 사람들 스타일링을 해도 예쁘고 70~90년대 스타일링을 해도 예쁘고 뭘 해도 예쁜 가운데 각 시대별 시트콤 스타일의 과장된 연기들도 재밌게 잘 해 냅니다. 현재 파트에서의 진지한 연기는 물론이구요.

 사실 전 어벤저스에서 이 완다와 비전의 로맨스가 참 하찮은 갑툭튀라고 생각해서 '인피니티 워' 마지막의 그 장면에서도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요. 이 시리즈를 다 보고 나니 처음으로 '응 그래 둘이 사랑하는구나'라는 걸 인정해주게 됐네요. 그만큼 올슨의 연기가 좋았어요. 시즌 마무리를 보면 앞으로 더 큰 비중을 맡게될 것 같은데. 그게 시리즈가 되든 어벤저스 영화가 되든 좀 더 잘 대접받게 되길 빕니다.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저 얼굴을 들여다보며 진지한 감정 연기를 하기도 쉽지 않았을 듯. ㅋㅋㅋ)



 - 단점이라면... 뭐 이건 제 성향에 따른 단점이고 많은 분들에겐 전혀 공감이 안 되겠습니다만. '어쨌든 결국 MCU' 라는 게 단점이었습니다. ㅋㅋㅋ

 시트콤과 병행되는 부분들에 비해서 막판의 진상 다 드러나고 시트콤 설정이 날아간 이후의 전개는 좀 심심했어요. 그냥 평소의 MCU 영화 같았달까. 액션도, 캐릭터들 행동도, 이야기 전개도 넘나 평소의 MCU라서 마무리는 좀 심심한 느낌으로 봤어요. 막판에 이런저런 어벤저스 미래의 스토리 떡밥들을 뿌려 놓는 것도 (팬분들은 아주 좋았겠지만) 전 그냥 시큰둥했구요.

 그런데 뭐... 이건 제 잘못(?)이죠. 애초에 MCU의 일부인 이야기를 보면서 '아 왜 또 MCU 스타일인데요'라고 투덜거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애초에 더 이상의 MCU 시리즈들은 안 보려다가 올슨에 낚여서 이 시리즈를 봐 버린 인간의 개인적 투덜거림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하하;



 - 그냥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집 떠난 MCU 팬들을 다시 불러들일만한 훌륭한 퀄리티의 시리즈였습니다. 동시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전개되는 MCU 드라마들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 작품이기도 했구요. 극장판으로 내놓을 영화에다가 이 시리즈 같은 형식 실험 같은 걸 저지를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ㅋㅋ 대신 이 작품이 아주 근사하게 스타트를 끊어줬으니 앞으로 나올 디즈니 플러스용 드라마들은 좀 더 과감하고 자유롭게 극장판과의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게 되었죠. 여러모로 존재 의의가 큰 드라마였어요.

 그리고 뭐랄까... MCU 내에서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푸대접에 대한 지적 때문에 나온 게 '캡틴 마블'이랑 '블랙 위도우' 솔로 무비였는데. 그 두 작품이 충분히 해내지 못한 과업을 대신 완수한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시트콤 형식 속에도 여성주의적 메시지 같은 게 충분히 드러나구요. 또 이야기 자체가 시종일관 여성들에 의해 굴러가는 드라마이기도 하거든요. 그나마 선하고 보탬이 되는 남자가 딱 둘인데 하나는 동양인이고 하나는 로봇... ㅋㅋㅋㅋ

 암튼 재밌게 잘 봤습니다. 디즈니도, MCU 시리즈 작품들도 할 수 있다!(?) 하는 걸 증명한 괜찮은 시리즈였네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정치적으로 공정하게 도와드립니다!)



 + 극중에서 엘리자베스 올슨이 입고 나오는 의상들을 보며 슬쩍 웃었습니다. 예전에 이 분이 '맥락 없이 가슴 노출하는 스칼렛 위치 의상 참 싫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된 적 있었는데요. 덕택에 'MCU 출연 섭외 들어와서 좋다고 출연해 놓고선 뜨고 나니 딴 소리냐' 같은 험한 소리도 듣고 그랬습니다만. 이 '완다 비전'에서 올슨의 의상들은 대체로 노출이 없고 평이한 편입니다. 노출 의상 장면이 없는 건 아닌데 스토리상 개연성이 구비가 되어 있구요. 결정적으로 마지막에 등장하는, 그리고 앞으로 주구장창 입고 나와야할 코스춤에 노출이 전혀 없어요. 이 정도면 올슨 입장에서도, 올슨의 발언을 까던 사람들 입장에서도 모두 사이 좋게 행복한 결말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수고 했어요 마블 제작자들. ㅋ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이제 이런 거 입고 싸우지 않아도 된다구요!!)



 ++ 엘리자베스 올슨이 나름 170 근처까지 가는 큰 키인데 폴 베타니랑 나란히 서 있는 걸 보면 꼭 아담 사이즈의 어린이 같아서 검색을 해 보니 폴 베타니의 키가 190이 넘는군요. 허허. 몰랐습니다.

 그리고 계속 올슨 칭찬만 했는데. 사실 폴 베타니도 충분히 잘 했어요.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완벽하게 완다의 이야기일 뿐더러 전 '비전'의 그 얼굴 꾸며 놓은 상태만 보면 확 깨는 사람이라 그 캐릭터에는 도저히 몰입이 불가능했습니... (쿨럭;)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몰입 불가... orz)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6
125701 [넷플릭스] 젠틀맨, 더 시리즈! [2] S.S.S. 2024.03.10 306
125700 케빈 코스트너 나오는(?) 영화 두편 [2] dora 2024.03.10 228
125699 [스크린 채널] 호텔 뭄바이 [3] underground 2024.03.10 134
125698 보고 싶은 영화 "바튼 아카데미" [3] 산호초2010 2024.03.10 285
125697 프레임드 #730 [4] Lunagazer 2024.03.10 64
125696 44회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수상 결과 [3] 모르나가 2024.03.10 343
125695 이런저런 일상잡담 [2] 메피스토 2024.03.10 145
125694 눈물의 여왕 1화를 보고 라인하르트012 2024.03.10 317
125693 지드래곤 인스타에 올라 온 파리 한글 유니폼/태극기 모티브 포스터 [3] daviddain 2024.03.10 287
125692 무좀에 대해 catgotmy 2024.03.10 90
125691 [스크린 채널] 피부를 판 남자 underground 2024.03.10 113
125690 게임 중독에 대해 catgotmy 2024.03.10 100
125689 동료가 사과한 카톡메시지에 답을 안하네요 [10] 산호초2010 2024.03.10 522
125688 [왓챠바낭] 귀여운 론 펄만이 땡겨서 본 '헬보이' 잡담입니다 [8] 로이배티 2024.03.10 253
125687 오스카 주말이네요 [6] theforce 2024.03.09 295
125686 프레임드 #429 [3] Lunagazer 2024.03.09 89
125685 공뚝딱박사와 아차아차-도리야마 아키라에 대한 기억 [4] 김전일 2024.03.09 264
125684 일본 연기상을 독식한 안도 사쿠라 [4] LadyBird 2024.03.09 438
125683 영어글의 의미 해석상의 이해를 도와주세요;; [7] 산호초2010 2024.03.09 279
125682 영어질문 하나 드려요.(간곡히 부탁!!!) [1] 산호초2010 2024.03.09 15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