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棺속의 드라큐라'

2024.03.01 18:11

돌도끼 조회 수:166

1982년 이형표 감독 작품입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드라큐라 영화.

우리나라에는 드라큐라 영화가 그렇게 많이 들어왔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몇몇 작품은 들어왔었고 드라큐라의 이름이 흡혈귀라는 존재 자체를 뜻하는 일반명사화 되었을 정도로 서양귀신의 대표적 존재로 인지도는 꽤 높았죠. 그리고 역대 드라큐라 배우들 중에서도 크리스토퍼 리가 짱먹는다는 것도 알려져 있었던 것 같아요.(제가 어려서 드라큐라 영화를 하나도 안봤을 때도 크리스토퍼 리는 알고 있었던 걸 보면...)

그래서 이 영화는 크리스토퍼 리의 이름을 팔아먹어보자는 속셈으로 나온 영화ㅂ니다.
기획당시에는 아예 제목에도 '크리스토퍼 리의'어쩌고하는 문구가 붙어있었다는 것 같고요. 언론 홍보에서도 크리스토퍼 리의 이름을 죽 흘렸다고 해요.
크리스토퍼 리는 사정상 출연하지 못했지만 리 선생의 추천으로 Guen Christof, 즉 궨 크리스토프라는 배우가 대신 나오게 되었다나...
근데 크레딧에는 '궨'자를 흘려써서 '켄'처럼도 보여요. 당시 광고를 봐도 '궨'과 '켄'이 혼동되어 쓰인 것도 같고요 '크리스토퍼 퀸'이라고 써져있기도 하고 통일이 안되어 있습니다. 뭐 어차피, 크리스토퍼 리 처럼 보이게 만들어 눈나쁘고 주의력 떨어지는 사람들을 낚아보자는 게 목적일테고, 애초에 저 궨인지 퀸인지 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입니다. 휴가 나온 주한미군을 데려다 찍었다고 해요.

선원들이 몰살되어 표류하는 배가 한국에 도착하는 오프닝은 나름 그럴듯하고, 당시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나름 신경써서 호러 함 만들어보자고 애쓴 것 같긴 합니다만, 그게 크게 성공적이지는 못했죠.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코미디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거의 대체로 기존의 드라큐라 영화 장면들을 모방하고 있지만 80년대 초의 한국이라는, 드라큐라 영화를 찍기에는 참으로 희귀한 장소가 배경인 덕에 몇가지 신박해 보이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절간을 배경으로 드라큐라가 나온다든가, 사람을 습격하던 도중 길가에 심어진 마늘을 보고는 기겁해서 도망간다든가...
하일라이트는 역시, 드라큐라와 스님과의 대결이죠.(지금 이 영화가 나름 재조명받게된 게 이 장면때문이니...ㅎㅎ)

근데 딱 거기까집니다. 그거 말고 나름 신박하다 소리 듣는 장면들은 거의 다 찾아보면 해외에 선례가 있는 것들이예요.
이왕 한국을 배경으로 했으면 좀더 적극적으로 한국이라는 특이한 배경을 어떻게 흡혈귀 전설에 믹스해볼지 고심해서 이야기를 짰더라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마늘만 해도 한국사람들은 늘 마늘에 절어 살잖아요)... 뭐 애초부터 크리스토퍼 리의 이름으로 낚시나 해보자고 만든 영화였다고 한다면 그렇게까지 신경을 썼을리는 없었을테죠.

드라큐라가 중국 가는 영화인 [칠금시]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영화도 중국이라는 배경을 적극적으로 살렸다기 보다는 그냥 해머 호러에 색다른 그림을 넣기 위해 중국이란 스킨을 이용하는데 그친 영화였죠. 그래도 불교의 상징물로도 흡혈귀를 저지할 수 있다는 개념은 그 영화에서 먼저 나오긴 했죠. 그 이론을 실전에 도입한 게 [관속의 드라큐라]였다고 할까...ㅎㅎ




이 영화의 드라큐라는 덴마크 출신이고,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지만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치는 능력이 있습니다(뭔소리냐고요? 저도 모르겠어요. 만든 사람들도 아마 몰랐을것 같아요) 단거리 순간이동 능력이 있고, 이빨을 드러낼 때 옷도 같이 갈아입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염동력이 있는 것 같지만 쓸데 없는데 딱 한번 썼을 뿐이고, 물리기만 하는걸로 전염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마늘을 혐오하고, 십자가와 염주, 불경독송에 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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