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에도 그랬지만 전 제가 한 잉여질들을 싹 다 듀게에 올려 버리기 때문에 결산이 참 편합니다. ㅋㅋ

그래서 결론은


영화 280편

드라마 80시즌

게임은 고작 4개... 엔딩을 봤네요.


보니깐 작년엔 영화 203, 드라마 55, 게임 40 이었어요.

팔 부러지는 바람에 한동안 게임을 못 하다가 그게 그냥 그대로 고착되면서 게임을 줄여 버렸더니 영화랑 드라마가 엄청 올랐군요.

뭐 당연합니다. 게임은 보통 하나 엔딩 보는 데 최소 영화 몇 편, 좀 길면 드라마 몇 시즌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그러니 엄밀히 말해서 작년보단 올해가 조금이나마 덜 잉여로웠다는(?) 그런 결론이. 


그렇다고 게임에 대한 애착이 식은 건 아니어서 올 겨울 방학 땐 그동안 못한 밀린 게임들도 좀 해볼까 하구요.

사실 이미 세 개를 돌아가며 깨작깨작 하고 있긴 합니다. ㅋㅋ


혹시나 해서 덧붙이지만 '나 이렇게 많이 봤다능~' 하고 자랑하는 건 아니구요.

본 작품 중에 맘에 드는 게 있으면 두 번 세 번씩 보는 게 더 좋다는 게 원래 생각인데. 그냥 어쩌다보니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하하.



2.

참 식상한 얘기지만 올해의 마지막 날, 새해 첫 날 같은 때 특별한 '분위기'를 못 느낀지 참 오래됐어요.

그게 그렇잖아요. 이런 날의 그 분위기란 건 결국 번화가에 나가고 친구들 오랜만에 만나서 거리도 좀 쏘다니고... 그럴 때 느껴지는 거죠.

그게 아니면 집에서 연말 뭐뭐 하는 티비 프로그램들이라도 틀어 놓고 셀프로 분위기를 내야 하는데 전 티비도 안 본지 거의 10년 되어가고. 뭐 이래저래 어렵습니다. ㅋㅋ 저녁에 사정이 생겨 잠깐 들른 편의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예전 졸업생이 완전 반가워하며 셀카 찍어간 게 그나마 반복 루틴에서 벗어난 이벤트였달까. 뭐 그렇네요.


근데 쭉 이렇게 살다 보니 사실 이제 딱히 아쉽지도 않아요. 그냥 그러려니... 하지만 문득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구요.

그리고 '아. 그 나이 쉰 넘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연말 무슨무슨 모임에 불타오르는 게 이래서였구나' 라는 생각도 드네요.

애들 다 키워서 여유 생기면 저도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애들을 늦게 얻어서 그 때 쯤이면 전 환갑 근접... ㅋㅋㅋㅋㅋ



3.

3년간 맡았던 아이들 졸업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직업은 뭔가 좀 짝사랑스런 면이 있습니다.

유난히 정이 가는 녀석들이어서 3년간 저 답지 않게(?) 좀 열심히 살아봤고 마지막까지 결과도 아주 훈훈하고 만족스러운 상황입니다만.

어쨌든 이제 며칠 후면 끝이고 추억이고 사건의 지평선이란 말이죠. 


암튼 그래서 떠나는 길이라도 나름 성대하게 보내줘 보자고 이것저것 일을 벌여 놔서 이제 한가해야할 타이밍에 쓸 데 없이 바쁘네요.

며칠 전까지 계속 이 업체 저 업체 연락하고 뭐 기안하고 품의하고 이러고 있었고.

이제는 영상 편집 중인데... 사실 '영상 편집'은 시작도 못 했어요. 거기 들어갈 사진 골라내는 데 1주일을 소모 중이네요. 

찍어 놓은 게 만장 단위라. ㅋㅋ 그걸 5분 내 길이로 골라내서 넣어야 하니 환장하겠습니다. 


게다가 사실 편집도 잘 못해요. 태어나서 딱 두 번 해봤는데 정말 그냥 '단순 이어 붙임' 수준의 허접한 물건이 나왔었죠. 이번도 그럴 운명이구요.

요즘 애들은 코딱지만한 폰 화면에 손가락 슥슥 문지르면서도 몇 시간만에 그럴싸한 영상 잘 뽑아내던데 말이죠. 세월에 뒤쳐진 인간 같으니...



4.

방금 전에 애들 재우려고 눕히고 인사하는데 딸래미가 난데 없이 우울해하며 '오늘은 나쁜 날이에요' 라는 겁니다.

오늘 사정이 있어서 엄마랑 못 놀아서 그런가... 했더니 그게 아니라, 내년 반 배정에서 친한 친구랑 떨어져서 자긴 망했다는 거에요.

참 신기하죠. 이제 4학년 올라가는 첫째는 단 한 번도 '내년도 반 배정' 같은 데 신경을 써 본 적이 없거든요. 애초에 친한 친구가 없으니

암튼 그래서 그냥 이랬습니다. 


"너무 먼 일 때문에 미리 속상해하지 마. 어제 방학 했고, 내일은 엄마도 쉬는 날이고, 내일은 즐거울 테니 우울한 기분 들면 그냥 내일만 생각하렴."


말 해놓고 나니 요즘 제가 하고 사는 생각이더군요.

나라 꼴처럼 거대한 일이라든가, 직장 사정상 1년 혹은 2년 후에 다가올 매우 안 즐거운 미래라든가. 이런 거 생각 안 하고 걍 최대한 하루하루 그 날 그 날 적당히 즐겁게 살려고 그럽니다. 또 운 좋게 지난 몇 년은 썩 괜찮았고 올해도 좋았어요. 비록 뼈는 두 번 부러졌지만 그것 빼곤 다 좋았고 그 뼈들도 이제 비실비실하나마 정상적으로 붙어 있구요. 며칠 전엔 아무 생각 없이 제법 무거운 짐도 몇 번 날랐는데 멀쩡합니다. 만세. ㅋㅋㅋ


그래서 전 그냥저냥 살만 해요.

제 가족들도, 주변 사람들도 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면 게시판 유저님들도요. ㅋㅋ



5.

이맘때쯤엔 꼭 생각나서 듣는 곡들이 몇 있죠. 분명 게시판에도 몇 번은 올렸을. 



매년 12월 31일만 되면 아마도 인류 역사상 가장 거창하고 성대한 '새해 전날'이었을 1999년 12월 31일이 생각이 나고, 그럼 자동으로 이 곡이 떠올라요. 영상 설명에도 나와 있지만 진짜로 1999년 12월 31일 밤에 한 공연은 아닌데, 대략 그 해 12월에 했던 공연이고 새해 전날에 방송을 했는지 영상 공개를 했는지 뭐 그랬나 봅니다... 라는 내용은 사실 방금 알았어요. 옛날 옛적 소리바다 시절에 이 파일을 구했을 때 '뉴 이어스 이브 버전' 이란 설명이 붙어 있어서 전 당연히 그 날 공연인 줄 알고 20년을 살았네요. ㅋㅋㅋ


암튼 이제 한 시간 반 남짓 남은 2022년 잘들 마무리 하시고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듀게와 기생 서버 주인 씨네리도 모두 튼튼하게 1년 잘 버텨 주시길. 하하하하하;;;




 + 사실 작년에 적었던 글처럼 1년간 본 영화, 드라마들 중 추천작이라도 적어 올려볼까 했는데. 제가 본 것들 목록을 눈으로 훑기만 해도 부담스러워서 일단 포기했습니다. 오늘은 아무 것도 못 보고 하루를 보냈으니 내일의 뻘글을 그걸로 때우게 될지도. 걍 영원히 안 적을지도... 뭐 그렇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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