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86분. 장르는 블랙코미디이고 스포일러는 안 적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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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보고 독일 영화인 줄 알았어요. 네덜란드 영화이고 네덜란드어입니다. 이놈의 무식이란. ㅋㅋ)



 - 원제는 심플하게 '칼럼니스트'에요. 주인공 펨케란 분이 그런 사람이겠죠. 목표는 소설가로 성공하는 거지만 일단은 밥벌이를 위해 정기 칼럼 연재를 하며 혼자서 고딩 딸 하나를 키우며 살아요. 서구 기준으로는 대체로 상식에 가까운 온건 좌파적 사고를 바탕으로 본인 나름대론 아주 상식적인 칼럼을 씁니다만. 요즘 세상에 넘쳐나는 인터넷 우파들이 이걸 가만 두지 않네요. 죽여버리겠다는 협박과 성희롱, 성추행성 악플들이 우수수 달리고, 사실은 인터넷을 사랑하는 트위터 중독자인 펨케는 그런 댓글들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그래서 글도 못 쓸 지경에 처해요.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글에 악플을 달고 트윗을 조리돌림 하던 악플러 중 하나가 옆집에 이사온 아저씨라는 걸 알게 된 펨케는 순간적으로 홱!!! 돌아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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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주인공 칼럼니스트님입니다. 그러고보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일반 가정집에서 데스크탑 쓰는 모습을 본지 오래된 것 같아요.)



 - 배우 때문에 봤습니다. Katja Herbers, 대충 '카챠 헤르베스'라고 읽나 봐요.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금수저이신데 영어도 잘 하고 해서 네덜란드와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계시다는군요. 우리들도 알만한 출연작이라면 '이블' 시즌 1이라든가, 시즌 2라든가, 시즌 3이라든가... 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ㅋㅋㅋㅋ 네. 거기 주인공님이시구요. 더 유명한 출연작으로 '웨스트월드'가 있지만 제가 안 본 시즌 2에 나오셨다니 저와의 인연은 오직 '이블' 하나 뿐인 셈이네요. 뭐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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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소재 영화, 드라마의 필수 연출 되겠습니다. 보다시피 트위터이고, 대사로도 대놓고 트위터라고 나와요. ㅋㅋ)



 - 제목 그대로 악플러들 문제를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정통 스릴러보단 (블랙) 코미디 성격이 좀 강하구요. 그런 면에서 생각해보면 저 친절한 한국 번역제도 나쁘지 않은 셈이죠. 근데 이 소재를 좀 과격하게 다루는 편입니다. 기본 설정 부터가 주인공은 아주 상식적이고 건전한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고, 이 사람을 괴롭혀서 살인마로 만드는 건 인종 차별, 성차별 하는 인터넷 찌질 우파 네티즌들이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의 이야기는 '저 정도면 좀 죽여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품게 만드는 방향으로 흘러가요. ㄷㄷㄷ 그래서 '헌트(2020)' 생각도 좀 나더라구요. 그것도 좌파 양반들이 열심히 머리 굴려서 '어떻게 하면 저 트럼프 뽑은 레드넥들을 마구 학살해도 욕 안 먹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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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파 악플러 노친네들의 목을 따고 싶다!!! 같은 생각을 해보신 분들을 위한 영화입니다.)



 - 아쉽게도 이 영화는 '헌트'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음. 그러니까 뭐랄까, 이야기가 좀 대충이에요. 도입부에서 주인공 심정을 이해 하게끔 열심히 바닥을 다져주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첫 살인이 너무 갑작스러우면서도 화끈하게, 그리고 너무 태연하게 넘어가 버려서 당황스럽구요. 이후로 이어지는 살인 장면들도 마찬가집니다. 늘 너무 쉽고 신속하며 아무 후환이 없어요.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 보다가 갑자기 빡쳐서 휙! 하고 나가서는 두어시간 안에 다 끝내고 돌아온다. 이게 현실에서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ㅋㅋ 물론 뭐 애초에 주인공의 범죄 자체로 어떤 장르적 재미를 주려는 영화가 아니었다는 건 분명합니다만. 그래도 스토리상 되게 중요한 부분을 이렇게 쉽게 처리해 버리는 건 좀 책임감이 부족했달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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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 해결에 보탬이 안 되는 공권력을 풍자하는 장면입니다만. 주인공 상황을 생각해보면 사실 아주 적절한 조언이었다는 게 유머.)



 -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보면 좀 남는 게 있습니다. 나름 생각해볼만한 디테일들을 여기저기 뿌려놨거든요.


 예를 들어, 처음에도 말 했듯이 주인공이 사실 인터넷, sns 중독자에요. 주변에서 "아 놔 제발 댓글 좀 읽지 말라니까!?" 라고 구박을 해도 꾸역꾸역 찾아 읽으면서 상처 받고, "나 이제 트윗 안 할 거임!" 이라고 본인이 적어 올려 놓고선 거기에 대한 사람들 반응 매일매일 체크하며 스트레스 받는 그런 사람이죠. 그러다 결국 미쳐서 날뛰는 이야기이니 sns 중독자들에 대한 풍자도 조금은 되겠구요.


 딸래미가 학교에서 겪는 사건들을 통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나름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요소도 있습니다. 우리 주인공님께서 딸래미에겐 '하고픈 말은 뭐든 해도 돼! 니네 교장 욕을 하고 싶다면 그것도 괜찮은 거야!!' 라고 하면서 밤마다 악플러 죽이러 다니는 모습도 아이러니하면서 대체 그래서 이 영화의 결론은 뭘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구요.


 그 외에도 스포일러라서 말하기 애매한 뭐뭐 등등 나름 자신이 전달하려는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려는 듯한 모습이 있어서 괜찮았어요. 그랬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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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의 얄팍함이나 이야기의 급발진을 생각하면 주인공 배우의 연기는 준수한 편입니다. 플롯의 비약을 상당히 커버해주신.)



 - 문제(?)는 결말부에 벌어지는 화끈한 사건입니다. 여기서 문득! 하고 영화가 주인공 과몰입모드로 들어가면서 살짝 선을 넘거든요. 

 스포일러를 피해 말하자면 결국 이 영화는 '아 진짜 이 얄미운 악플러 xx들 그냥 확 다 화끈하게 뼈와 살을 분리해버리고 싶다!!!'는 사람들의 심정과 입장을 대변하는 영화로 마무리됩니다. '그래도 돼!' 까지는 아니지만 '인간적으로 이럴만도 하지 않니?' 라는 정도랄까요. 주인공이 마지막 악플러에게 하는 하소연에 가까운 절규가 참으로 와닿도록 되어 있고, 또 주인공의 처단 행각은 분명히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게 연출이 되어 있거든요. 그러니까 뭔가 그냥 막 나가는 블랙 코미디로 본다... 라고 하더라도 머릿 속이 좀 복잡해지는 거죠. 이거 보면서 즐거워도 되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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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랑 다른 생각이라고 해도 그냥 친절하게 대꾸해주면 안 되는 거야!!!?? 앙??????? 하면서 다 죽입니다. ㅋㅋㅋ)



 - 암튼 뭐 급마무리를 해보자면요.

 이야기의 만듦새는 많이 헐겁습니다. 주인공 캐릭터가 너무 급발진 폭주를 해서 깊게 감정 이입하기도 좀 애매하구요.

 분명히 주인공 자체도 문제가 많은 인간이고, 또 그래서 마지막에 별로 장래가 밝아 보이지는 않는 결말을 받긴 합니다만. 그래도 주된 이야기 자체는 분명히 '악플러 xx들 뼈와 살을 발라 먹고 싶다!'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니 평소에 그런 쪽으로 격렬한 충동을 느끼셨던 분들이라면 대리 만족 용도로 즐기실만 합니다. 특히 마지막에 주인공이 외치는 '너도 결국 저놈들과 같아!!!'라는 대사는 음... 바람직하진 않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것 같기도 하구요. ㅋㅋ

 뭐 그렇습니다. 좀 헐겁고, 많이 깊이 있는 이야기는 기대하지 마시고. 하지만 또 나름 생각해볼만한 거리는 던져 주는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결과적으로 저도 괜찮게 봤습니다. 주인공에게 100% 동의할 순 없었지만요. 하하(...)




 + '블랙 피트'라는 전통이 네덜란드에 있었군요. 얼굴을 시꺼멓게 칠하고 머리에 곱슬 가발을 쓰고서 퍼레이드를 하는 거래요. 굴뚝을 통과한 산타의 조수 코스프레일 뿐이다!! 라며 인종 차별 의혹에 맞서고 있다는데. 사진을 좀 찾아보니 별로 설득력은 없구요. 근데 이게 그 나라에선 대략 200년 묵은 전통이고 거의 모든 국민들이 어린 시절 즐겼던 행사이다 보니 인종 차별이란 지적에 반발도 많은가봐요. 결과적으로 그 쪽에선 좌파 vs 우파 떡밥이 되어 있나 봅니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작살나게 욕 먹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요 전통에 반대하는 칼럼을 써서 그런 걸로 나오구요.



 ++ 어찌보면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는 올바른 sns 사용 수칙의 전달... 일 수도 있겠다는 뻘생각을 했습니다. 니 실명이랑 얼굴 걸고서 악플 같은 거 달지 말라고! 하다 못해 주소나 직업 같은 거라도 잘 숨기고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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