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띠 마망'

2022.12.21 20:04

thoma 조회 수:461

Petite Maman, 2021

movie_image.jpg?type=m427_320_2

어떤 전개인지 알고 봤기 때문에 이 꿈과 같은 상황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저도 동참해서 보았습니다. 아래 글에 내용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가 엄마를 걱정하는 마음이 큰 영화입니다. 아이가 엄마를 더 이해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낳은 영화입니다. 아이는 사랑하는 할머니를 제대로 된 작별인사 없이 보냈고 엄마 마리옹은 자신의 엄마를 잃은 슬픔에 젖어 있습니다. 아이는 할머니와의 이별로 슬프고 엄마의 슬픔이 또한 걱정입니다. 이 아이 넬리가 돌아가신 할머니의 집 뒤편 숲에서 놀다가 놀이 거리가 없자 바람에 우수수 떠는 나무들 사이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관객은 바라보게 됩니다. 그 외로운 마음이 전달되고 홀로 오도카니 앉아 있던 숲은 곧 환상의 장소로 이어집니다.


넬리는 숲에서 나무를 얼기설기 세워 오두막을 짓고 있는 제 또래 마리옹을 만납니다. 엄마가 어릴 때 만들었다고 넬리에게 말한 바 있으나 함께 가서 보여 주진 않았던 오두막입니다. 둘은 즐겁게 놀아요. 항상 엄마와의 시간이 모자랐던 넬리로선 엄마가 친구가 되었으니 얼마나 만족스러운가요. 대화도 나눕니다.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는 우회하지 않고 단순하면서 정곡을 찌르고 서로에게 스미듯이 정확하게 이해됩니다. 넬리가 보기에 사는 게 재미없는 듯하고 이해가 어려웠던 성인인 마리옹과 달리 자기 또래 마리옹은 넬리 못잖게 엄마를 잃을 것을 두려워하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형제 없는 외로운 아이임을 알게 됩니다. 더구나 엄마의 유전병 때문에 받아야 하는 수술을 무서워하는 중입니다. 둘은 비밀을 공유하며 서로의 힘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 장면처럼 마리옹의 엄마 즉 넬리의 할머니까지 포함해서 삼대가 모여 마리옹의 생일을 축하하기도 합니다. 마리옹으로로 인해 연결된 할머니와 넬리. 누구도 떠나지 않은 완벽한 시간이며 모녀들의 행복한 시간입니다. 마지막 날 넬리는 마리옹과는 잊지 못할 모험을 함께하고, 할머니에게는 돌아가실 때 제대로 못했던 작별인사를 건넨 다음 집으로 옵니다.


집에는 엄마가 돌아와 기다리고 있어요. 넬리가 '마리옹'이라고 부르며 엄마를 안자 엄마도 웃으며 '넬리'라고 화답합니다. 넬리는 엄마를 '내 엄마'라는 생각(엄마는 '엄마'라야 하는데..등등)에서 나아가 '마리옹'으로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일까요.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최소한 발걸음을 뗀 것 같습니다. 환상의 힘, 상상력의 힘이란 것이 이런 것이군요.


어린 마리옹과 넬리가 너무 예쁩니다. 그냥 외모도 외모지만 행동과 태도가 아이답고 예쁩니다. 뭔가 방송과 인터넷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것 같은 아이들 모습입니다. 여덟 살이라는데 좀 더 어려 보이기도 하네요. 외모는 엄마쪽 보다는 아빠쪽을 닮았나 싶었어요.

숲이 이야기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같습니다. 독일 풍의 검은 숲이 아니고 연두빛과 노랗고 붉은 단풍 빛의 어린 숲 느낌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1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6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84
122005 프레임드 #296 [4] Lunagazer 2023.01.01 111
122004 새해복많이받으세요^^ [10] 라인하르트012 2023.01.01 246
12200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영화처럼 2023.01.01 193
122002 [핵바낭] 1년 잉여질 결산 + 올해 마지막 날 잡담 [23] 로이배티 2022.12.31 672
122001 영알못이라 지루하기만 했던 아바타 [14] daviddain 2022.12.31 748
122000 프레임드 #295 [2] Lunagazer 2022.12.31 110
121999 ㅋㅋㅋ ㅎㅎ - 초성체를 생각한다 [3] 예상수 2022.12.31 318
121998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ND 2022.12.31 256
121997 [근조] 사진작가 김중만씨 [1] 영화처럼 2022.12.31 391
121996 '피그' 보고 잡담입니다. [8] thoma 2022.12.31 362
121995 Paramore - Ain't it fun catgotmy 2022.12.31 107
121994 송구영신무지개쇼 왜냐하면 2022.12.31 158
121993 (스포) [가가린] 보고 왔습니다 Sonny 2022.12.31 308
121992 호날두 사우디 이적 공식화 [1] daviddain 2022.12.31 169
121991 새해 직전 본 여러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1] 조성용 2022.12.31 465
121990 [왓챠바낭] 올해의 마지막 영화는 세기말 청... 은 됐고 그냥 '트레인스포팅'이요 [9] 로이배티 2022.12.31 343
121989 [KBS1 독립영화관] 고양이를 부탁해 [EBS1 다큐시네마] B급 며느리 [2] underground 2022.12.30 266
121988 헤어질 결심 린쇠핑에서 보고, 파편적 생각들 [4] Kaffesaurus 2022.12.30 612
121987 송년인사는 이르지만 올해도 하루밖에 안남았군요(포켓 속의 듀게) [4] 예상수 2022.12.30 225
121986 다크나이트를 봤는데(뻘글) [1] 첫눈 2022.12.30 24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