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의 차이

2012.01.02 00:27

오렌지우드 조회 수:1495

어제 저녁, 아빠가 전화를 주셨어요.
신년인데 집에 와서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가라.
엄마아빠는 수원. 저는 서울. 버스 한번, 한시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지만 귀찮다 귀찮다 잘 안가게 되요.
대신 한 달에 한 번쯤 두 분이 집에 다녀가시죠.
역시 이번에도 두 분이 올라오셨어요.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5&document_srl=3402972

어제 몇시간 동안 집안 구석구석 닦고 광을 냈는데도,
늘 그렇듯이 엄마는 신발 벗자마자 두 시간 넘게 청소를 하시네요.
욕실 타일 사이사이를 칫솔로 문질러 닦고,
주방 배수관 저~ 안쪽까지 새하얗게 닦아내고,
침대 밑으로 팔을 쭉 뻗어넣고 먼지를 훔쳐 내시며 결국 한마디 하십니다.
넌 청소 잘하는 신랑을 얻어야 돼.

번번히 참 신기한 일이에요.
저는 집에 사람들이 와서 노는 걸 좋아해서 우리집에 와 본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요,
모두들 집 예쁘다 깔끔하다~ 하는 편이거든요.
유독 엄마만 저한테 지저분 챔피언이래요.
더 놀라운건... 엄마 손길이 훑고 간 자리는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는거에요.

엄마의 대청소를 마치고,
엄마아빠의 웃음상자 <해피선데이>를 즐감한 후, 함께 외식을 했어요.
엄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서 의사가 음식조절을 해야한다고 하셨다네요.
대수롭지 않게 넘길만도 한데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신 것 같아요.
그 좋아하는 갈비, 곱창, 낙지.. 등등을 모두 마다하시네요.
좋다는 건 못 챙겨먹어도 나쁘다는 건 피해야하지 않겠니. 하시는 한마디에 마음이 조금 찌르르.. 했습니다.
한참 메뉴를 고민하다가 갈치조림을 먹고 들어왔어요.

엄마한테 잘 해주고 싶어지는 새해 첫날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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