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1 22:21
1. 듀게에 다시 글을 쓸 일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밑의 닌스트롬님의 간병인 이야기를 읽고 나니 뭔가 쓰고 싶다는 욕망이 불끈 생기는 군요. 생각해보니 간병인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에요.
2. 제가 대학교 1학년때 배웠던 경제학 원론(김대식 3인공저)의 맨 앞부분에는 "왜 별 쓸 가치도 없는 다이아몬드가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는 물보다 비싼가?"에 대한 주류 경제학의 설명이 나옵니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재화의 총효용이 아닌 한계 효용에 의해 결정된다는 설명을 합니다. 이에 대해 납득을 하던 하지 않던간에 사람의 가격인 노동력의 보상(임금) 역시 같은 원리에 의해 가격이 결정됩니다.
3. Paul Krugman이 얘기한 "자본주의의 최대 비극은 인간을 생산요소의 하나로 간주한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적인 약점과 문제점을 모두 집약하는 문장입니다. 내가 제공하는 노동이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자가 많고 더해지는 부가가치가 별로 없으면 자본이 노동에 치루는 가격은 아주 박할 것이고, 그 노동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다면 그 보상은 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닌스트롬님이 한참 써주신 간병인은 간병인이 되는 것이 별다른 교육기간과 자격을 요하는 것도 아니니 진입장벽이 낮고, 간병인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구하기도 어려운 것도 아니니, 적어도 경제적으로 그 사회 내부에서 보상의 수준이 높다는 것은 불가능할 겁니다.
4. 예, 우리사회의 간병인의 노동에 대한 보상은 아마도 낮을 겁니다. 그런데 얼마나 낮은 걸까요? 캐나다의 같은 일을 하는 사람보다는 분명히 낮을 겁니다. 노르웨이의 같은 일을 하는 사람보다도 낮을 거구요. 그렇지만 중국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보다는 훨씬 높을 것이고, 인도네시아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보다도 훨씬 높은 겁니다. 그러니까 중국같은 곳에서 그 일을 하려고 몇백만원씩 돈을 써가며 한국에 오려고 하겠지요. 한달에 200백만원이란 돈, 약 미화 2,000불이라는 금액이 그렇게 낮은 걸까요? 지난달 한참 뜨거웠던 방글라데시의 임금 인상 시위에서 방글라데시의 봉제 노동자들이 월에 미화 100~150불 정도를 못 받을 겁니다. 그건 후진국이니까... 하실 지 모르겠지요. 그런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하는 회사인 월마트의 평균 임금이 2만불 초반이(바로 1인당 GDP가 한국의 2배가 넘는 미국에서) 될까 말까 합니다. 게다가 이건 세전 기준이에요. 간병인은 세금도 전혀 없고, 숙식이 대체로 제공(식사를 보통 환자와 나누어 먹는 경우가 많죠)됩니다. 미국 기준으로 세전 3만불이 넘는 수입입니다.
5. IMF를 겪으면서 한국 사회는 자본의 편으로 심하게 편향되었습니다. 2000년 초반 GDP에서 가구가 가져가는 비중이 68%에서 2010년대로 62%로 낮아졌습니다. 게다가 비정규직이 많아지면서 노동의 분화(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가 심하게 일어나면서, 경제성장에서 소외되는 계층은 점점 늘어만 갑니다. 이것이 전세계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것이 지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제민주화가 전세계적 화두가 되었고, 새누리당마저 경제민주화가 공약인 시대에 들어왔습니다. 자~ 이제 노동이 더 많이 가져가야 할 시대가 왔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세금을 더 걷을까요? 아니면 비정규직을 없애 임금을 높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한국은 문제가 다른 자본주의 국가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노동자 만큼이나 많은 한국의 자영업자들. 빈곤하지만 Marx의 기준에 의하면 자본가(쁘띠 브로주아)인 사람들. 어떻게 저임 노동자와 이 쁘띠자본가들의 이해를 일치시킬 수 있을까요? 그런 방법이 존재하기는 하나요?
6. 일년에 순이익을 몇백억, 몇천억씩 내는 회사의 노동자들의 처우가 나쁘다면 회사에 처우의 개선을 요구하면 됩니다. 자본은 높아진 처우의 임금을 지불한 "능력"이 있어요. 그런데 한국의 쁘띠자본가들은 먹고 살기도 힘드네요. 쁘띠자본가 밑에서 노동자들은 그들의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는지 몰라요. 그런데 그들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들은 "정당한 처우"를 지불한 "능력"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말 궁금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7. 간병인을 고용하는 고용주는 자본이 아닌 노동일 뿐입니다. 노동이 임금을 받아 고용하고 있는 하위 노동자에게 임금을 줘야 합니다. 한국 가구의 가구당 평균 가처분 소득이 대충 월 4백만원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보통의 가정에서 1달간 간병인을 쓰면 자기 가정의 수입의 딱 절반을 고용인인 간병인에게 줘야 합니다. 한 두달은 그럴 수 있겠죠. 그런데 간병인이 필요한 상황이 5년 10년이 될 수 있어요. 보통의 가정에서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 생활이 될까요? 2백만원이니까 (현실적 부담은 그거보다 커요) 낼 수 있겠죠. 300백만원이라면? 아주 부유층이 아니면 못쓸 것이고, 간병인의 수요가 줄어든 상태에서 2백만원 이상의 임금 시세가 가능할까요? 법정 최저 임금을 시간당 한 1만원 정도로 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당장 사회적 평등이 제고되는 좋은 변화가 나타날까요? 몇백만명의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먼저 날까요? (그렇다고 제가 법정최소임금을 절대 올리지 말자는 입장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그 긍정적 효과가 일어나는 임금의 증가 수준은 아주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8. 의학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났습니다. 늘어난 노인들이 병원에 머무는 시간을 점점 더 길어집니다. 그냥 다리를 다쳐서 몇주나 1~2달 병원에 있으면서 간병인을 쓰는 건 보통의 가정에서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부모님이 10년이상 15년 넘게 병원에 계신다면... 총액이 2억 5천에서 4억가까이를 부담해야 합니다. 노동착취 금액 기준으로요. 모든 가정이 이런 부담을 겪는 건 아니지만 이런 부담을 겪는 가정은 적지 않게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양심적인 충분한 보상을 해주려면 울는 얼마나 부유해야 하나요? 의학의 발전으로 비명횡사를 하지 않는다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인생말년에는 병원에 보통 5~10년은 계실 가능성이 높고, 배우자까지 두명이 간병인을 쓰려면 간병인 비용만 월 400백만원, 노동착취를 하지 않으려면 월 600백만원은 있어야 겠네요. 인생의 말년에 이정도 능력 되실 분들이 얼마나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우리의 딸 아들들이 그 비용을 대줄 거라고 기대하시는 분들은 별로 없겠죠?) 닌스트롬님은 이 정도야 노동착취하면 않되니 가뿐히 지불하시겠죠?
9. 간병인글을 읽으면서, 지금도 간병인을 쓰고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써야할지 모르는 입장에서 처음엔 상당히 열받는 글이었는데, 조금 생각해보니 현대 한국 자본주의가 가진 모든 문제점들, 노동과 자본의 문제, 자영업의 문제, 의료와 복지의 문제, 노동의 분화등이 간병인이라는 직업 하나에 집약되어 매우 흥미로왔습니다.
2014.03.11 22:51
2014.03.11 22:55
2014.03.11 23:02
내가 약자(저소득, 여성, 낮은 학벌... )이라서 남을 배려할 여유가 없다. 이 변명으로 피해자라서 결백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대한민국에서 사회문제 토론을 할 때면 자주 나타나는 아주 흥미로운 자세에요. 우리는 동시에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임을 명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않되니 -> 안 되니
2014.03.11 23:13
그렇죠, 왼뺨을 맞으면 오른뺨을 대줘야하고, 겉옷을 뺏으려하면 속옷도 벗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죄인이죠. 내가 굶더라도 우리 애가 학교를 못가도 간병인들 300~400백만원씩 챙겨줘야 하는데 꼴랑 200백만원 주는 나는 사회의 가해자죠. 보통 이런 문제가 나오면 사회적 부조를 얘기하는게 클리쉐인데 님의 생각은 아주 참신한데가 있어요. 저야 벌만큼 벌어서 피해자 코스프레 할지는 몰라도 병원에 가보면 정말 딱한 사람들 부지기수입니다. (부부가 어려워 맞벌이 하면서 간병인 쓸 수 밖에 없는 사람들, 독신인 자식들) 그런 사람들한테도 그런 얘기 한번 해보시죠. 참 400만원 벌어 절반 갔다 주는데 착취니 코스프레니, 어이가 없습니다.
2014.03.11 23:18
이 체제에 있는 나로서는 어쩔수 없으니 계속 낮은 임금을 지불하겠어.
여기서 논점은 절반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죠. 절반이든 1/3이든 그게 최저 기준에도 맞지 않는 싸구려 인간값이라는거죠.
2014.03.11 23:33
싸구려인지 비싼 건지는 누가 판단을 하는거죠? 그게 싼 건지 비싼 건지 확실한 건 아무 것도 없어요. 그냥 싸다는 님의 의견일 뿐이죠. 확실한 건 싸던 비싸던 그 댓가를 지불할 주체의 지불능력은 확실하게 한계가 있는거구요
2014.03.11 23:35
최저임금이나 지키고서 그런 말씀하세요.
제가 편의점이야기나 이런 이야기가 나올때 제일 이해가 안되는게, 지불능력에 한계가 있으면 타인의 노동은 당연히 안지켜야 합니까?
2014.03.11 23:51
자본주의 체제에서 모든 임노동자의 임금수준의 자본의 지불능력에 의해 결정됩니다. 동일한 노동을 하는 독일의 노동자와 파키스탄의 노동자의 임금이 왜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날까요? 편의점 사장이 한달에 버는 수입이 그 종업원 임금을 결정할 수 밖에 없지 않나요? 그 정당한 가치가 편의점 사장의 수입을 초과한다면 편의점 사장은 도둑질이라도 해서 그 정당한 댓가를 지불해야 하나요?
2014.03.11 23:57
최저임금이라는건 폼으로 있습니까?
도둑질이 아니라 고용을 못하겠으면 하지 말아야죠...
2014.03.12 00:05
그 최저임금이란 걸 셋팅할때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가 고용주의 지불능력이라는 거지요. 법으로 우리나라 최저임금 시간당 3만원으로 해서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면 빈곤이니 평등이니 하는 문제가 왜 생기겠어요? 그게 불가능하니까 받는 사람의 최저 생활이 가능한 수준과 주는 사람의 능력을 고려해서 정하는 거죠. 그렇게 결정된 최소임금을 업주가 못준다면 그건 업주의 문제이겠으나, 시간당 3만원 이런 식으로 최저임금을 셋팅하고 모든 고용주에게 지키라고 하면 그게 무슨 법이냐는 거죠
2014.03.12 00:09
애초에 법을 정할때 다 협의해요.
그래서 3만원이 아니라 5천원이잖아요..
2014.03.12 00:22
네 전 5천원이 정확히 합리적인진 모르지만 적어도 1만원이나 2만원보단 현실적으로 낫다고 생각합니다. 연장선에서 우리나라 가구당 소득이 400만원이니 200만원정도가 지불 한계이고, 그 이상은 그 사람들의 노고가 어쩄든 불가능한 임금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병인은 업무 특성상 저강도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하는 직종이고 여기다가 24시간을 다 때리면 하루에 12만원 한달이면 360만원(게다가 세금도 없는) 히야~ 우리나라 빈곤 문제 완전 해결이네요. 이런 논리면 입주 가정부도 한달에 360만원. 지상낙원이 따로 없군요.
2014.03.12 00:35
2014.03.11 23:31
님도 간병인한테 가서 그런말 해보세요 그럼. 님은 못배우고 아무나 할수 있는 일 하니까 인간적인 대우는 포기하라고.
2014.03.11 23:38
우리나라 간병인이 인간적 대우를 못 받고 있는 사람들인가요? 우리나라에서 200만원 이하의 임금을 받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그게 문제가 있다면 간병인에 열폭하지 마시고 우리나라 고용 시스템 전체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2014.03.11 23:56
제말은 고용시스템이니, 뭐 흥미로운 문제니 하는 거대담론적 지성으로 회피하시기 전에 그냥 심플하게 생각하시라는건데요.
2014.03.11 23:59
저야 말로 "정당한 댓가"니 "노동착취"니 하는 비현실적 소아적인 거대담론적 지성에서 주는 사람은 얼마까지 줄 수 있는게 한국사회에서 현실적인가를 심플하게 생각하시라는 건데요
2014.03.12 00:28
2014.03.12 00:28
2014.03.12 00:33
어느 교회 목사님이신가요? 멀쩡한 사람을 죄인이라고 하시고. 님이나 능력 되시면 나중에 꼭 400만원 내고 간병인쓰세요~
2014.03.11 23:15
편의점 점주가 우리도 힘드니까 알바에게 최저시급을 주지 않는게 나쁘지 않다는 전형적인 이야기군요.
2014.03.11 23:22
남의 글을 함부로 호도하는 군요. 본문에도 저는 최저시급을 올리는게 맞다고 썼어요. 그렇지만 지금 시점에서 시간당 1만원 따위의 생각은 한심하다는 의미지요. 편의점 알바에게는 알바에게 적정한(그게 보통은 그 사회의 최저 시간당 임금)임금을 주면 됩니다. 그렇지만 알바에게 시간당 2~3만원씩 주자는 게 합리적인 주장인가요?
2014.03.11 23:31
죄송한데 편의점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에요. 이 글의 주장이 그렇다는 겁니다.
길게 길게 써놨지만, 결국 수입의 절반이나 주는데 뭘 더 어떻게 하라는거냐? 이거 아니에요?
결국 무슨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결국, 나에게 고용된 사람의 노동의 댓가는 정당한 액수를 지불하고 싶지 않다는 거라는 겁니다.
아니면, 지금의 이 상태를 정당하다고 생각하시거나요.
2014.03.11 23:43
아니 정당한 댓가가 얼마 인가요? 그걸 님이 어떻게 재단하죠? 200만원이 정당한지 아닌지. 어이가 없군요. 제 말은 200만원이 정당한지 않정당한지는 모르나 자본주의에서 가치란 결국 그 수요자가 지불할 능력에 달려있어요. 전 지금 그 "능력"의 수준을 얘기하고 있구요 지금이니까 200만원이지 30년전에는 100만원(물가를 감안해서)도 않됐을 것이고, 60~70년대엔 월급조차 없는 가정부도 부지기수 였어요.(그게 정당하다는 얘기는 아니니 말꼬리 잡진 마시길) 도대체 누가 정당한 댓가를 그렇게 무 자르듯 판단할 수 있는지 어이가 없군요.
2014.03.11 23:58
일단은 법이 있는데요....
2014.03.12 00:01
법으로 최소한의 임금을 지정했어요.
24시간 연속 노동도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으나, 임금문제로만 제한시키면 최저임금법을 모르세요?
그니까 bankertrust님의 요지는 더 벌고 싶으면 캐나다에서 간병인하라는 건가요?
2014.03.12 00:16
그렇게 간병인이 열악한 상황이면 간병인 구하기가 어려워야 하는데 간병인 구하기 정말 쉬워요. 그런데 시간당 최저임금보다 더 주는 중소기업 생산직은 왜 그렇게 사람구하는게 어려울까요? 한국사회에서 한국인이 노동조건이 부당하다고 하는 업종은(일부 알바제외) 다 외국인 노동자가 침투했어요. 그런데 이 시장에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높지 않다는 건 간병인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그 사람들이 구할 수 있는 다른 직업에 비해 그렇게 열위하지는 않다는 의미라고 봐야죠. 더 벌고 싶으면 캐나다 가시면 "정당한 보상"을 받으시겠죠
2014.03.11 23:18
2014.03.11 23:59
그 정도 수입에 딸린 식구가 하나라도 있으면 대부분의 주에서 소득세는 거의 내지 않는다고 보면 되죠. 본문에 나온 세전/후는 별 의미가 없을겁니다.
2014.03.12 10:32
아 그러네요. 어차피 최소소득구간이라 연방소득세든 주소득세든 안낼 가능성이 높겠네요.
2014.03.11 23:23
그래서 결론이 뭔지 모르겠어요. 그냥 계속 이대로 쭉 가야한다? 줄 수 있는 만큼 줬으니 죄책감은 사양하겠다?
2014.03.11 23:34
저는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으니 님이나 느끼던지 말던지 하시길..
2014.03.11 23:37
헉 죄책감마져 안느끼신다고요?
2014.03.11 23:39
'느끼든지 말든지'입니다. 그런데 이 긴 글의 결론은 도대체 뭔가요?
2014.03.11 23:51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시는게 아니라,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는 군요.
2014.03.11 23:28
간병인을 환자가 직접 구해야하는 시스템을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병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환자 1인당 간병인 1인이 24시간 돌봐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간병인 1인이 환자 3-4인을 동시에 보게하고 대신 2교대 또는 3교대라던가 이렇게 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렇게되면 환자 입장에서야 좋지만 간병인은 같은 월급에 일이 많아지는 거니 물론 싫어하겠죠.
간병인 개인의 선택에 맡기기보다 아예 간병인이라는 직업을 병원 직원으로 하고
비용은 의료 보험에서 일부라도 부담을 해주는 쪽으로 나가야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2014.03.11 23:34
직접 구하는 것 자체는 별 문제는 없는것 같은데, 간병인 고용에 보험이 적용하고 최저 노동 조건을 정하는게 좋을 거 같아요.
3교대나 4교대를 강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겠지만요..
2014.03.11 23:37
그렇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2014.03.11 23:50
저는 직접 구하는 것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간병인은 어떤 조직에 속하는게 아니라, 환자에게 개인적으로 고용되는 형식인데
그렇게되면 3교대나 4교대를 강제하기도 힘들고, 최저 노동 조건을 정하기도 힘들다고 봅니다.
2014.03.11 23:53
개개인이 아니라 간병인 단체라면 좀 다르지 않을까요?
근데 단체화라고 하니까 파견업체라는 문제가 또 발생할듯...
2014.03.12 00:16
2014.03.12 00:31
세후 200만원은 우리나라의 딱 보통사람 수준의 수입입니다. 환자 보호자한테 매우 대우받구요(정식 급여외에 대부분의 환자 보호자는 간병인 눈치 엄청보고 용돈도 따로 주고 선물도 수시로 하는게 현실입니다.) 말씀하시는 수준의 시간당 최저 임금이런 수준이면 보통 사람이 절대 지불할 수 없는 수준이고요. 그게 가능하면 우리나라에 빈곤문제가 왜 있습니까? 몸만 않아프시다면 어려우신 분들 전부다 간병인 하시면 민생문제는 완전 해결이네요. 할 수 없는 걸(400만원이 국내 가구 가처분 소득인데 간병인 360만원 주라는 건 가족중 아프면 죽으라거나 갑부들이나 간병인 쓰라는 얘기죠, 게다가 세후 200만원이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적은 돈인가요?) 하면 된다고 우기면 그게 되는 건가요?
2014.03.12 00:23
2014.03.12 00:25
2014.03.12 00:40
300만원 버시면 어차피 능력 않되셔서 간병인 쓰시지도 못할 거구요. 전 간병인협회에서 정한 요율대로 정해서 드리고 그 가격이 그분들이 하시는 다른 일 대비 노동강도와 수입 모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님이 주장하시는대로 착취가 맞는다면 이 직종은 외국인 노동자 외엔 할 사람이 없어야 되는데 전화만 걸면 금방 금방 사람이 구해져요. 그만 두랄때까지 그만 두시는 분도 별로 없어요. 그런데 시간당 임금이 최소임금보다 훨 높은 생산직은 사람 구하기도 어렵고, 그만 두는 사람도 많고 외국인 노동자 판일까요. 어떤게 이익인지는 일하시는 분들이 제일 잘 알아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오지랍들 넓으시네요
2014.03.12 00:34
2014.03.12 00:42
그러니까 저는 한달에 200만원 드리고 있으니 님은 나중에 간병인 쓰실 때 법정 최소 임금 계산해서 400만원 주시고 쓰세요. 꼭이요
2014.03.12 00:36
이 논쟁은 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2014.03.12 01:01
논쟁은 아니고 몇분들과 좀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분들 느낌이 한달에 1천만원 버는 텐프로 아가씨한테 2백만원 버는 월급쟁이가 왜 인생이 이렇게 풀렸느냐고 집요하게 물어보는 상황같아요. 정말 간병인(비슷한 노동 유형의 입주 가정부)의 처우가 열악하면 그 분들이 집단행동이라도 하고(택시기사나 레미콘 기사처럼) 간병인 구하기가 정말 어려울 텐데 정말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법정 최저임금보다 훨 높은 식당이나 공장은 사람 구하기가 그렇게 어렵다는데. 간병인 하다가 그만 두시분들은 지금 일할 수 없냐고 자주 전화오고. 그런데 제 생각엔 간병인 한번도 않 써보셨을 것 같은 분들이 노동착취니 정당한 댓가 하시니 조금 우스꽝 스러워요. 뭐 잘 놀았습니다.
2014.03.12 00:47
2014.03.12 01:26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노동력의 값어치는 결국에는 수요와 공급이겠죠. 노동의 강도나 시간같은거는 2차적인거죠.
이런 강도의 노동에 이정도의 보상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해도 그정도의 강도에 그정도의 보상을 받고도 일하는 사람이 수요을 공급할정도로 있다면
그정도의 보상이 타당하게 되는거죠. 그럼 이 타당하다는것이 옳은것이냐? 그건 우리가 소위 말하는 도덕의 영역이겠죠.
도덕의 영역으로 진입하면 더 복잡해지겠죠,
정말 그정도의 보상이라도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절실하고 감사한 일자리겠지만 똑같은 보상이라도 절실하지 않은 입장에서는 착취일 뿐이고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하겠죠.
간병인의 고용주라도 입장은 마찬가지 입니다, 절실한 사람에게는 (그리고 지불능력이 충분한 사람에게는) 그정도의 보상을 받고도 일해주는 사람이 너무 고마울 테구요, 절실하지만 지불능력이 모자라는 사람에게는 그정도의 보상이라도 부담되고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위에 어느분이 말씀하셨지만 사회적인 정답이나 도덕적으로 이게 확실히 맞다고 할게 있을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면 수요와 공급이 결정하는 임금이 현실적으로는 타당한거겠죠.
2014.03.12 02:37
시스템 총체적으로는 글쓴님이 말이 굳이 틀린 부분은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런 수요 공급에 대한 논리가 젊은 세대의 열정페이나 무급인턴같은 착취구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걸 아시나요? 아무리 급여가 적고 복지가 후지고 불합리해도 이름 있는 기업의 무급인턴같은 곳에는 엄청난 젊은이들이 몰린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님의 논리대로, 그 일에 대체가능한 인력 풀이 넓기 때문에 그 정도 급여를 주는게 딱히 틀리지 않다? 이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봐요. 물론 님은 자본과 개인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고 하셨지만 일단 기저에 깔린 논리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계를 위해 노동을 해야하는 사람과 고용해야하는 사람의 입장이 실질적으로 평등하지가 않은데, 평등하다는 전제 아래 시장 논리에만 맡긴다면 노동자에 대한 권리나 대우가 하향평준화될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
2014.03.12 07:43
2014.03.12 07:46
2014.03.12 08:28
아버님께서 편찮으셔서 간병인을 쓴지 벌써 10년 다 되어 가네요.
지금까지도 간병인을 써 왔고, 앞으로 얼마나 더 써야할지 모르는 입장에서
매우 공감가는 글 입니다.
보험금 수령을 좀 많이 한 편이고 집안 재산도 넉넉해서 아직까진 별 무리가 없으나
기약 없는 간병인 유지에 가랑비 젖듯 통장 잔고가 빠져 나가는 것이 문득문득 불안해져요.
아무쪼록 bankertrust님이 이 기약 없는 아픔을 빨리 벗어나실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2014.03.12 10:34
아버님의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진심입니다. 전 뱅커트러스티님도 힘들게 생활하는게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간병인도 최저임금도 못받고 일하는 이런 비참한 상황에서 빨리 벗어날수 있기를 함께 바래주시면 제발좀 안될까요?
2014.03.12 10:07
본문은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흥미롭게 읽었는데, 댓글에 저자가 쓴 글을 보면서 원글의 의도까지 의심하게 됩니다.
이 글을 향한 몇몇 거친 반응은 솔직히 이해할만한 구석이 있습니다.
간병인 돈 대는 사람들의 상황이야 백 번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간병인의 처우가 이 정도여서야 되겠느냐는 말에 '그럼 시급 1만원이 말이 돼?'라든지 '그럼 왜 간병인 구하기가 이렇게 쉬운데?'라는 반응에 욱하는 사람이 있는 건 당연한 겁니다.
2014.03.12 10:41
솔직히 말하면
'간병인 부리는 입장' 생각만 해보고 감정이입들 하시지
간병인으로 일하며 그 대우받고 그 돈받고 생활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별로 못해보시는것 같아요...
2014.03.12 10:40
오늘 읽은 칼럼이 이와 관련된 주제인것 같아 링크 걸어봅니다. 결론은 잘 모르겠지만...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3092047015&code=99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