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기댈 데라곤 듀게 뿐이고... 매번 죄송합니다.

혹 심리상담이나 우울증 치료 등을 받아보셨거나 이에 지식이 있으신 분이시라면 절 좀 도와주세요.

궁금한데 어디 물어볼 데가 없습니다. 인터넷 검색은 신빙성이 떨어지고...

 

 

우울감과 화는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요?

 

우울증 치료를 받은 지 벌써 6년... 아니 해가 바뀌었으니 7년쯤 됐습니다.

그리고 약을 안 먹은지도 꽤나 오래 되었습니다.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와 지금의 차이는, 그때엔 그저 죽고 싶다고만 생각하고 세상이 회색빛으로 보였는데... 지금은 가만히 있으면 그나마 낫고, 또 미칠듯이 화가 난다는 것이지요.

 

왜 자꾸 화가 날까요.

전 요즘 제 자신의 상태를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미친 걸까요? 미친 사람의 증좌는 어떤 걸까요?

제 자신의 상태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알 수가 없어요.

비정상이라도 좋으니 제 자신의 상태를 좀 알고 싶어요. 누가 너 미쳤어, 라고 확인이라도 해 줬으면 좋겠어요.

 

어렸을 때처럼 모든 것을 좋게 보거나 좋게 보려고 애쓰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게 보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도 좋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모든 게 다 나쁘게만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왜 이럴까요.

입에서는 독기 묻은 말만 튀어나오려 해요.

요 며칠 듀게는 몹시 언쟁이 많았죠. 그런데 전 그 언쟁들을 보면서, 아무 기력이 없어 뭔가 쓸 말조차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평상시라면 알지도 못하면서 끼어들어 몇 마디라도 던지고 했겠지만(무책임하게도...) 지금은 이렇게 활발하게 언쟁을 하고 자신의 의견을 역설, 피력하시는 여러 분들이 대단하고 한편으로는 왜 저렇게 격렬하게 논쟁할 수 있는 걸까 하는 희미한 생각만 들 뿐이에요.

마치 모든 기력이 사라져버린 것만 같아요.

또 한편으론, 논쟁의 한가운데에 뛰어들어 뭔가 얘길 한다면 전 엄청나게 화가 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논쟁이 될 만한 거리는 모두 멀리하고... 성폭행 관련도 멍하게 스킵하고 있어요. 자신이라면 짜증은 나도 더 화를 내면 내가 힘드니까, 그냥 멍하게 넘겨버렸겠죠... 바보같게도.

 

예전에 읽었던 어떤 책에서는 화가 나는 것은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는 비합리적인 신념 때문이라고 했죠.

그런 걸까요?

아니, 난 알고 있는데. 모두가 내 말에 동의할 리도 없고, 내 말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니고, 나도 언제든 틀릴 수 있고, 모두가 내 말에 귀기울여야 하고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런데도 무의식적으로 모두가 내 말에 집중해주길 바라고, 내 말에 모두가 맞장구를 쳐주길 바라고 있어서 이런 걸까요?

 

얼마 전에도 어느 분이 글을 쓰셨죠. 에너지가 평균 사람보다 낮다고. 저도 그런가봐요.

요 며칠 운전면허 시험 본다고, 약간 기력을 소모한 것만으로 이렇게 지쳐 버린 걸까요.

보통 사람이라면 하룻밤 자고 일어나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기력을 회복할텐데, 전 몇날 며칠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어도 기력이 돌아오질 않아요. 아니, 기력이 솟아난 적이 있긴 했나 모르겠어요.

 

그리고 막연하게 짜증이 피어올라요. 내 이런 무기력함에도 짜증이 일고, 누군가가 화내는 게 싫어서, 다른 사람이랑 부딪히기 싫어서 자꾸 고개를 숙이고 사과만 하는 내 병신스러움에도 화가 나고,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고 하루하루 보내기만 하는 잉여같은 나에게도 화가 나요. 그리고 나를 그런 상황으로 만들게 하는(한다고 생각되는) 이 상황과 타인들을 저주하죠.

 

 

왜 이럴까요...

자꾸 나쁘게만 생각하고 나쁜 말들만 쏟아져 나와요.

오늘도 어머니가 손거울을 사오셨는데 디자인이 무슨 장난감 같은 거에요. 뭐 이런 걸 사왔냐고, 이런 건 애들이나 쓰지 누가 쓰겠냐고 말하고 보니, '엄마는 그래도 나 생각해서 사온 건데, 내가 왜 이렇게 말하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순간 흠칫하면서 또 바보같은 짓을 했다는 후회감과 자괴감이 몰려왔어요. 한없이 기분이 추락하네요... 언제부터 이렇게 독 묻은 말만 하게 변했을까요.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상처만 주는 날 선 인간이 되고 말았어요.

 

 

대체 왜 이럴까요. 뭐가 잘못된 걸까요.

병원에 가서 우울증 치료나 심리검사나 상담을 받으면, 좋아질까요?

씻은 듯이 낫진 않아도, 어느 정도는 기력이 회복되고 사회 생활을 할 수 있게 될까요?

 

너무나 막막해요.

병원에 가보고 싶어요.

비정상이라는 진단이라도 받고 싶어요.

하지만 전 무일푼이고, 어머니한테 '병원 가보고 싶으니 돈 좀 달라'라는 말은 꺼내기가 너무 힘들어요.

어머니는 저와는 달리 너무나 외향적인 성격이라, 내 우울증을 '맨날 집안에 틀어박혀있으니 그렇지, 네가 안 움직여서 그런 거다, 운동하면 나을 거다' 이렇게만 여기시는 분이라서.

밖에 나가면 스트레스만 받는 절 이해하지 못하세요.

 

너무나 갑갑해요.

목이 찢어질 듯이 메여올라요.

이런 답답함을 호소하고 싶어도 들어줄 사람이 없어요.

이런 얘기를 누구에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얘기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전 이해받지 못해 슬플 테니까요...

 

그래도 갑갑해서 미치겠네요.

이런 마음이 나을까요?

낫긴 할까요?

병원 가면 또 돈이 많이 들겠죠.... 어쩌면 좋을까요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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