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남과 가죽

2012.02.03 12:47

PLOTINOS 조회 수:758

버스남 이라하면 뭔가 콩닥콩닥하는 이야기로 전개될거 같은데 저도 남자에요.

저는 매일 아침 밥벌이를 하기 위해 같은 시간에 같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데요. 저 말고도 매일 그 시간에 그 정류장에서 타는 사람들이 있잖습니까? 누군지는 모르지만 매일 마주치는.. 그 중에는 건장한 남자도 한 분 계시는데요. 언제부터 였는지 몰라도 탑승 후엔 그 분이 항상 미소를 가득 띈 채로 절 응시하고 있더라구요. 눈을 계속 마주쳐도 피할 생각은 커녕 싱글벙글 하기만하고.. 처음에는 아는 사인가하고 생각해봤는데 그건 아니더라구요. 처음에는 '뭐가 저렇게 행복할까' 했는데요. 제가 성격이 모나서인지 점점 저 사람이 날 비웃는건가 싶고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속으로는 쌍욕을 되뇌이고 되뇌였습니다. 그러다가 뭘 그렇게 보냐고 말하려 마음을 먹은 날에 기분이 이상해졌어요. 그 분이 버스를 타고 전화를 받는데 아주 큰 소리로 통화를 합니다. '네 엄마. 버스 탓습니다.' 하더라구요. 지적장애인이었나봐요. 뭔가 복잡한 생각이 들었어요. 기분나빴던게 잘못된 것이었는지. 장애인이라고 해서 기분나빠하지 말아야하는지. 제 모난 성격 부끄러워해야하는지요. 그 사람을 매일 버스에서 보겠지만
그 사람은 여전히 미소를 띄고 저를 보겠죠?

저는 이제 곧 국방부로 가요. 사회에서의 시간은 남은 양이 정해진 채로 흐르고 있고. 그래서 호랑이 가죽을 남기고 가고 싶어요. 전 그게 글이었으면 좋겠구요. 시나리오를 쓰고 싶어요. 대작은 아니지만 그냥 제 이야기요. 항상 생각했었지만 생각만하다가 막상 쫒기기 시작하니까 실천하고 싶어지네요. 이곳에 글쓰는 분들 많이 계시나요? 지도받는 것도 좋구요. 시나리오 작법서도 추천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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