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승 감독의 파파

2012.02.03 17:33

감자쥬스 조회 수:1563

돌이켜보니 지금까지 한지승 감독 영화 중 마음에 안 들었던건 고소영이 대종상 여우주연상 수상을 해서

논란이 됐던 하루 밖에 없었어요. 입봉작인 고스트 맘마,찜,싸움, 그리고 드라마 연애시대까지 한지승 작품들은

다 재미있게 봤었네요. 그래서 파파도 무난한 감동과 웃음, 따뜻한 정서를 줄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이야기로 다른 내용을 뽑아낼 수도 있지만 한지승 감독은 원래 감상적인 사람이고 날카롭고 강한것보단

부드럽고 착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는지라 언제나 그랬듯이 작품성보단 대중성, 눈물겨운 감성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야기는 다소 억지스럽습니다. 고아라가 피가 다르고 피부색도 다른 엄마의 위장결혼으로 인해

생겨버린 객식구들을 가족이라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지키려고 하는 이유가 불충분해요. 왜 이 아이들이 그런식으로

가족구성원이 된건지도 모르겠고요. 심혜진이 위장결혼을 총 6번을 하는데 결혼했을 때마다 서류상의 남편에게 딸려 붙은

애들이 생긴겁니다. 거기다 이야기가 본론으로 들어가면 좀 엉뚱하게 흐릅니다. 고아라라 수년간 SM에서 연마한

춤실력,노래실력,영어실력 등 탈랜트적인 재능을 마음껏 펼쳐서 볼거리, 구경거리는 많지만 고아라를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하면서 주요 갈등을 펼친다는게 개과천선하게 되는 박용우와 아이들의 대안가족 형성과 잘 안 맞습니다.

보다보면 고아라 홍보용으로 만들어진 영화 같습니다.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든 못하든 고아라에겐 이득일것 같네요.

충분히 눈여겨 볼만한 실력이라 고아라 나오면 돋보입니다.

 

95프로 미국 로케이션 영화인데 굳이 그렇게 거의 올로케이션을 감행할 필요가 있었나 싶어요.

낭비. 감독이 콘티만 꼼꼼히 짜고 사전준비 철저히 했다면 실내 장면은 국내에서 찍고

야외 장면만 미국에서 찍어도 됐을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미국 스텝 근무시간 맞추고 애들 노동법 위반하지 않으려고

생고생 하지 않아도 됐을텐데요. 예전에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같은걸 보면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배경은 해외라도

구성장면이 실내라면 국내 드라마 세트장에서 찍더군요.

그런데 파파는 장면의 절반 이상이 실내 장면입니다. 야외 장면도 별로 없고 주요 이야기가 펼쳐지는 대부분의 장면,

중요한 감정씬이 들어간 장면도 거의 다 실내에요. 뭐하러 미국가서 찍었나 싶어요. 분위기를 담아오고 싶었나?

 

박용우는 이것저것 통제하고 지시하고 신경쓰느라 바쁜 감독의 디렉션을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매우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연기 내공. 진심으로 느껴지는 박용우의 감정연기가

감동적이었어요. 재작년에 맨발의 꿈을 동티모로에서 찍을 때 박희순도 감독의 연기지시를 거의 못 받았다고 하죠.

 

파파는 그냥저냥 무난한 영화에요. 에피소드 중심이라 맥이 끊길때가 많지만 자잘한 재미는 있습니다.

영화적 완성도나 재미보단 고아라와 박용우의 연기가 더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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