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를 만났어요. 어쩌다 보니까 졸업후 서로 연락을 못하다가 처음 만나는거였어요. 그런데 약속 장소에 나타난 친구를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대학 다닐 때 이미지하고는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이죠. 언뜻 보기에도 값비싸 보이는 브랜드로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치장을 하고 나타난거죠.

대학 다닐 때 그 친구는 총여에서 활동을 했어요. 자존심이 강했기 때문에 집안 사정을 잘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형편이 넉넉지는 않았을거에요.  저를 보고는 항상 회색주의자라고 핀잔을 주곤 했을만큼 상당히 급진적인 정치의식을 갖고 있었어요. 졸업 후에도 기업체 취업 대신 시민단체 쪽으로 진로를 정했죠. 저는 회/색/주/의/자 답게 그냥 무난한 진로를 택하였고요.

그런데 만나지 못했던 그 기간동안 그 친구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변신을 한거에요. 그 과정은 잘 모르겠어도 상당한 재력가 집안으로 시집을 갔고 지금은 부동산 컨설팅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쪽 세계에서 꽤 능력을 인정받는지 빌딩이나 상가 같은 대형 건물 거래를 주로하는데 큰 건이 거래가 되면 한번에 2.000여만원까지 커미션을 받는다고 하더군요. 

바뀐건 외모만이 아니었어요. 이명박을 지지하더라고요. 그리고 올해 대선에도 꼭 박근혜가 되어야 한다고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데선 벌린 입을 닫을수가 없었어요.

한나라 아니 새누리당이 집권을 해야 나라가 발전한다는거였어요.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10년동안 해 놓은게 뭐가 있냐는거죠. 북한한테 퍼주기만 하고..

박원순 시장 욕도 엄청나게 하더군요. 뉴타운 재검토로 부동산 시장을 다 죽여 놨다고요. 정말 그때 그 친구가 맞는건가 몇번이나 얼굴을 다시 확인했어요. 하마터면 졸업후 처음 만난 친구하고 큰 싸움을 할뻔 했어요.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영 씁쓸하더군요. 환경이 사람의 거의 모든 것을 바꿔 놓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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