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라는 단어는 선승들이 붙잡는다는 공안, 화두처럼 제 인생에 박아 놓은 생각 거리입니다.

 

지금 행복하신가요?? 라는 질문은 사실 무례한 질문이고 지금 행복하다는 자신있는 고백은 너무 과시적이라는게 그동안 느낀 것들입니다.

 

뭐랄까요? 제가 늘 사람들에게 말하는 행복이란 사실 불행과 한쌍이거든요. 그림자가 없으면 빛의 존재를 알기 힘든것 처럼.. 불행해지기전까지는 사실 행복의 가치와 존재 여부도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행복은 별일없이 사는 겁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가 혹은 아내가 끓여준 된장 찌개를 호호 불어가며 먹는 것. 가끔의 주말 저녁에 애들 재우고 나서 치킨에 맥주를 나누며 영화라도 보는 것. 그리고 그 와중에 병에 걸린 가족이나 친척, 친구가 없고 나름대로 평온하게 일상을 영위하는 것.

 

불행이라는 친구가 불청객처럼 찾아와 눈앞에 버티고 서서 빚을 받아내는 사채업자마냥 악을 쓰기전까지는 아마도 행복의 존재를 알기가 힘이 들겠죠.

 

인생은 확률적인 통계 숫자보다는 구체적입니다. 병에 걸릴 확률이 30%라는 얘기는 내가 멀쩡할 확률이 70%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돈이 많은 노년이거나 돈 걱정이 없는 부자가 아닌 다음에야 병원비를 감당하려고 통장에 잔고를 불려둔 준비성 많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어젠가.. 보험 관련해서 올라온 글들을 보고 한마디쯤 보태려고 하다가 이제야 글을 적습니다. 보험은 행복이라는 최소한의 마지노선.. 별일 없는 일상을 지키는 그런 거라는 생각으로 십여년 넘게 몸담아 온 사람으로써.. 한마디쯤 보태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여전히 행복이라는 단어는 제 인생의 화두이며.. 오늘도 저는 별일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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