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극히 개인적인 잡상에서 비롯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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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할 일은 많은데 무엇도 하기 싫은 일이라는 게 문젭니다.

구직도 해야겠고 중국어 학원 과제도 해야겠고 복습도 해야겠고.

그런데 무엇 하나 하기가 싫군요.

그래도 지금까지 여기저기 이력서는 넣었습니다. 다 반응없이 흩어져버릴 거라는 걸 예상할 수 있어서 슬프지만...

조건이 좋은 곳은 당연하게도 사람이 많이 몰리고, 조건이 별로인 곳도 절 써주지는 않겠다는 게 쉽게 예상되어서 또 슬픕니다.

하긴 일할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그 중에 왜 하필 날 고르겠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더 생각하면 우울만 깊어질테니 그만두었습니다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는데 왜 이렇게 먹고 살기가 힘든지 모르겠군요.



2.

아무튼 극도의 우울함을 어떻게든 이겨내고자 비실비실 이력서를 넣고...

이렇게 우울할 때는 배도 그다지 고프지 않죠. 

쓸쓸하고 마음이 아플 때는 축제가 벌어진 밤의 번화가에 가고 싶어요.

사방은 번쩍이는 조명으로 대낮 같고, 정신없는 호객꾼의 목소리와 흥겨운 음악 소리, 그리고 모두가 즐거운 듯이 부대끼듯 걷는 거리.

그런 곳에 있으면 조금이나마 내가 외롭다는 걸 잊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죠. 


지금은 너무도 조용하지만.

원래 조용한 밤거리를 사랑하는 저이지만.... 지금은 너무나 쓸쓸하네요.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요.

태어나서 외로워해 본 적은 많지만 이렇게까지 곁에 누군가가 없는 게 쓸쓸한 때는 제 인생에서도 정말 드문 때이군요..



3.

아무튼 뭐라도 먹으면 좀 이 기분이 희석될까 하여 단 것을 사왔습니다.

홈플러스에서 사온 애플 쿠키라는 건데.... 근데 뭐랄까 보들보들하고 부드럽게 입안에서 바스라지는 것이 빵도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케이크에 가까운 식감이랄지.

쿠키라고 하면 무조건 딱딱하고 바삭바삭한 것만 생각해 왔던 무식한 제게 이것은 또 다른 신세계네요.


사실 전 어디까지가 빵이고 어디까지가 케이크이며 어디까지가 쿠키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빵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나 해외문물(?!)에 관심이 많으신 여러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우리가 사먹는 초코파이 같은 과자도 외국에선 케이크라고 부른다지요? 저는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신기하더군요. 대체 어떤 점이 빵과 쿠키와 케이크를 갈라놓는 것일까요.

어쨌든 맛있네요 이거.... 냠냠.



4.

아래의 천연과 비천연에 대한(?) 글을 보고 있자니 저도 의문이 드는 게 있습니다.

바로 환경호르몬에 관한 건데요.

저희 어머니는 플라스틱 그릇에 뜨거운 것을 넣으면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여 인체에 매우 해롭다고 굳게 믿고 계십니다.

그래서 늘 사기그릇을 선호하시죠.

그런데 제가 일본에 가서 그런 이야기를 물었더니, 아무도 그런 얘기를 모른다고 하더군요. 일본은 나름 환경에 관심이 많은 국가지만 그런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어, 라는 게 제 질문에 대답한 사람의 변.

정말 그런 게 존재하긴 하는지... 검색을 해 보니 유해한 환경호르몬을 유발하는 플라스틱의 제조생산은 중단되었다는 기사가 보이는데 말이죠.

어쨌든 제 어머니는 '플라스틱에 뜨거운 것을 넣으면 안 된다'고 철썩같이 믿으실 테니 뭐 제가 좀 설득해본다 한들 소용이 없겠죠.


맹목적인 믿음이란 이래서 무서운 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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