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 결혼하는 여자 잡담

2013.11.18 09:51

가라 조회 수:4606


토요일밤에 봐야 하는게, 응답하라 1994, 한식대첩, 세번 결혼하는 여자, (거기에 가끔 SNL 코리아) 입니다만 애매하게 시간들이 겹칩니다.


하여튼..

김수현 드라마에서 젊은 배우들(이라고 해봐야 30대..)이 연기력이 좀 딸린다는 느낌을 받는게..

김수현이 쓰는 대사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쓰는 느낌이랄까.. 혹자는 김수현이 쓰는 대사가 서울사투리라고 하던데, 서울 태생에 서울/수도권에서 30여년을 살았던 제가 듣기에도 미묘하게 어색하죠.  그리고 김수현 할매가 대사 한줄 연기자가 고치는 것도 깐깐하게 군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러다 보니 (연기를 못하진 않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배우들이 김수현 대사를 소화하기가 어렵고, 어색한 대사를 어색하게 읇다보니 연기가 어색해 보이는게 아닐까 싶더군요. 특히나 어제 방영분에서 하석진...(...)


이지아는 뭔 마성의 매력이 있길래 부동산 부자의 외동아들을 잡았다가 이혼하고 다시 리조트(?) 재벌 아들이랑 결혼을 하나요. 어느분이 이지아의 비밀 얘기를 하셨는데, 서태지랑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다시 정우성이랑 사귀던 현실과 묘하게 오버랩이 되긴 합니다.  하여튼, 이지아가 메인인 만큼 그쪽은 이지아의 앞날이 불행해질 수 있는 불안정한 요소들이 깔려있어요. 하석진의 복잡했던 여자관계, 그리고 혈압으로 쓰러졌던 병력이 있는 강부자.. 며느리가 싫지는 않지만 재혼이라는 것 때문에 뒷말 도는게 싫어서 공식석상에 같이 다니기는 껄끄러운 김자옥..


기획의도를 읽어보니 (김수현 할매가 썼을지, PD가 썼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이야기가 있네요.


....또한, 결혼을 함으로써 비롯되는 가족 간의 결합, 

거기에서 오는 가족 간의 가치관과 문화의 차이는 
참기 힘든 강도의 수많은 결함들과 문제점들을 흔히 만들어 내고, 
죽도록 사랑했던 두 남녀가 이혼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혼이란 아름다운 서약이기도, 행복이기도 하지만 때론 
그 제도에 얽매여 살아간다는 것이 누군가에겐 평생의 족쇄로, 불행으로 
점철되는 경우도 있어 그들은 이혼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이지아의 이혼의 원인은 시어머니+시누이 더블 콤보였죠. (김정난은 왜 결혼 안하고 어머니 집에 사는지..) 

어제 송창의 혼자 술쳐먹고 콧물(...) 흘리며 소리지르는데 참 불쌍해 보이더이다. 자식에 대한 집착이 도리어 자식을 불행하게 할수도 있다는걸.. 머리로는 알아도 정작 자기 일로 닥치면 모르죠. 김용림이 딱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고.. 

서로 죽고 못살아도 가족간의 캐미가 안 맞으면 결혼은 안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아니면 가족과 연을 끊던가... 김수현 할매가 완전한 사랑에서 재벌급 집안 자식이었던 차인표가 김희애와 결혼하기 위해 집안의 원조를 다 팽개치는 모습을 그렸죠. (다른 드라마랑 조금 헷갈리는데 완전히 연을 끊고 살았는지 왕래는 좀 하긴 했는데 지원만 못 받았는지...)

의외의 디테일에 강한 김수현 할매라는걸 생각해 보면, 과거 회상씬에서 송창의가 은행원이었다는 것도 김용림 치마폭에 살던 부자집 아들네미를 그리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예전에는 수백억 자산가들 자식이 아버지 재산 관리하는 은행에 입사해서 '우리 부모님 재산관리만 해도 연봉값 한다' 라며 특채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니까요. 김용림이 '건물 관리하고 세나 받으면서 살아라' 라고 하는 걸 뿌리치고 자기 사업 하는 것도 어머니의 경제적 지배에서 벗어나보려는 시도인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케바케지만 시모와 며느리 갈등은 아들네미가 중간에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하는데, 우유부단한 송창의는 사실 어머니 탓 할 자격도 없죠. 이혼하기 전에 분가라도 하던지..



....그리고 여자는 어머니이기 위해 한 여자,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온전히 포기해야 하는 걸까라는 은밀히 금기시된 명제에도 조용히 의문을 던져본다.....

 

아마 이지아가 슬기를 버리고 결혼한 스토리를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식을 위해 부모가 온전히 희생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정작 자식을 낳고 나면 이성보다 감성이라...   이지아가 슬기를 아빠에게 보내지 않는게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 이상하게 될거라는 이유지만, 사실은 김용림이 좋아하는 슬기를 보내지 않으므로서 김용림에게 복수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김수현 할매 전작들을 생각해 보면 이지아-송창의가 다시 결혼해서 '세번'을 채우진 않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럼 대체 누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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