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의 신기한 능력

2014.10.13 12:12

익룡 조회 수:5543

어떤 남자 분이 있습니다.


꽃미남은 아니지만 서글서글 호감이 가는 외모와 건장한 체격을 가졌구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에게 굉장히 다정하고 자상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여성들에게 호감을 사는 데, 겪어보면 행동이나 말투가 느끼하지 않고 참 담백하고 진솔해요. 깜짝놀랄 정도로 다정한데 "이것은 썸인가?" 라는 생각이 들라치면 2% 부족한 선에서 딱! 끊습니다. 그래서 바람둥이라거나 평가는 받지 않아요. 남자들도 '좋은 놈'이라고 합니다.


학벌이나 직업이 좋지는 않아요. 소득도 자기 또래의 한 1/3 정도일 듯 합니다. 그나마 요령 있게 못 모읍니다. 그리고 결점은 한 가지 일을 2~3년 이상 꾸준히 못 해요. 작정하고 게으르거나 빈대 근성이 있는 사람은 아닌데, 성격이 유한 대신 '근성'이나 '끈기'는 부족한 듯 합니다. 특정 기술로 프리랜서식 일을 주로 해서 회사원과는 감각이 다릅니다.

'나름' 열심히 하는데, 노력의 양이 충분하지도, 방법이 영리하지도 못 한 것 같아요. .


그런데 신기한게 이 사람 주변에 사람이 끊이질 않습니다. 직업 소개해 주는 사람, 먹을 것 입을 것 나눠주는 사람, 이성의 호기심&대쉬 등등등.

예를 들면 직업을 바꿀 때 마다, 그 분야에서 필요한 자격 요건이 안 되어도 그 쪽 지인이 어떻게든 '깍두기'로 껴 주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또 거기 가서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며 잘 삽니다.

아주 어린 소녀부터 할머니까지 그 분을 여러 종류의 감정으로 좋아합니다. 그리고 주머니 속의 사탕, 냉장고 속 반찬, 손수 만든 케잌 등등 다 나누고 싶어 하구요.

페이스북 친구 숫자란게 부질 없긴 하지만 500명쯤 되구요, '카톡',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려 댑니다. 정작 본인은 그런 것들을 내려 놓고 숨고 싶어 하지만요.  


좀 부럽고 질투나는 건, 그 분에겐 연애도 우정도 '저절로 찾아 오는 것'이라서 관계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남의 호감을 사려는 노력도 당연히 안 하구요.

모임에 나가면 말 없이 조용히 앉아 있고, 사람들이 알아서 그의 연락처를 물어물어, 페이스 북을 찾아찾아 연락을 해 옵니다

그가 오만해서가 아니라 노력이란 걸 해야 되는 줄 모르는 것 같아요.결코 먼저 연락 하는 법이 없구요. 대신 연락이 오면 엄청 반가워 하지요. 

"다음에 내가 연락 할 게" 라는 말도 하지만 대체로 공수표에요.


또 누가 베풀면 그 사람에게 갚아야겠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그냥 해맑고 천사 같은 표정으로 감사하게 받고 끝이에요. 얌체라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서운할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자기가 더 많이 베푸는 입장인 관계를 겪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렇지 싶어요.


그래도 사람들은 끊임 없이 그에게 먼저 전화를 해서 내가 밥을 사줄테니 만나자고 하지요.


저는 사실 대인 관계에서 상호 노력이 중요하다고 보는 편이고, 무심한 사람, 소위 '쿨' 한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런 저도 깜빡 넘어가요.

얼마 전에 백화점 지하에서 특이한 외국 요리를 발견했는데 저도 모르게 '이 친구 이런 거 먹어 봤으려나? 하나 사다 줘야겠다...' 라고 생각하며 집어들었으니까요.


처음에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다, 한숨이 푹 나오면서 솔직히 이 분의 10년 후가 걱정이 됐습니다. 그런데 겪어 보니 왠지 이 분은 이런 매력으로 평생 사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속 좁게 샘도 나고 좀 깎아 내리고 싶었습니다. 질투도 났구요. 그런데 지금은 다른 스펙 대신 이게 이 분의 재능이자 능력이구나! 하고 납득하게 됩니다. 


그런데 비결이 뭘까요? 겪을수록 뭔가 서운하고 약오르는데 떠나지질 않게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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