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에서처럼

2022.11.07 14:16

칼리토 조회 수:300

요즘 네이버 시리즈에서 괴력난신이라는 웹소설을 보고 있습니다. 


특징이라면 주인공이 어마어마한 살인마라는 걸까요? 게다가 인간적인 감정이나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고..빌런이냐 하면.. 이게 또 애매해서 죽이는 상대중에 힘없고 돈없고 빽없는 평민은 없죠. 다들 죽을만한 이유가 있는 사연으로 얽혀있는 인간들인데 그렇다고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 맥락 없이 자신의 이해 관계 때문에 죽여도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죠. 


댓글을 보면 주인공에게 이입하기 힘들다는 평부터 사이다라 시원하다는 평까지 극과 극인데.. 작품 자체는 꽤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태원 관련 기사와 영상은 눈 똑바로 뜨고 못 보겠다 싶어 흘려 보고 흘려 듣고 있습니다. 저 자리에 가족이나 친구, 친지들이 있을수도 있었고.. 만약 그랬다면 제 마음은 지금쯤 천갈래 만갈래 복잡하겠죠. 


그 와중에 이 책임이 어디에 있고 누구에게 있는가.. 생각하다 보면 정체 모를 분노가 스물스물 올라와서 정말 그런지 아닌지를 떠나 가능성이 높은 대상을 상대로 한 폭력 혹은 증오와 분노가 솟아 오릅니다.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이런 감정으로 동족에게 총뿌리를 들이대고 죽창으로 찔러대고 하셨겠구나 싶기도 해요. 


이런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요? 모른 척 외면하거나 다른 관심 거리를 찾아 관심을 돌리면 될까요? 무작정 슬퍼하고 분노하기만 해서는 스스로만 피폐해질 거 같고 그렇다고 가만히 닥치고 있자니 끓어 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너무 거세기도 합니다. 


영화 킹스맨의 마지막에서 상류층 사람들의 머리가 펑펑 폭죽처럼 터지는 광경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망상에 불과하지만 그 장면처럼 누군가의 머리가 펑펑 터져나가는 상상을 하면 속이 좀 시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이 다르고 나랑 정치색이 다르며 훌륭한 일베충이라고 하더라도 그의 머리가 펑펑 터져나가기를 기원하는 건 너무 폭력적이고 인명을 경시하는 것이죠. 나 스스로 괴물이 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알아요. 알긴 아는데..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 것 같은 시대에.. 그런 상상이라면 그나마 해를 덜 끼치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 펑 *** 도 펑... 바야흐로 괴력난신의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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