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2 05:51
최근에 미드를 잠시 볼 까 해서 추천 받아서 본 것 중에 하나가 모던패밀리 였습니다.
사실 모던 패밀리를 보기 전에 본 것들이 빅뱅이론 같은 좀 강한(?) 작품들이라서 1시즌의 초반 에피소드들은 굉장히 심드렁하게 봤습니다.
그런데 보다보니 정말 빠져들고 또 오히려 애착이 가는 작품이더군요. 그래서 쉬지않고 며칠 간 최근 에피소드까지 전부 보게 됐고요.
그 중에서도 가장 즐겁게 보게되고 또 반대로 슬펐던 가족은 미첼- 캠 게이부부 였습니다.
관심있게 보게 되는 이유는 제가 게이인 점이 클 것이고 , 보면서 우울해지는 건 그들이 너무 행복해보여서겠죠.
물론, 이 드라마 역시 당연히 드라마이고 또한 유머가 있는 작품이다보니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이상적인 얘기만 줄줄 읊어대는 느낌도 없잖아 많이 받곤 합니다.
그걸 알고있음에도 드라마를 보고 흐뭇하게 웃다가도 종종 제 현실과 비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갑자기 우울해지곤 하죠.
개인적인 사정이니 자세히 말을 못하지만, 미첼-캠 부부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같이 한 사람과 보내왔음에도
여러 여건 및 상황 상 같이 지낼 수도 혹은 같이 살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 하는 저와 제 애인이 자꾸 오버랩되곤 하니까요.
미첼과 캠처럼 가족들에게 커밍하고 받아들여지고 , 서로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의지하며 자식을 키워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뼈저리게 부럽던지요.
저는 보수적인 가정이랄지...혹은 굉장히 가족적인 가정에서 자라서 가족 끼리 서로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고 그런 것에 너무 익숙합니다.
그리고 아이도 너무나도 좋아하고 사랑하고요. 뭐 즐겁게 인생을 즐기는 쪽으로 사시는 분들도 있지만, 전 정말 가정적인게 제게 맞고 그렇게 살고싶어요.
형제들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또 새 가족들이 기존의 저희 가족에게 인정을 받고...
저는 이게 너무 부럽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고 저와 제 애인은 아마 평생 이루지 못할 일일 겁니다. 서로의 가족에게 상대방을 절대 말 못하고
같이 살거나 아이를 키우는 미래는 없을 거고요. 모르죠 한 3~40년 뒤엔 가능할지도요.
당연히 이성애자분들 중에도 제이-글로리아 나 필- 클레어 와 같은 안정적이고 이상적인(?) 가정을 부러워하시거나 꿈꾸는 분들도 있으시겠죠.
그런데 저에게 있어서 모팸의 캠-미첼 부부는 이루지 못 할 꿈이라는 게 너무 안타깝네요.
우울할 때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드라마인데 동시에 또 우울해지는 뭔가 이상한 기분입니다.
뭐 우울한 얘기만해서 잠시 덧붙이자면
2시즌에 나단 레인(네이든 레인)이 페퍼 역으로 나와서 너무 좋았습니다. 옛날 부터 정말 좋아하던 배우거든요. 미국을 갈 일이 없겠지만 가게 되면 브로드웨이에서 꼭 그의 공연을 보고싶기도 하고요. 뭐 페퍼 역은 버드케이지에서의 알버트 역과 비슷한 느낌이긴 했지만요. 여튼 생각 않고 보다가 보게 되서 너무 행복했어요.
에피소드 중에 게이들이 나오면 확실히 다른 스트레잇들과의 패션이 다른 건 알겠는데, 정작 한국 일반남성들의 패션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미첼-캠의 패션이 더 가까운 느낌도 들더군요. 예전에 어디선가 동양계 게이들의 패션이라고 분석한 모습이 한국에서 일반 젊은 남성들의 패션과 별 차이가 없었던 걸 보는 기분이었어요.
2012.02.2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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