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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한 넷플릭스 영화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캄보디아 출신 인권 운동가 로웅 웅의 회고록 [First They Killed My Father: A Daughter of Cambodia Remembers]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1975년, 캄보디아가 크메르 루즈 정권 통치 하에 놓이게 되면서 어린 웅과 그녀의 가족은 다른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처럼 매우 암담한 시기를 겪게 되는데, 영화는 웅의 시선을 통해 담담하게 관조하면서 상당한 감정적 순간들을 자아냅니다. 참고로, 본 영화를 보는 동안 같은 소재를 다룬 [킬링 필드]가 자동적으로 떠올랐었는데, 완성도를 고려하면 본 영화도 그 영화만큼이나 자주 기억될 것 같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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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럼버스]

 지지난주 일요일에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하는 특별상영회를 통해 본 [콜럼버스]는 듣던 대로 무척 좋은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배경인 인디애나 주 콜럼버스 시의 여러 현대 건축물들이 근사한 풍경들을 제공하는 가운데, 영화 속 두 주인공들을 통해 전개되는 드라마는 소박하지만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언제 정식으로 국내 개봉할지 모르지만, 기회 있으면 꼭 재감상할 예정입니다. (***1/2)


 P.S.

  주연배우 존 조의 팬들이 많이 왔다고 들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상영회 표가 거의 매진되어서 어리둥절했는데, 알고 봤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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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화이트]

 [제임스 화이트]는 꽤 익숙한 유형의 이야기입니다. 자기 인생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문제인 젊은 주인공 제임스 화이트는 그의 어머니의 병세가 전보다 악화되자 그녀를 보살피는 일에 더욱 더 주력하는데, 영화는 이를 통해 그가 아프게 성장하는 과정을 가식 없이 진솔하게 그려나갑니다. 카메라가 화이트를 집요하게 따라가면서 지켜보는 동안 주연배우 크리스토퍼 애봇은 성실하게 영화를 이끌어 가고, 어머니 역을 맡은 신시아 닉슨도 마찬가지로 좋은 연기를 선사합니다. 한마디로, 작지만 여러 모로 알찬 수작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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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산성]

 예고편을 볼 때 별다른 기대를 가지지 않았지만, 결과물은 생각보다 썩 괜찮았습니다. 이야기를 예정된 결말을 향해 우직하게 굴려가는 동안, 영화는 써늘하고 황량한 겨울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출연 배우들은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영 시간이 좀 길다는 생각이 들지만, 하고자 하는 일들을 충분히 했으니 괜히 투덜거리지 말아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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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사랑]

 [시인의 사랑]의 시인 주인공 택기의 인생은 단조롭기 그지없습니다. 간간히 시를 쓰긴 하지만 그의 경력은 지난 몇 년간 제자리걸음을 해왔고, 그 대신 생계를 책임져 왔던 아내와의 관계는 서먹해진지 오래이지요. 그러던 중 그는 새로 연 도넛 가게의 젊은 점원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데, 그 점원에게 가까이 갈수록 더욱 더 시적 영감을 받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익숙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가는 게 마음에 들었지만, 후반부에 가서 영화는 주인공만큼이나 많이 머뭇거리고 그 때문에 밋밋한 인상을 줍니다. 제주도 풍경 보는 재미가 어느 정도 있고 [똥파리]에 비해 많이 양순해 보이는 양익준의 연기도 좋지만, 짐 자무시의 [패터슨]을 대신 추천하고 싶군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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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월의 끝]

 결말에 가서도 모든 게 설명되지 않으니 좀 어리벙벙하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을 둘러싼 어둡고 신경질적인 분위기는 상당한 인상을 남깁니다. 보는 동안 로만 폴란스키의 [리펄션]이 연상되었는데, 그 영화를 좋아하시면 본 영화도 많이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 


 P.S.

 영화 배경은 전주로 되어있는데, 영화 속 동네 골목 분위기는 제겐 좀 낯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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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Souls at Night]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리테쉬 바트라의 신작 [Our Souls at Night]는 참 잔잔한 황혼 로맨스 영화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이웃으로 지내온 두 노년 주인공들이 그저 같이 밤을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서로와 점차 가까워지는 모습을 느긋하게 그려내면서 영화는 훈훈함을 자아내고, 이미 여러 번 같이 공연한 적이 있는 로버트 레드포드와 제인 폰다야 믿음직스럽습니다. 전반적으로 꽤 담백하지만 관록 있는 주연배우들 덕분에 나름대로의 뒷맛을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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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장]

 줄거리를 대강 들었을 때 볼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만, 영화는 생각보다 많이 재미있었습니다. 간간히 저예산 티가 나긴 하지만, 영화는 이야기 속의 날선 아이러니와 모순을 끝까지 잘 유지하는 편이고, 감독/각본가 남연우는 기꺼이 자신의 비호감 캐릭터를 위선과 수치의 구렁텅이로 내던지면서 여러 인상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냅니다. 완전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박수는 받을 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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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럴드의 게임]

 국내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제럴드의 게임]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을 한 영화입니다. 어이없으면서도 악몽과 같은 한 상황 속에 갇힌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둔 원작 소설은 영화로 그다지 잘 옮겨지지 않을 것 같지만, 감독/공동 각색가인 마이크 플래너건은 생각보다 이야기를 노련하게 굴려가고 주연배우 칼라 구지노와 브루스 그린우드는 영화를 든든하게 지탱합니다. 마지막에 가서 김이 빠지는 게 유감이지만, [그것] 못지않게 성공적인 스티븐 킹 소설 각색물입니다. (***)


 P.S.

 스티븐 킹의 여러 다른 소설들이 직접/간접적으로 영화 속에서 언급되는데, 그 중 하나는 소재나 주제 면에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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