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하면 바로 몇 시간 전에 올라온 보도자료 기사가 뜨는 최신작입니다. 제목에 작품 설명이 다 있네요. ㅋㅋㅋ 에피소드 6개에 편당 20여분 정도로 짧아요. 다 봐야 좀 긴 영화 한 편 정도. 스포일러는 없을 예정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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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뻘소리지만 밤은 좋지 않습니까? 어려서부터 밤이 싫거나 무서웠던 적이 한 번도 없...)



 - 앤솔로지니까 또 그냥 결론부터 내고 시작하겠습니다.


 뭔가 21세기 초반에 반짝 했던 한국 호러 붐(?) 시절에 쏟아져 나오던 그 호러 영화들 퀄과 분위기와 스타일들... 에 2022년스런 소재들이 결합되어 그 중간 어딘가 쯤의 애매한 퀄리티로 완성된 영화들입니다. 그리고... 단편 영화들이라기보단 티비 단막극 느낌이 강해요. 납량 특집!!! 계절이 안 맞아

 옛날 호러 느낌이 드는 것 중 가장 큰 부분이,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이 호러 효과를 점프 스케어에 의존합니다. 뙇! 신경 긁는 짧은 음악 풀 볼륨!!! 순간 이동으로 화면 가득 튀어나오는 흉칙한 귀신 얼굴!!! 그리고 그 귀신들 자체도 뭔가 좀 올드한 느낌이에요. 구리다기 보단, 그냥 옛날 귀신님들 오랜만에 다시 뵙는 느낌. 게다가 제작비가 많이 모자랐는지 cg나 분장들이 좀 많이 저렴합니다. ㅋㅋ 레트로를 의도한 것도 아닌데 다 좀 부실해요. "완전 구린 건 아니지만 분명히 부실해!" 라는 느낌으로 부실합니다. 

 여기에다가 배달앱, 자살예방전화, 편의점 cctv, MZ 세대(ㅋㅋㅋ)... 뭐 이런 요즘스런 소재들을 끼얹어서 요즘 이야기 느낌을 주려는데 사실 그마저도 그렇게 잘 녹였다기보단 그냥 옛날 이야기를 요즘 소재로 살짝 업데이트만 한 느낌이 많았구요.

 

 이게 나름 컨셉이 있는 앤솔로지인데 그 컨셉이 전혀 안 느껴져요. 그러니까 여섯 편의 이야기가 모두 여성 주인공을 내세우는 '여성에 대한 호러'라는 게 컨셉인데요. 그냥 주인공이 여성일 뿐 '여성의 이야기'라고 생각할만한 구석이 거의 없습니다. 대략 두 편 정도... 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는데 나머지는 그냥 주인공을 남자로 바꿔 놔도 아무 위화감이 없을 이야기들이어서요. 뭔가 참 여러모로 애매~ 한 느낌입니다. 완성도도, 컨셉두요.


 결론적으로... 이 시리즈를 재밌게 보시려면 기대치 설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진짜 그냥 옛날옛적 공중파 납량특집극 정도 생각하시고서 '오랜만에 그런 거 함 보자 ㅋㅋㅋ' 라는 맘으로 보시면 괜찮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수작 호러 단편을 발견하고 싶으시다든가, 21세기 한국 호러의 미래를 보고 싶다든가, 혹은 뭐가 됐든 되게 재밌거나 무서운 게 보고 싶다든가...

 하시면 그냥 다른 걸 보시는 게 낫습니다. ㅋㅋㅋ 그냥 별로였어요. 소감 끝.

 


 - 늘 하던 버릇대로 에피소드별 간단 잡담입니다만. 정말로 할 얘기들이 많지 않네요.


 1.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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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극인 척하는 도입부가 좀 재밌었네요. 감독님은 제가 모르는 영화만 만드신 김정민 감독.)


 - 성당 신부님에게 '속죄용 봉사 활동'을 추천 받아 쓸 데 없이 큰 한옥집에 혼자 사는 시각 장애인 할배를 돌보게 된 젊은이 이야기입니다. 


 제목을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유우명한 작가님의 유우명한 모 단편이 원작입니다. 그걸 한국으로 배경을 바꾸고 성당, 한옥 같은 요소들을 집어 넣은 건데요.

 그냥 거의 분위기로 승부하는 작품입니다. 원작 소설이 끝 없이 이어지는 유려한 묘사들로 별 사건 없는 이야기를 근사하게 꾸며냈다면, 이 영화는 쓸 데 없이 넓은 한옥집의 적막함 속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위화감과 공포를 집요한 좌우대칭 구도와 짧게 들어가는 효과음들로 전달해주려 애를 써요. 역시 별 큰 사건은 없구요.

 되게 작은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이 시리즈에선 가장 완성도가 좋은 편이었네요. 그래도 컨셉을 깔끔하게 잡고 끝까지 그걸 잘 구현했어요.



 2. 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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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은 원래 아이돌이셨다고? 연출은 역시 저는 잘 모르겠는 최윤호 감독이시랍니다.)


 - 집 콕 라이프를 즐기는 여성이 나옵니다. 부잔가봐요. 집이 쓸 데 없이 넓고 간지나네요. 아 아니다, 알바로 곰인형 만들어 납품하는 걸 보면 부자는 아니고 하우스 푸어(...)

 암튼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어느 날 굉장히 괴상한 조건으로 일이 들어와요. 10일 안에 곰인형 100개를 만들어 보내라. 그리고 만드는 동안에 계속해서 우리가 보내주는 주문을 외워라. 사실 확인용으로 녹음기에 녹음도 하고. 이 조건 다 지키면 선금 500에 니 평소 페이의 3배를 주겠다...


 시작은 좋은데 이 괴상한 곰인형 만들기가 그렇게 큰 의미 없이 중반에 끝나 버려서 허탈하구요. 그거랑 관련해서 벌어지는 후반의 사건은 1) 일단 별로 재미가 없고 2) 전반부가 별로 필요 없는 이야기라 쌩뚱맞습니다. 그리고 결말은 하품 나올 정도로 예상대로, 뻔한 클리셰라 뭐...



 3.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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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희가 또 호러에 나와서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만... 감독은 '슈퍼모델', '팔로워', '학교기담'등의 티비용 호러들과 '여곡성', '마녀'를 연출한 유영선 감독.)


 - 제목을 이렇게 지어도 되는 걸까요? 윤성호의 그 작품 제목도 오리지널은 따로 있다지만 그건 일단 번역이기라도 하잖아요. 이건 너무 카피 같은데...

 암튼 생명의 전화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는 서영희가 주인공입니다. 불행히도 자신의 친동생을 자살로 잃었나봐요. 숱한 장난 전화와 변태들 전화 속에서 그래도 열심히 일 해보려고 노력합니다만. 당연히 어느 야간 근무 날에 아주 수상쩍은,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 옵니다.


 생명의 전화 관련해서 소재를 취한 건 나름 신선했습니다만 딱 거기까지. 억지와 무리수와 점프 스케어로 점철된 호러를 들이 붓다가 그냥 뻔하게 끝납니다.



 4.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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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은 걸그룹 '구구단'의 멤버였던 강미나라는 분인 듯 하고. 연출은 역시 전 잘 모르겠는 이정행 감독.)


 - 스튜어디스를 꿈꾸며 일단 생계를 위해 편의점 알바 중인 젊은이가 나와요. 유난히도 높은 진상 손님 비율 때문에 힘들어하고. 그 와중에 괴담스런 경험도 하고. 그래도 때려 치우지 않는 이유는 사실 이 편의점의 점장과 계약을 할 때 아주 수상하고 이상한 계약을 해놓았기 때문인데요...


 아니 뭘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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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짤 죄송... ㅋㅋㅋ 특이하게도 감독이 3번 에피소드와 같습니다.)


 - 이번 소재는 배달앱. 정확히는 배달앱 악성 리뷰입니다. 와우 트렌디!!

 한국에서 일본 식당을 하는 일본인 여성이 주인공이에요. 정성들여 음식을 만들어 내놓지만 고갱님들 반응은 계속 별로. 게다가 배달앱의 평점 테러 손놈 때문에 극한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매번 문 닫기 직전에 주문해서는 별 0개에 '음식 쓰레기다!'라는 폭언을 날리면서 '억울하면 니가 찾아와 보등가!'라고 도발까지 하네요. 근데 또 그 손님이 바로 옆집 사람이라는 거? ㅋㅋㅋ 결국 견디다 못한 주인공은 친구의 농담을 궁서체로 받아들이고 썩은 음식 쓰레기로 요리를 만들어 보내고. 다음 날 뉴스를 보니...


 제목이 말장난입니다. 음식 '주문'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뭔지 못 알아들을 '주문'을 외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거든요.

 여성 관련 범죄 이야기를 도시 괴담 스타일로 만들어 놓았는데. 나름 이 시리즈의 주제에 맞는 드문 경우(...)이기도 했고. 마지막 반전도 뻔하지만 이런 도시 괴담 느낌이 가득해서 나쁘지는 않았... 던 것 같진 않네요. 나빴는데 좀 괜찮은 부분도 있었어요. 라고 해두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산만하고 좀 늘어졌거든요.



 6. 나이트 스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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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는 분 거의 없을 걸그룹 '투아이즈'의 정다은씨가 주인공. 연출은 '시간 위의 집', '스승의 은혜'등으로 호러 외길 걸어오신 임대웅 감독.)


 - 뭔 생각으로 지은 제목인지 모르겠습니다. 내용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요.

 여성 특전사 출신으로 지금은 대형 마트의 경비 역할을 맡고 있는 젊은이가 주인공입니다. 근데 그 마트에는 무서운 전설이 있대요. 지하 몇 층인가에 '백룸'이라는 공간이 있고 거기로 들어가면 아무도 탈출하지 못해서 영원히 실종 처리된다고. 


 그러니까 저 '백룸'이라는 게 또 인터넷에서 나름 인기 많은 도시 전설류인데요. 그 컨셉을 가져다가 괴앵장히 게으르게 이야기로 만들어 놨습니다. 전반부의 호러는 진짜 그냥 런닝타임 20여분을 채워 보려고 억지로 만들어 놓은 것 같구요. 후반에 주인공이 그 '백룸'에서 헤매는 장면들은 나름 꽤 괜찮습니다만. 그냥 10분 이내의 단편으로 만들어졌음 훨씬 좋았을 이야기였어요. 6편 이야기 중 가장 긴 30분 정도의 런닝타임으로 굳이 이야기를 불려 놓은 보람을 찾기 힘든 이야기였네요.




 + 한 가지 재밌는(?) 점이라면. 여섯 개의 에피소드 감독들 중에 여성 감독이 하나도 없습니다. 기껏 여자 주인공들 이야기로 여섯 개를 다 채울 거였으면 한 두 분이라도 찾아보지 그랬나. 그런 생각도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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