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utfi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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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무어 감독, 마크 라일런스, 조이 도이치, 자니 플린

넷플릭스에서 봤어요. 105분 길이입니다. 포스터에 등장 인물이 다 있네요.

공간은 시카고의 영국인 양복점입니다. 시간은 50년대 중후반 정도인 것 같고 눈 내리는 한겨울이며 진행 시간은 이삼 일 동안입니다. 그전에 사전 작업 기간은 있지만요.

카메라는 양복점을 벗어나지 않아요. 제작비는 아주 적게 든 거 같습니다. 마크 라일런스를 위한 마크 라일런스의 영화였습니다. 아마도 이 배우가 아니었으면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긴장감도 떨어졌을 것이고 영화가 끝난 다음엔 상당히 싱거웠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야기는 거듭되는 반전을 품고 있는데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부분도 있어 저는 이어지는 반전이 그렇게 매력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거든요. 

좁은 하나의 공간에서 시작되고 끝맺는 이야기라 배우들의 동선을 보고 있으면 연극을 보는 느낌을 줍니다. 진짜 연극이라면 연기가 영화와 달라지는데 분위기는 연극 비슷하고 배우들 연기는 영화 연기라 그런지 마크 라일런스 같은 관록 있는 연기파 배우 외에는 조금 어색한 느낌을 주는 연기가 있었어요. 분량이 꽤 만만찮은 자니 플린이 특히 그랬어요. 가까운 거리에서 카메라가 계속 들이대는 가운데 총을 든 팔을 처리하는 모습이 이상한 경우도 눈에 들어 왔고요. 

하지만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인물들이 번갈아 가면서 양복점에 등장해서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고요, 고전 추리물 분위기도 나고요, 앞서 얘기했지만 마크 라일런스가 무게 중심을 잡으니까요. 아쉬운 면도 있으나 끝까지 볼만했어요. 이 영화도 그 뭐냐 우리 동네에 평범한 직업인처럼 위장해서 사는 실력자 스토리라고(스포일러일 수 있어 투명처리) 할 수 있겠습니다.    

Nowhere Special,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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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 제임스 노튼, 다니엘 라몬트

왓챠에서 봤고 96분 길이입니다.

제임스 노튼이 나온 영화는 처음 본 거 같아요. 다른 데서 봤을지도 모르나 기억에 없으니 처음 본 걸로. 하고 싶은 말은 이 영화를 보면서 연기 참 잘 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에요. 인상적이었습니다. 

장소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라고 하네요.(영화 '벨파스트'도 넷플릭스에 올라왔던데 봐야 되는데..) 네 살 아들과 유리창 청소일을 하는 노동자 아빠가 주인공입니다. 혼자 아이를 키우던 아빠는 병으로 얼마 살지 못해요. 이 두 사람이 사회복지사가 소개하는 대로 아들의 가족 찾기를 위해 다니는 마지막 몇 달을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설정 자체는 슬픈 영화입니다만 슬픔을 유도하고자 연출된 장면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냥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보여 줍니다. 어느 기사에 파솔리니 감독이 이 영화의 스토리가 극적이긴 하지만 다르덴 감독들 영화처럼 전개되길 바랐다고 합니다. 기사를 읽고 나니 이 영화가 다르덴 감독들의 '내일을 위한 시간'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하는 인물이 자신의 복직을 위해 직장 동료들 집을 하나하나 찾아다니잖아요. 동료들의 다양한 처지와 반응과 인간성 같은 것이 은근히 드러나던, 절박함을 속에 품었으나 조용했던 영화의 분위기가 이 영화에서도 느껴졌어요. 

아이 손을 잡고 여러 가정을 방문하고 양육자 신청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그 사람들의 경제력과 가치관, 가족 구성원의 다양함들을 보면서 아빠는 미처 몰랐던 것들을 알아 갑니다. 아이가 어떤 이에게 키워지기를 바라는지 깨닫게 되는 겁니다. 

아빠 '존'은 유리창을 닦는 저소득 노동자이고 주변에 도움을 줄 친인척도 없는 외로운 사람입니다. 이 사람을 제임스 노튼이 푸석한 얼굴 어느 부분에 살짝 미소가 머금어 있는 듯한 품위 있는 사람으로 표현해 냅니다. 유리창을 닦는다고 깔보거나 묘하게 꼬인 편견을 식견인 양 휘두르는 사람들 못지 않게 힘이 되어 주려는 인물들도 여럿 나옵니다. 많이 아픈 이야기이지만 성숙한 시선으로 다루고 있고 보는 사람을 차분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했어요. 추천합니다. 감독의 영화 '스틸 라이프'에도 관심이 생기는데 볼 곳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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