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입니다. 1시간 43분에 장르는 아주 약간 스릴러 기운이 가미된 드라마구요. 스포일러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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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여인의 뜨거운 사랑!!! 같은 거 아니구요.)



 - 1862년의 아일랜드가 배경입니다. 한 시골 마을에 주님의 은총을 입어서 아무 것도 안 먹어도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는 소녀가 나타나고. 동네 유지, 종교인 등등이 모인 무슨 어설픈 '위원회'에서 그걸 검증하겠다며 수녀 한 명, 간호사 한 명을 불러다 3교대로 소녀를 관찰시키기로 해요. 하지만 말이 검증이지 실상은 그 소녀를 살아 있는 기적으로 홍보해서 너와 나 우리 함께 잘 살아보세... 라는 의도가 참 노골적이네요.

 그래서 주인공은 그 소녀가 아니라 이 소녀를 관찰하기 위해 고용된 잉글랜드에서 온 간호사 '리브'입니다. 처음 와서 설명을 듣자마자 '그건 불가능합니다.' 라고 대꾸해 버리는 이 강단 있는 간호사를 위원회도, 소녀의 가족들도 모두 미스 캐스팅이라며 경계하는데요. 과연 우리 기적의 소녀 '안나'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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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 번, 아닙니다 그런 얘기. ㅋㅋㅋㅋㅋ)



 - 뭔가 호러로 흘러가기 딱 좋은 설정인데 말입니다. 당연히 그런 이야기 아니라는 건 알고 봤습니다. ㅋㅋ 그래도 일단 설정이 좋잖아요. 솔직히 결말은 뻔해 보이지만 그래도 보는 내내 갸웃거리며 즐겁게 낚일 수 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했어요. 긴가 vs 민가! 과연 진실은!!?

 근데 아니 이게 뭡니까! 런닝타임 한 시간도 안 되어서 결론이 뙇! 하고 제시됩니다. 근데 그래도 괜찮고 그래도 됩니다. 왜냐면 이 영화가 중심에 두고 있는 건 그 소녀의 비밀이 아니라 이 사건이, 정확히는 이 사건의 진상이 '리브'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변화거든요. 그러니 이렇게 진행되는 게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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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 시골에선 살고 싶지 않습니다.)



 - 아주 격렬한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멜로드라마를 아일랜드의 팍팍한 자연 풍광과 무뚝뚝한 표정의 사람들 속에다 재워 놓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내내 느릿하고 무덤덤한 척 하지만 중간중간 그 격렬한 감정들이 껍질을 뚫고 조금씩 흘러 나오는 식이죠. 영화의 모든 것이 이런 톤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플로렌스 퓨를 비롯한 대부분의 배우들이 착 가라앉은 톤으로 진중한 연기를 보여주고요. 신비롭게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황량하고 쓸쓸한 풍경도. 신비롭고 기이한 속에서 문득문득 슬픔이 느껴지는 음악도. 모두 다 조화롭게 이야기의 톤을 만들어 갑니다. 무덤덤하고 차가운 느낌에서 점차 스멀스멀 격렬하고 뜨거운 쪽으로요.

 그렇게 느릿느릿 흘러가며 떡밥을 조금씩 조금씩 흘리듯 풀어 놓는 식의 이야기라서 그런 스타일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격하게 좋아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또 졸릴 수도(...)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ㅋㅋ 최소한 긴장감 넘치는 장르물 분위기 같은 건 기대하지 마시구요. 막 격하게 신비롭고 미스테리한 뭔가를 기대하지도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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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제가 보는 영화들 중 대략 절반 정도는 '남자가 잘못했네요' 스토리에요. 일부러 그런 걸 챙겨보는 건 아니니 걍 요즘엔 이게 시대 정신... (쿨럭;;))



 - 전 처음엔 이게 '믿음'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소녀가 기적이라는 걸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 그 소녀가 자기 자신이 기적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 '믿음'은 어떤 것인가. 뭐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믿는다는 행위에 대한 의미도 파보고... 이런 걸 기대했는데요. 아닙니다. 그런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게 중심 테마는 아니에요. 그럼 대체 무슨 이야기냐면...


 사실 이게 뭐든 얘기를 좀 해 보려고 하면 그게 다 그 '기적'의 정체와 연결이 되어 버립니다. 고로 평소보다도 훨씬 더 격하게 변죽만 울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상처 입고 고통에 몸부림치던 불쌍한 사람들이 '이 망할 놈의 세상 따위!'라고 외치면서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의지해 보려고 용기를 내는 이야기입니다. 그 결과는 각자 확인해보시면 되겠구요. ㅋㅋㅋ 딱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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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줄 요약 : 플로렌스 퓨 좋아하면 그냥 보시면 됩니다.)



 - 그래서 대충 급마무리하겠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소개에도 나와 있듯이 플로렌스 퓨가 참 좋은 연기 보여줍니다. 사실상 이 분 원맨쇼에 가까운 영화이니 이 배우 팬이라면 반드시 보셔야겠죠.

 안 그런 척 하면서 꽤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공감하기 쉬운 아주 인간적인 드라마가 바탕에 깔려 있고. 또 거기에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겹겹이 박혀 있으며 어느 쪽 이야기든 다 준수합니다. 그러니 뭔가 진중한 드라마 좋아하시는 분들 역시 괜찮게 보실 겁니다.

 다만 기본 설정만 읽고 저처럼 '우왕 ㅋㅋ 이거 또 장르물인가봐 ㅋㅋㅋ' 같은 생각으로 보시면 많이 곤란하구요. 또 뭔가 발칙하고 쇼킹한 이야기도 기대하지 않으시는 편이 나을 겁니다. 생각보다 많이 정통적으로 건전(?)하고 올바른(??) 이야기에요. 하하.

 암튼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 주인공 캐릭터를 보며 전 뭔가 젊은 시절 케이트 윈슬렛 같은 배우가 했어도 어울렸겠다... 싶었는데. 또 생각해보면 진짜로 젊은 그 분이 하셨으면 좀 화려한, 내지는 드라마틱한 느낌이 붙어서 살짝 어색했을 것 같기도 하구요. 암튼 쌩뚱맞게 '천상의 피조물들'을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그걸 검색하다가 멜라니 린스키가 나왔다는 '옐로우 재킷' 이라는 드라마를 알게 되어서 이것 역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게다가 '캐슬록'에도 나오셨네요. 허허. 이 분 저 몰래 호러퀸이 되어 계셨...



 ++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가 풍경 퍽퍽하기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아이슬란드 특유의 그 요정 살 것 같은 분위기가 워낙 압도적이긴 하지만 그냥 퍽퍽한 느낌으로만 치면 아일랜드도 절대 밀리지 않는 느낌.



 ++ 아 맞다. '웬즈데이' 봐야 하는데 까먹고 있었네요. 주말 동안에 꼭 보는 걸로! 저처럼 까먹고 계셨던 분들 함께 달리시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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