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작입니다. 1시간 45분. 장르는 액션 스릴러이자 복수극이구요. 스포일러는 없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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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우'의 감독과 '데스 위시'의 원작자 조합이라니!! 와! B급이다!!!!!!)



 - 한 가족의 홈비디오 영상으로 시작합니다. 케빈 베이컨, 켈리 프레스턴이 아빠 엄마라니 축복 받은 애들이네요. 게다가 아빠는 돈 짱 잘 버는 보험회사 중역이고 으리으리한 집에 살아요. 자식은 아들 둘.

 암튼 그 갬성 터지는 홈비디오 영상으로 사람들을 몰입 시킨 직후, 큰아들이 갱단에게 살해당합니다. 사정을 듣고 보니 이게 무슨 강도질도 아니고 갱단 항쟁에 말려든 것도 아니고 뉴비의 '신고식'이었다니 더더욱 복장 터지는 유가족들이겠죠. 여기서 한 술 더 뜨는 건 재판입니다. 검사들이 가족을 윽박질러요. 이거 무조건 형량 거래 가야한다. 물증 없이 증거라곤 니 증언 뿐이고 그마저 확실하지 않으니 본격 재판 가지 말고 형량 거래로 3~5년이라도 집어 넣자. 그나마 3~5년도 완전 맥시멈이고 정식 재판 가면 무죄로 나올 수도 있을 걸?

 그러고 재판 전 사전 청취인가 뭔가를 하러 가니 아들 죽인 놈은 으쓱으쓱 거리며 케빈 베이컨에게 간지나게 총알 날리는 모션까지 취해가며 도발을 하구요. 순간 격한 감정에 뇌가 꼬여 버린 우리 주인공님은 증언 타임에 갑작스레 '아, 사실 제가 범인을 못 봤네요?' 라고 진술을 바꿔 범인이 풀려나게 합니다. 미행해서 사는 곳을 확인하구요. 집으로 돌아가 창고에서 녹슨 칼 하나를 꺼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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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후 격하게 불행해질 전개를 위해 보여주는 행복한 시절. 낙차를 만들어 보자!!!)



 - 요즘 그토록 잘 나가는 제임스 완이지만 초창기엔 그렇게 비평가들에게 환영 받지는 못하는 양반이었죠. 그 전설의 '쏘우'도 토마토 지수를 확인해보면 49%로 당당하게 썩어 있어요. 그리고 3년 뒤인 2007년 한 해에만 영화 두 편을 내놓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영홥니다. 참고로 그 두 영화의 토마토 지수를 합해야 40%... ㅋㅋㅋㅋ

 뭐 그래도 기본 설정이 복수극이잖아요. 어지간해선 평타는 쳐 주는 장르이고 또 감독이 호러 러버 제임스 완이고 하니 만듦새야 어찌됐건 화끈하게 막 나가는 거 하나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싶어서 봤구요. 다행히도 제 기대(?)에 부합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참 지 멋대로 막 나가서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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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헐리웃 영화들 속의 '평범한 가장' 중 전투력 최강자의 면모를 보여준 케빈 베이컨옹.)



 - 그러니까 이 영화의 악평 포인트는 개연성 부족, 아니 개연성 실종입니다. 처음 시작부터 딱 주인공이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 까지는 진지하고 멀쩡해 보입니다만. 그 뒤로는 정말 '와, 혹시 일부러 이러시는 건가요?' 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그냥 폭주에요. ㅋㅋㅋㅋ 격하게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캐릭터 널뛰기도 티익스프레스급이고요. 이야기 전개는 각본을 한 열 명이 각자 10분 분량씩 써서 갖다 붙였나? 싶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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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순간에 짠!!! 하고 이렇게 인간 병기로... ㅋㅋㅋㅋㅋ)



 - 예를 들어 주인공은 평범한 보험회사 직원이구요. 첫 번째 살인도 의도대로 저지르는 게 아닙니다. 죽이고 싶어서 간 건 맞는데 정작 죽인 건 의도가 아니라 실수에 가깝고요. 싸움도 아주 어설퍼요. 그런데 갱단이 사정을 알아차리고 주인공에게 복수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제이슨 본이 됩니다! 초인적인 전투 기술과 상황 판단력! 임기 응변과 지형 활용의 마스터!! 그치지 않는 체력과 금강불괴 맷집, 울버린급 회복력은 디폴트!!!  


 막판에 스포일러라서 말할 수 없는 어떤 상황에 따라 주인공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아 내가 괜한 뻘짓해서 죄 없는 내 주변 사람들을 다 조져버렸구나. 이게 다 내 잘못이구나. 미안하다! 내가 모자랐다!! 이렇게 당연히 복수를 포기하려는 수순의 전개가 나오길래 어쩌려나... 했더니. 음. 그러고서 그냥 복수하러 갑니다. ㅋㅋㅋㅋ 이유는 몰라요. 뭐 그렇게 후회하다가 '그래도 하던 일은 끝을 내야지!!' 싶었던 걸 수도 있겠죠. 암튼 가요. 그냥 가고 할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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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최악의 비 빌런 경찰 캐릭터의 위엄 쩌는 표정을 보십시오.)


 덧붙여서 제가 수십년간 봐 온 영화들 중에서 가장 기상천외하게 무능하고 황당무계한 경찰이 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아예 경찰이 빌런인 경우을 제외한다면 이 영화 속 경찰만큼 황당한 놈들은 없을 거에요. 갱단에게 가족을 위협당하게 된 케빈 베이컨이 경찰을 불러요. 가족 보호를 부탁합니다. 그랬더니 그 경찰이 뭐라는지 아십니까. "아 놔 이거 님이 시작한 거 아님? 그럼 님이 책임지셈. ㅇㅇ" ㅋㅋㅋㅋㅋ 이 경찰 캐릭터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하는 일이 그냥 케빈 베이컨 나무라고 야단치는 것 밖에 없습니다. 내용상 경찰이 아예 안 나오면 좀 어색하니 '넣어는 드릴게'라는 맘으로 만들었나 봐요.


 그 외에도 뭐 끝이 없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영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전개도 있고. 당연히 100% 죽었어야 사람이 이유 없이 살아나는 장면도 있고... 뭐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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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 왔습니다.)



 - 근데 어쨌거나 제가 이걸 재밌게 봤단 말입니다? 당연히 그럴만 했구요. 왜냐면 그게,


 이 영화의 그 제이슨 본 액션이 의외로 꽤 그럴싸합니다. ㅋㅋㅋ 격투 연출도 괜찮으면서 총질 액션도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에요. 탕! 탕!! 하며 이런저런 물건이나 신체 부위(...)가 파괴되는 쾌감이 상당합니다. 또 위기에 처한 주인공이 단순 전투력이 아니라 머리를 굴려 위기에서 벗어나는 아이디어들도 꽤 좋습니다. 특히 초중반에 주차 빌딩에서 길게 이어지는 액션 장면 같은 건 도저히 깔 수 없이 잘 만들었어요.


 또 이게 앞 뒤가 잘 안 이어져서 그렇지(?) 장면들을 부분부분 떼어 놓고 보면 완성도가 꽤 준수합니다. 열 받는 장면, 맘 졸이는 장면, 카타르시스 느끼는 장면 등등 각 부분부분들은 다 썩 괜찮아요. 도저히 하나의 이야기로 매끄럽게 연결이 안 된다는 치명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부분부분은 좋습니다. 거기에다가 각본 수준에 과분할 정도로 진지하게 열심히 연기해주는 중견 연기자들 덕에 영화가 완전히  쌈마이급으로 굴러떨어지지는 않고 좀 버텨 주고요.


 게다가 뭐... 어쨌거나 이야기, 설정 자체의 힘이 있잖아요. 초반의 홈비디오 장면도 진부하면서도 효과적이었구요. 난감한 스토리 때문에 주인공에게 이입은 안 되지만, 어쨌거나 저 악당들은 다 처참하게 죽여 버렸으면 좋겠군? 이라는 생각은 충분히 들기 때문에 최종 액션을 보고 있노라면 흐뭇해져요. 액션 자체도 괜찮으니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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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데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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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드라이버 분위기 때문에 슬쩍 웃었습니다. 근데 이런 식으로 뭔가 다른 영화에 대한 언급 같은 게 은근히 숨어 있어요.)



 - 대충 결론 내자면요.

 비평가들이 이 영화를 잘근잘근 씹어서 뱉어 버린 데는 다 합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전체적인 완성도로 평가할 때 도저히 칭찬하거나 남에게 추천할 수 없는 물건이죠. 심지어 무성의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게 영화 속 명장면(?)들을 살리면서도 충분히 말이 되는 이야기로 만들어낼 수 있었을 거거든요. 

 하지만 망작 괴작들 좋아하시거나, 혹은 괜찮은 부분부분들을 위해 잠시 비판 뇌는 재워 놓고 기꺼이 그 부분들만 즐길 수 있는 분들이라면 저처럼 의외로 즐거운 시간 보내실 수도 있을 겁니다. 전 만족했어요. 사람이 너무 훌륭한 영화들만 많이 보며 살면 좋지 않아요. ㅋㅋㅋㅋ

 



 + 이 영화의 총질 액션은, 특히 마지막 결전 장면에서의 전개는 분명히 홍콩 느와르 느낌이 있습니다. 그것도 '영웅본색'이요. 이 영화가 성공했다면 (절대 벌어질 일이 없었을 가정입니다만 ㅋㅋ) 제임스 완은 오우삼의 후예로 헐리웃에서 자리 잡았을지도.



 ++ 이 하찮은 영화에 흔히 보지는 못하는 유명 배우들이 보인 것도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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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비중은 없지만 아내 역할의 켈리 프레스턴도 반가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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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존 굿맨 할아버지도 반가웠어요. '클로버필드 10번가'처럼 연기력도 뽐낼만한 역할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건 절대 아니었고... 그냥 반갑기만 했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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