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베프' 추천

2022.11.17 14:41

thoma 조회 수: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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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즐길 심산으로 하루 두어 편만 보다 보니 며칠 걸려 다 봤네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웨이브에 있고 8회 시리즈입니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 1996년에 1915년 '뱀파이어들'이라는 무성영화를 리메이크하는 과정을 영화화한 '이마 베프' 라는 영화를 시리즈로 다시 만든 것입니다. 

정리하면,

1915년 영화 '뱀파이어들' → 1996년에 이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과정을 영화화했고 제목은 '이마 베프' 주연 장만옥 → 2022년에 자신이 만든 96년 영화를 같은 제목의 드라마 시리즈로 다시 만들었는데 주연 알리시아 비칸데르 

영화(이 시리즈의 감독 캐릭터가 tv용 드라마라는 걸 극구 부인하면서 자기가 만드는 게 좀 긴 영화라고 강조합니다)를 만드는 과정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재미있게 봤습니다. 인상적인 부분만 조금 소개합니다.


96년 작은 못 봐서 모르지만 이 시리즈는 코메디가 많이 강하네요. 재능과 끼가 넘쳐흐르는 사람들이 일정한 공간에서 자기존중의 영역을 확보하려고 부딪히고 불꽃이 튀는데 이게 대사나 상황으로- 본인들은 진지하지만 웃을 수밖에 없이 표현되었습니다. 

96년에서 26년 세월이 흘러 감독의 감회 같은 것이 표현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장만옥에게 허락은 받았겠지 설마? 싶은, 감독 캐릭터의 눈에 물이 비치는 고백성 대사가 꽤 나옵니다. 뭐랄까요. 그랬구나, 아직도 애틋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고요. 심지어 장만옥의(이름은 당연히 다르지만) 영혼이란 설정으로 중국계 여성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배우들 특히 아래 사진의 두 사람에게는 반할 정도였습니다.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영어 억양이 이상하다 싶었는데 스웨덴 분이었군요. 어릴 때 발레를 했다고 합니다. 어째 슈트 입고 움직이는 게 너무 우아하더라니. 이 배우의 매력은 지난 글에서도 썼었는데 자연스럽고 멋진 연기였어요. 

극중 독일 배우 '고트프리드'로 나오는 이분이 굉장했습니다. 라스 에이딘거라는 독일 연극, 영화 배우라고 하는데 봤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잘 모르는 배우였습니다. 극중 현실에서 자유로 포장된 막가는 생활로(마약, 술, 섹스..) 악명 높고 민폐도 적잖아 혐오를 사기도 하는 인물인데 분장하고 연기가 시작되면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이분의 그런 면을 알아서인지 제작진들이 미운 구석이 많은데도 크게 미워하지 않고 존중하는 거 같아요. 발성도 달라지고 등이 곧아지면서 자세도 달라지고 몸무게까지 5키로 이상 빠져 보이는 희한한 체험을 주는 배우입니다. 집중력과 매혹의 힘이 굉장합니다. 푸른 눈이 카메라에 크게 잡히면, 이래서 최면을 거는 악당 역할을 맡았구나 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이 과연 예사롭지 않음을 생각하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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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무도함 아래 작업할 수밖에 없으나 사실상 누군가(들)의 꿈이 만든 고민과 질문으로 영화가 한 편 만들어지는 것을 보여 줍니다. 

왁자지껄 소동들 속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몸부림치는(?) 인물들을 긍정적 시선으로 보게 만드는 시리즈가 아닌가 해요. 

드라마속 드라마의 주제 음악이 무척 좋고 매 회 끝날 때 사용된 음악들도 좋았습니다. 

배급은 A24에서 했나 봐요.

매 회가 다 고르게 충실한 느낌이었고 저에게는 2022년에 본 중 가장 꼽을 시리즈라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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