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산 SF/스릴러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2분. 스포일러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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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의욕을 뚝뚝 떨어뜨리는 게으른 포스터인 가운데 주연 배우 케이티 더글라스가 예쁩니다.)



 - 언젠지 모를 미래... 겠죠? 미래일 것 같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ㅋㅋ 영화 배경이 거의 끝까지 구질구질 낡고 칙칙한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 하나이고 배경 설명도 없는 데다가 무슨 미래 아이템 이런 거 하나도 안 나와서 알 수가 없어요. 뭐 암튼 그렇게 칙칙한 건물에 갇혀 사는 소녀들이 나옵니다. 한 방에 열명 쯤 모여 살고 그런 방이 네 개 쯤 있는 듯 한데 다른 방 사람들과 서로 얼굴 볼 일은 없구요. 꼴에 이게 학교라네요. 그래서 자다 눈 뜨면 전교에 한 명 밖에 없는 여선생에게 수업 같지도 않은 이상한 잔소리 좀 듣다가 모니터에서 나오는 영상으로 또 수업 받고. 그러다 밥 먹고 일 좀 하다 자고. 의 연속... 인데 이걸 몇 년째 계속 하고 있는 겁니다. 이 학교는 레벨제로 운영되는데 쭉 사고 안 치고 잘 살면 승급을 받게 되고 그 최종 레벨이 16단계에요. 그리고 그 단계까지 통과하면 이 곳을 떠나 좋은 가정으로 입양이 된다는군요. 여기서 받은 교육들은 다 그 입양을 위한 준비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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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바른 여성의 미덕에 대한 정훈 교육 중. 교재는 헐리웃 스튜디오 시스템 리즈 시절 영화들입니다. ㅋㅋ)


 아 맞다. 이들이 건물 밖으로 못 나가는 건 극심한 환경 오염 때문에 바깥 공기를 마시면 폐가 썩어 죽는다는 선생들의 설명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밖에 못 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아예 건물 밖을 보지도 못하게 창문 하나 없이 살아요. 게다가 얘들은 바깥 세상에서 살아 본 경험이 아예 없습니다. 가족이란 걸 가져 본 적도 없구요. 뭐... 뻔한 얘기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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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없이도 할 수 있습니다 SF!!!!)



 - 아 설정만 얘기하고 스토리 얘길 안 했군요. 그러니까 여기서 사는 '리타'라는 소녀가 주인공입니다. 지금보다 더 어릴 때 절친이었던 '소피아'라는 녀석을 도와주다가 오히려 뒷통수 맞고 자기만 하급 반으로 강등 당했던 아픈 기억 때문에 성격이 아주 까칠해졌죠. 규칙에서 1만 어긋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빡빡한 인간이 되어 용맹 정진하여 결국 꿈꾸던 레벨 16에 도달하고, 거기에서 그 친구를 다시 만나요. 당연히 거리를 두며 각자 길 가려고 하지만 소피아 쪽은 입장이 다릅니다. 일부러 배신한 게 아니라 본인이 용기가 부족해서 그렇게 된 거였고, 그동안 그 날을 떠올리며 빚 갚을 날을 꿈꾸고 있었던 거죠. 게다가 소피아는 이 곳의 비밀 하나를 눈치 챈 상태였고 그걸 리타에게 공유하며 뭔가를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 과연 이들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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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이 리타. 캐나다 배우님이신데 암튼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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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 분이 소피아. 배우분은 찾아보니 넷플릭스 신작 '임퍼펙트'에 나오셨군요. 그것도 본다고 2회쯤 보다가 까먹었...)



 - 정말로 뻔한 이야깁니다. 이 시설 사람들이 소녀들을 속이고 있다는 거, 그리고 뭔가 아아아아주 나쁜 짓을 획책하고 있다는 건 시작부터 너무 당연하잖아요. 과연 그것이 무엇이냐는 디테일 정도가 미스테리인데 그 역시 대충 거기에서 거기일 수밖에 없죠. 어딘가로 튀게 빠져 나갈 수가 없는 이야기이고 실제로 그 결과물도 그렇습니다. 참신하고 쇼킹한 뭔가는 기대하시면 안돼요. 그런데 이런 인디 SF/스릴러에서 참신함을 포기하면 과연 남는 것은 무엇인가... 싶은데. 의외로 남는 게 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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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거?)



 - 그러니까 이게 결국 '여학생 기숙 학교' 장르 이야기잖아요. ㅋㅋㅋ 그게 남습니다.

 아쉽게도 배경도 전혀 낭만적이지가 않고 또 다양한 캐릭터의 매력이 마구 터지고 이런 것도 없습니다. 딱 저 두 소녀의 관계에 집중하는데, 그게 꽤 좋습니다. 특별한 디테일은 없어요. 하지만 영화가 저렴하지만 가성비 좋게 만들어내는 삭막하고 암담한 분위기 속에서 순간의 잘못으로 인해 갈라서 버린 두 소녀가 다시 만나고, 화해하고, 서로를 위해 안타깝도록 몸부림치는 모습. 그냥 그게 꽤 애틋하게 잘 묘사되어서 생각지도 않게 몰입해서 보게 되더군요. 그리고 또 이렇게 여학생들로 가득한 이야기이다 보니 주인공들이 물리적으로 약자 위치에 놓여서 긴장감도 잘 살아나구요. 그런 긴장감 속에서 이 '학교'의 비밀을 캐러 다니는 두 주인공의 모습도 꽤 그럴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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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색 차이 하나로 많은 걸 이야기합니다.)



 - 21세기에 나온, 여성들이 우루루 나오는 이야기답게 여성주의적 태도를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요 학생들이 배우는 거라곤 '올바른 여성의 자세' 하나이고 초단순한 걸 죽어라고 반복 학습 하는데 그게 뭐 이런 거에요. 여성의 첫째 미덕은 복종, 둘째 미덕은 청결, 셋째 미덕은... 그리고 밤이 되면 남성 경비들이 출몰해서 뭐뭐... 그렇구요. 윗 짤에서 보시다시피 학생들을 제외하고 여성이라곤 딱 한 명, 저 선생만 나오는데 금발 푸른 눈의 미인이고 별로 아름답지 못한 역할입니다. 그리고 결정적... 인 건 스포일러라서. ㅋㅋㅋ 암튼 뭐 그런 이야기인데, 이런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조화롭게 잘 박혀 있어서 나름 괜찮은 풍자극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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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감독도 여성분입니다. ㅋㅋ)



 - 그리고 뭐랄까. 가성비로 승부하는 인디급 영화이고 실제로 빈곤한 티가 종종 나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런 환경 안에서 분위기는 꽤 그럴싸하게 잘 잡아냅니다. 제작비 없어 보이는 건 맞는데 싼티는 별로 안 난달까요. 아예 안 난다곤 말 안 하겠습니다. 말 못합니다

 진부한 스토리이긴 해도 그 진부함 안에서는 무난한 수준으로 짜여져 있고. 캐릭터 둘에만 집중하는 대신 그 둘의 모습은 이입도 되고 참 보기 좋구요.

 결말도 이 정도면 제작비와 이야기 한계 안에서 깔끔하게 잘 맺은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기대치만 적당히 잡아 준다면 은근히 알차게, 재밌게 잘 만든 소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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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이야기에서 상냥하고 친절한 의사 선생님이 나온다면 그 양반은 결국 100%...)



 - 이미 할 말은 다 해 버린 것 같지만 습관대로 굳이 또 마무리 단락을 만들어 보자면.

 참신하거나 좀 심도 있는 SF 같은 걸 원하면 스킵하시구요.

 결국엔 여성 현실에 대한 풍자 메시지를 담은 우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여학생들이 나와서 위험천만 모험을 하는 여학교 기숙사물로서도 나쁘지 않구요.

 그러니 그런 쪽 이야기들이 취향에 맞으시는 분들이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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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배우님이 아름다우십니다. 소감 끄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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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 버튼을 누르라고!! 왓챠에 있다고!!!! 물론 재미 없어도 책임은 안 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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