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9 12:03
문대통령 취임 20일이 되는 날인데,
첫번째 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총리-외교부장관-공정위원장 후보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문제입니다.
문빠들은 국민이 지지하는데 야당 반대 따위가 무슨 상관이냐? 밀어붙여라라고 합니다.
저의 지극히 즉흥적인 추측으로는 문대통령은 이낙연-김상조를 임명하는 것을 조건으로 강경화씨를 낙마시킬 것으로 봅니다.
그리 되지 않더라도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선 여당이 과반이 안 되기 때문에 소위 협치는 불가피하다는 점이 있고요,
문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에 언급한 5대 공직자 불가 사유에서 후퇴하기 힘들다는 점이 있겠구요.
또 하나의 개인적인 감상은,
문재인의 청와대가 지향하는 청와대 운영의 스타일이 미드 웨스트윙을 닮아있다는 것입니다.
문대통령이 웨스트윙을 보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청와대의 활동을 언론에 공개하고 언론과 소통하는 모습은 웨스트윙에서 보여지는 백악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래서 웨스트윙이 문재인 청와대의 "스타일"의 지향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종이커피잔, 노타이 차림 회의, 대통령이 직접 질답 시간을 갖고 피임명자도 언론과 직접 대화하는 모습. 굉장히 익숙하죠. 웨스트윙에서요.
웨스트윙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POTUS님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의원들과의 협상입니다.
국민들과의 소통도 중요한 업무이지만, 국민들과의 소통은 POTUS와 의원의 협상의 결과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작업입니다.
현실 정치에서 이상적인 대통령의 모습이지요.
문빠들은 지금 대통령 국정수행지지율이 80%가 넘기 때문에 대통령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주장합니다만,
장관 임명을 국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할 경우, 산적해있는 입법안들을 국회에서 처리할 수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지명한 일자리대책이 그 예이지요.
문대통령은 야당의 문제제기에 대해 POTUS가 웨스트윙에서 했던 것과 비슷하게 협상해야 할 내용이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하기도 하구요.
사실 이낙연씨의 총리 임명은 국회 동의가 없으면 안 되지만, 장관 임명은 국회 동의가 필요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밀어붙이면 임명할 수 있습니다.
MB/GH 시절에도 그런 적이 있었고 위법한 행위는 아니지요. 그리고 그걸 이유로 문빠들은 밀어붙이라고 주장하지만,
내년 개헌을 선언한 문대통령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협상이 필요한 판을 초반부터 깰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낙연, 김상조가 아니고 왜 강경화일까요? 그건 아마도 간단한 산수가 아닐까 싶네요.
강경화씨는 위장전입+증여세 탈루로 2가지가 걸렸고, 이낙연/김상조씨는 위장전입만 걸려 있으니까요.
2017.05.29 12:37
2017.05.29 13:06
김상조씨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한 인사이고, 실무에서의 역량은 좀더 두고봐야 하는 사람 같아요.
어차피 청와대의 참모들이 공유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공정위 업무가 수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김상조씨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공정위원장이 된다고 해서 재벌개혁 같은 어젠다가 퇴색될 것 같지는 않아요.
자유당도 이런 점은 잘 알고 있을 것 같구요.
2017.05.29 12:43
한국당도 가장 만만한 강경화 낙마를 목표로 삼은 것 같아서 그럴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아쉬울 것 같군요.
일단 청문회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고 반론도 일체 안 하고 있는 상황이니, 청문회까지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아요. 아직 여론도 좋고요.
그리고 앞으로 임명해야 할 장관도 워낙 많아서 벌써 하나 져주는 것도 좀 그렇긴 합니다.
2017.05.29 13:08
그렇긴 합니다.
애초에 차관을 먼저 임명하고 차관으로 국정을 꾸려가면서 장관 인선은 꼼꼼하게 한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몇개 장관직에 대해서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꼬인 거 같네요.
2017.05.29 13:12
이낙연 후보 아들은 의사라는데 개인의 병력을 전 국민이 알게 해도 되는가 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걸 지적하는 언론은 아무도 없군요. 아버지인 총리 후보자는 숨기려고 다른 병명으로 둘러댔는데 그럴거면 비공개로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그 부분은 서로 양해를 구했어야지. 해온 짓 봐선 이미 알고서 계속 질문을 하고 그랬을게 다분 한 놈들이지만 서도.
비 외무고시 출신의 특채채용 장관의 기용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는 인사인데 이 분은 여기서 낙마한다면 UN 정책특보로 다시 갈 수 나 있답니까? 외교부도 인사적체가 심한 곳인데 위는 안 빠지고 아래는 답답한데다 과거도 없었고 미래도 기대할 게 없는 인력들인데 특채장관이라서 "혹시나 나도?" 하는 외교부 똥돼지들도 있겠고 하 아. 검찰은 군바리들 했듯이 어케 개혁할지 몰라도 여기는 진짜 답 없을텐데...
2017.05.29 14:29
아들 병역 의혹의 시초는 이회창 건이고 그 덕을 본 게 노무현 대통령이니, 이제 와서 강하게 반발하기도 그렇죠. 자녀 병역 문제는 의무인진 모르겠지만 선거 후보자 기본공개내역에도 포함되어 있는 걸 본 것 같고요. JTBC 팩트뉴스에 따르면 인사청문회법에 비공개 청문회도 이미 정의되어 있다고 하던데, 가족의 신상 문제 등은 비공개로 돌려서 하는 것을 먼저 요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강 후보자 딸이 시민권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그렇고, 정치인 자녀로 살아가는 게 힘들구나 싶어요. 핀트가 어긋난 느낌도 있지만 이낙연 후보자 아들 병역 문제 공방에 대한 기사 하나. http://www.ziksir.com/ziksir/view/4304
2017.05.29 21:13
제목 '강경화 낙마' 때문에 본문 깨알을 꼼꼼하게 읽,,,
제목 고쳐주셔요. 속보가 떳는줄 깜놀했어요.
강경화 낙마 대신 이낙연 총리 인준이 자유한국당에서 받을 만한 카드일까요?
간단한 산수는 아니지만, 자유한국당이라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보다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누구는 한개 걸렸고 누구는 두개 걸렸고가 문제가 아니니까요. 강경화는 자유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외교부 장관이지만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자유당과 보수재벌, 언론이 받기 힘든 자리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