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4 16:09
이 문제는 정답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라는 게 이 글의 주제입니다. '내 얘기가 맞아!' 라는 게 아니고 얼마든지 반박도 가능하구요.
그저 이런 측면도 있다는 걸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싶어서 적어 보는 글이니 내용이 마음에 안 드셔도 너무 세게 때리지는 마시... (쿨럭;)
그래서...
현재 기간제 교사로 일 하고 있는 분들을 정규직 내지는 무기 계약직으로 '일괄' 전환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불가능. 이 부분엔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왜 그러냐면...
기간제 교사라는 자리를 대충대충 분류해 보자면 크게 세 가지 정도입니다.
1. 정교사의 휴직, 병가 등등의 사유로 인해 발생한 한시적 빈 자리를 잠시 메워주는 역할.
2. 스포츠 강사, 영어 강사 등 필요했다가, 전혀 필요가 없다가. 매년 학교 사정에 의한 변동의 여지가 큰 자리.
3. (거의 사립학교의 경우에) 남는 정교사 TO를 정교사로 채우지 않고 기간제를 쓰는 경우.
위에서 제가 전체 일괄 전환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어그로(...)를 끌며 글을 시작한 이유는 1번 때문입니다. 저긴 정교사로 바꿀 수가 없고 또 바꿔서도 안 되는 자리입니다. 어차피 몇 개월에서 1년 후면 원래 자리 주인(?)이 돌아올 테니까요.
뭐 아예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이런 자리의 정규직화도 가능하겠죠. 땜빵 전문 요원(...) 집단을 국가에서 운영하며 정규직으로 채용하여 일반 교사 집단과 다르게 관리하며 월급을 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이건 너무 멀리 나가는 얘기니 일단 넘어가구요.
2번의 경우는 정규직 전환이 가능은 하지만 좀 어렵습니다. 말 그대로 어느 해에는 그 학교에 필요했다가 다음 해에는 필요 없어지고 이럴 수 있는 자리들이니까요. 뭐 전문가들과 현장의 교사들이 열심히 논의하면 해결책을 만들어낼 순 있겠지만 역시 100% 정규직화와는 거리가 아주 많이 먼 해결책 밖엔 낼 수 없을 겁니다. 말하자면 ‘부분적으로 가능’ 정도?
마지막으로 3번... 이게 가장 중대한 문제인데요.
원래 있던 교사가 아예 빠져 나간 경우(그러니까 정년이든 명예든 ‘퇴직’ 같은 방식으로 다시 돌아올 일 없이 사라지는 상황을 얘기하는 거죠), 그리고 학교 사정상 그 자리가 계속해서 교사가 필요한 자리일 경우에 그 자리에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건 불법이었든가 규정 위반이었든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전체 기간제 교사 집단 안에서 이 3번의 경우가 차지하는 비율이 어마무시하게 큽니다.
공립에서는 이런 경우가 거의 없어요. 공립의 빈 자리는 언제나 임용 시험 합격한 사람으로 채우면 되고 학교 간의 인사 이동으로 해결하면 되고 그걸 지휘하고 있는 게 교육청이니까요. 이건 거의 대부분이 사립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그러니 결국 사립 학교를 쥐어 패면 될... 가요.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이야기하는 '일반 교사와 똑같은 일을 하면서 계약직으로 차별 받는 사람들' 또한 대부분 이 그룹에 속하고 있구요.
그러니 기간제 교원의 정규직화에 대한 논의를 하려면 이 부분, 사립학교의 잘못된 기간제 채용 관행부터 시작을 하는 게 맞다고 봐요.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사립 학교들은 왜 이런 나쁜 짓을 하는가. 에 대한 얘기죠.
보통 쉽게들 떠올리는 사악한 이유(젊은 인력을 정교사 전환 떡밥으로 희망 고문하며 단물 빨아 먹고 버리기... 라든가;)로 그러는 경우도 많겠지만,
요즘 같은 경우엔 학생 & 학급 수 감소로 인해 앞 날을 대비하느라 당장의 빈 자리를 바로 정교사로 채우지 못 해서 기간제로 뽑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년 당장은 교사가 50명이 필요해서 한 명의 공석이 발생하지만 내후년에는 학급 감소로 교사가 47명만 필요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게 지금 대부분의 학교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인지라. 그리고 사립은 한 번 정규직으로 뽑아 놓은 인원은 학급 수가 줄어도 끝까지 안고 가야 하는 처지니까요. 당장 필요 정원을 모두 정교사로 채워 버릴 경우 몇 년 후 과원이 되어 버리는 상황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일반 기업이라면 사람이 남아도 업무 적당히 나눠주면서 계속 월급을 주는 식으로 자리 유지가 가능하겠지만 학교의 교사 정원은 학생 수와 학교 교육 과정을 반영한 계산법으로 매년 교육청에서 정해줍니다. 과원 상태를 유지할 수 없어요. 그러면 안 되게 되어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원래 정교사로 뽑았어야 했던 자리는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해!' 라고 해 버리면 짧으면 1년에서 길어야 2~3년 안에 전국 사립 학교들에 대규모 과원 사태가 발생할 것이고 (학생 수는 여전히 질풍 같은 기세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럼 그것은 또 그것대로 엄청나게 머리 아픈 문제가 되겠죠. '사정이 바뀌었으니 그냥 막 해고해 버리겠다' 라고 하면 애초에 정규직화를 해 주는 의미도 없는 거고. 그렇다고해서 그 사람들을 다 공립으로 옮겨줄 수도 없는 거구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쉽고도 완벽한 만능 답변으로 '학급당 인원 수 감축으로 학급 수를 유지하며 필요 교사 수를 늘리자' 라는 게 있겠지만 그건 돈 문제가 장난이 아니라서 아주 부분적으로 밖에 시행될 수가 없습니다. 요즘 정부에서 발표하는 정책들 보면 돈 쏟아 부을 게 너무 많아서 교육 따위(...)에 그런 큰 돈을 들이려 하지 않을 것 같구요.
그렇다면 일단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할 것은 (사립) 학교들을 엄격하게 관리 감독해서 이런 불법 내지는 편법적인 기간제 채용을 못 하고 안 하게 만드는 거겠죠. 그렇게 해서 계약직은 저엉말로 초 단기 땜빵 메우는 역할로만 채용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정규직으로 뽑도록.
그와 동시에 그 정규직이 필요량보다 과하게 넘쳐나게 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심혈을 기울여 수급 조절을 해야겠구요.
'현재의 불법/편법 채용된 계약직 교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문제' 역시 중요하긴 하겠지만 이것은 전체적인 교사 수급과 학생 수 증감에 대한 현실을 분석하고 거기에 맞춘 교사 수급 정책을 세우면서 병행하여 고민되어야할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어떻게 고민하더라도 '모두 정규직화'는 불가능한 이상일 거구요.
또한 여기에다가 기득권자(현직 정규직 교사들) 및 교원 임용 준비생들이 기간제 교사들을 향해 벌이는 계급 & 밥그릇 투쟁 같은 프레임을 들이대는 건 상황의 어떤 한 측면은 비춰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뭐 그렇습니다.
덧붙여서.
요즘처럼 논란이 뜨거워지는 건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봅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해서 어떻게 해 보겠다는 얘기 없이 계약직 교사의 정규직화 얘기를 꺼냈다가 넣었다가 하는데 워낙 그 부분에 대한 디테일이 없어서 사람들이 모두 다른 관점으로 토론을 하다 보니 답도 안 나오고 난장판만...;
한 줄 요약 : 무엇을 어떻게 하여도 현재 사범대 재학 중인 학생들의 미래는 어둠 뿐입니... (쿨럭;)
약간 더 긴 요약 :
1. 여러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결국 학교 운영의 편의를 위해 규정을 위반해 온 사립학교들과 그걸 방치해 온 정부의 잘못이 가장 큽니다.
2. 가장 쉬우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해결책은 정규직 교사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겠지만 그게 나라 살림 사정을 생각하면 쉽지 않아 보입니다.
3. 그동안 잘못되어 왔던 관행을 뜯어 고치면서 체계적인 교사 수급 계획을 세우는 게 최우선이고 기간제의 정규직화는 그 과정에서 함께 논의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4. 그런데 어떻게 해결하려 해도 행복해질 사람들 보단 빡칠 사람의 수가 훨씬 많아 보입니다(...)
5. 때리지 말아 주세요.
끝.
2017.08.14 16:35
2017.08.14 17:24
2017.08.14 17:40
2017.08.14 18:36
명쾌한 정리 감사합니다.
역시 쉽지 않은 문제네요.
짧은 식견과 본인의 편견에 기대어 '내가 옳고 너는 틀리다'고 귀막고 소리만 지르는 게시물과 댓글들이 넘쳐나는 요즘 이 게시판에서 뭔가 숨통이 트이는 느낌.
2017.08.14 20:16
2017.08.14 20:40
지금 현재 저는 기간제로 일하고 있으나 정부의 기간제 정규직화, 무기계약직화에 반대합니다. 공정한 기준도 없거니와 공식적인 임용고사를 무력화시킬 것입니다.
더 길게 말하고 싶으나,..... 전 내년에 임용고사를 다시 봐서 공부할 계획이었는데 임용티오 박살나고, 그리고,,,,너무 많은 비리(???)들을 알게되어
어쨌든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 절대반대하고 전 1인 시위도 주말에 할 겁니다. 교육계는 벌집을 쑤셔놓은 상황인데 김상곤 교육부장관 휴가 갔습니다.
교육부는 전화를 하루종일 해도 전화도 안받네요. 전직원이 휴가를 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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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v.media.daum.net/v/20170814152346424
2017.08.14 23:56
2017.08.15 15:43
반대해요. 정확한 기준이란게 있을 수가 없거든요. 기간제의 채용 형태(인맥으로 들어온 사람도 다수) 학교별로 채용, 근무연수, 공사립 오가면서 제가 6년 경력에 15호봉인데
저같은 사람은 어디에 해당할까요? 명확한 기준이 있을 수도 없거니와 현행 공무원법 32조 2항을 정면 위배하는 불법이고, 지금 정부에서는 편법으로 기간제 정규직 전환심의 위원회를
밀실에서 열고 가이드라인을 시도교육청으로 보낼 것이라고 해서 임고생들은 물론 현직교사들도 반발이 장난이 아닙니다.
2017.08.15 04:09
2017.08.15 09:02
2017.08.15 12:02
본문의 글로 '기득권' 운운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모자랐나 보네요.
조금 더 자세히 한 번만 설명 드리고 그래도 납득이 안 가신다면 포기하도록 하겠습니다.
0. 설마 임용 시험 준비하는 분들을 '기득권'이라고 규정하실 리는 없으니 말씀하신 기득권들은 현직 정교사를 지칭하시는 거라고 이해하겠습니다.
1. 지금 기간제 교사 단체에서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건 제가 본문에서 언급한 1, 2, 3의 케이스 모두를 정규직화 하는 것입니다.
2. 본문에도 적었듯이 이 요구가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전국의 거의 대부분의 학교들이 과원 상태가 됩니다.
3. 과원이 되면 인원을 맞춰야 하는데, 공립의 경우엔 나라에서 다음 해 신규 임용 TO를 줄이면 해결(?)이 되지만 사립은 그게 불가능합니다.
4. 그리고 (아마 모르셨겠지만) 지난 10년간 사립 교사들은 '학급 수 줄어들어 과원이 되면 공립 이동도 못 하고 해고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정부로부터 지속적으로 주입 받고 있었습니다. 교원 평가 & 성과급제가 그 수단이었죠.
5. 그러니 작금의 기간제 정규직화 논의는 그게 기간제 단체의 요구 그대로 실현될 경우 (뭐 제가 본문에 적은 이유들로 그건 애초에 불가능하긴 하지만) 사립 정교사들에겐 기본적인 생계에 대한 위협이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져 나오는 반대 의사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정의롭지 못 한 땡깡이고 비난 받아야할 일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뭐 제가 어쩔 순 없는 일이니 포기하죠.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은 결국 정부입니다.
기간제 단체야 기간제 단체니까 당연히 전부 정규직화 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정상이죠.
하지만 바로 위에서 설명한 대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현직 정교사들에게서 거기에 대한 반발이 나오는 것도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런 반발을 줄이려면 정부에서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의견 수렴도 하고 하는 절차와 노력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금 정부에서 진행하는 모습엔 그 딴게 없습니다. 그냥 '논의해 보겠다!' 라고 던져 놓고 대충 진행하다가 반발이 나오니 '정교사들 반발이 심해서 안 할랭.' 이러고 끝이니 이 문제가 상황을 잘 모르는 외부자들 시선에선 기간제 교사들과 정교사들의 추한 밥그릇 싸움 같은 모양새로 보이게 되는 겁니다. 뭐 애초에 그런 이미지로 사람들을 낚고 정부는 면피하려고 한 거였다면 매우 굿 잡이긴 합니다만.
정부에서 처음부터 정말 성의를 갖고 이해 당사자들간의 이견을 조율해서 해결책을 도출하려고 노력했다면 애초에 이런 식의 싸움으론 번지지 않았을 일입니다. 그냥 대통령이 '비정규직 없애자!' 라고 하니 대충 무성의하게 호응하는 폼만 잡으면서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그 책임은 남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거죠. 한숨이 나옵니다.
2017.08.15 13:36
2017.08.15 15:02
뭐 이건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니 preetyball님 입장은 그렇구나... 라고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만.
제 눈엔 아무리 봐도 '안 될 거야 아마' 라고 이미 입장을 정해 놓고 몸 사리면서 교육부 이하 기관들에게 형식상 절차만 밟도록 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여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2017.08.17 23:11
제가 말한 기득권은 그리 기득권이 크지 않더라도 변화보다는 현상유지에 기여하는 세력을 의미합니다.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가 사립학교 정교사의 생계에 위협이 된다고 반대한다면 그것은 변화보다는 현상유지가 됩니다. 기간제교사의 불안정성은 그대로 남게 되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구호는 함께 살자였죠. 불가능성에 직면해 현상유지를 택하기보다는 문제시되지 않던 불가능의 영역을 문제의 대상으로 삼고 연대의 길을 모색했으면 하네요. 물론 문재인 정부가 가진 한계 때문에 비관적이긴 하지만요.
2017.08.15 21:11
아무래도 현재 문제가 되는 건 중등 쪽이죠. 초등에선 국공립학교가 전체 학교의 98%를 차지하고, 학급수가 줄어들어 과원이 발생하더라도 인사이동이나 다음해 임용 TO를 조절함으로써 적정교원 수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이번 서울 임용대란이 이런 경우죠. 임용 TO를 줄여야 한다는 것 자체엔 동의하지만, 이렇게 1년만에 1/8토막 내는 건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건 학급 감축이 예상됨에도 미리 교대생 및 교사 정원 관리에 실패한 이전정부 & 꾸준히 신입생 감축에 반대해온 교수진 탓)응당 정교사를 채용해야 함에도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3번 케이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초등 특수 쪽에서는 좀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특수학생의 수를 미리 예상하기 어렵다보니 교육청에서도 정교사 충원을 꺼리는...), 사립이 35%에 가까운(중학교 20%, 고등학교 50%) 중등에서는 말씀하신 문제가 많이 발생하죠. 학생수가 앞으로 더욱 줄어들게 뻔히 보이는데 개별 사립학교에서 정교사를 충원할 이유도 없고요.
애초에 학교운영비 및 인건비의 90% 이상이 국가의 돈으로 운영됨에도 사실상 의무교육인 고등학교의 절반 가까이가 사립이란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5,60년대 국가가 중등교육기관 설립의무를 민간에 떠넘긴 대가를 현재 후불로 치르고 있다고 봐야죠. 현재도 사립학교의 폐교, 학급감축 등으로 인한 초과인원 발생 시 공립교원으로 채용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할 수 있다'지 100% 보장이 아니기 때문에 사립학교 입장에선 과원 발생시 골치아플 수 밖에 없겠더군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면 결국 사립학교에서 정말 한시적 업무가 아니면 기간제를 채용하지 못하고 정교사를 채용하도록 강제하되, 나중에 이로인해 발생한 과원에 대해서는 공립 임용을 보장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중등의 경우 교사마다 담당과목이 있고 선택과목도 있기 때문에 과원이 발생하기 더 쉬운데, 이런 경우에는 지역을 묶어 공립사립 따지지 않고 순환근무하는 방식도 있겠고요. 로이배티님 말씀대로 1번 케이스는 말 그대로 한시적 기간제기 때문에 정교사로 채용할 이유가 없는 케이스입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1번 케이스도 없애기 위해 임용을 조금 넉넉하게 한 다음 일부 교사를 학교가 아닌 교육청에 소속시키고, 학교에서 결원 발생시 기간제 채용 대신 교육청 교사를 파견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제도를 공식화하면 1번 케이스도 거의 해결 가능할 거에요. 2번은 학교에서 필요해 채용했다기보다 실업률 지표 때문에 정부가 밀어넣은 경우라 더욱 당위성이 떨어집니다. 정부가 요청해서 시늉하느라 청년인턴 뽑았더니 공채 없이 정직원 채용해달란거나 다름없는 얘기죠. 사립과원에 대한 안정을 보장한다면 3번 같은 케이스는 거의 줄일 수 있겠죠. 하지만 임용고사라는 적어도 공정한 제도를 거쳐 채용되는 공립과 달리 사립학교는 정교사 채용절차도 임의적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자칫하면 뒷감당은 세금으로 하면서 사립 배만 불려주는 결과가 올 수도 있어요. 모종의 거래를 통해 사립학교에선 내년에 없어질 게 뻔한 자리에 정교사를 채용해버리고, 그 사람은 내년에 과원이 되어 임용고사 없이도 공립교원으로 무혈입성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거죠. 그런데 이 채용문제를 간섭하게 되면 또 정부에서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게 되고... 어려운 문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