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고 나서 대형 부동산 커뮤니티를 보면 문재인은 빨갱이에다가 나라를 말아먹는 놈으로 낙인이 찍혔어요. 거기 글만 보고 있으면 박근혜 시절이 마치 태평성대인 것만 같아요.

일단 대충 상황을 설명하면 이래요. 최경환이 그랬잖아요. 빚내서 집 사라고. 문재인도 계속 그럴 줄 알았나봐요. 문재인 대통령 되고 한동안 경제는 호황세였어요. 주가는 코스피가 2300이 넘었고, 돈이 흘러가는게 눈에 보였죠. 그런데 그 돈이 부동산에도 흘러가네요. 얼씨구나 이때다 하고 너도나도 집 사겠다고 달려들어서 한달 사이에 집 값이 몇천이 올랐었어요. 바로 세 달전에 말이에요. 그래서 정부가 진정시키겠다고 6월 정책을 냈는데 뭔가 대책이 약한거에요. 그래서 사람들은 아 문재인은 집값은 그냥 놔두려나보다 하고 더 샀어요. 그리고 더 올랐죠. 그런데 연이어 나온 8월 정책 뚜껑을 열어보니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게 강력했는데, 사람들은 그제서야 아 문재인이 뭔가를 하려나보다라고 깨닫은 거죠.

여기서 나쁜 사람들은 누군가요. 집값으로 한몫 잡으려는 사람들? 강력한 규제 정책을 펼치는 정부? 아니면 그걸 승인한 문재인? 제값에 집을 안 사고 집값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무주택자들? 들어보면 다 나름의 사정이 있고, 나는 피해자가 되요. 그리고 공통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배신감을 느끼죠. 내가 이럴려고 당신을 대통령 만든게 아니라고요.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문재인 죽일 놈, 살릴 놈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주머니 사정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에요. 그 전까지 문재인을 찬양하던 사람들도 자기 주머니가 털리기 시작하면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거죠.

본색이 나온다는게 나쁜건 아니거든요. 본색은 드러내는게 어때서요? 사람이 솔직해져야되는 건 맞잖아요. 자기 주머니 털리는데 타들어가는 본색을 숨기고 아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정말 대단한 거죠. 자기 주머니가 비워져도 그것을 당연히 받아들일 이유가 있다는 것인데, 신념이라고 해야될까. 자기 돈 들여서 그것을 실현하는 사람들은 정말 몇 보기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교사 임용 문제도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우리가 언제부터 교사 임용 문제에 신경을 썼나요? 이 문제가 하루 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죠. 근본적으로 인구가 줄어 들고 있어요. 옛날에 학교 다닐때 한 반에 몇명이였는지 기억나세요? 전 한 50명 되었던 것 같아요. 잘 기억은 안나지만요. 그런데 요즘에 한 30명 되던가요? 그만큼 정규교육을 받는 인구가 줄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고요. 둘이 합쳐서 부부가 되었으면 둘은 낳아될텐데, 하나도 낳기 힘든 세상이에요. 그러니 애들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죠. 그래서 결국 교사가 점점 더 필요가 없어지게되요. 그런데 말이죠. 교사는 잘 안 짤려요. 사기업은 성과가 안나오면 정리되는데, 교사는 애들 못 가르친다고 짤리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러니 앞에 먼저 들어간 사람이 정년으로 퇴직 할 때까지는 자리가 안나요. 그러니 그 많은 교직 인원을 수용하기는 힘든것이죠.

물론 이런 문제가 교사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에요.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일반 기업들도 마찬가지거든요. 매년 대학생들은 꾸역꾸역 졸업하는데 취업하는 인원은 한정되어있고, 백수들은 늘어만 가죠.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기업 앞에서서 TO를 늘리라고 시위를 하던가요? 그래서 유독 교사들만 TO 를 가지고 시위하는 것에 대해서 공감대를 못 얻는 것도 사실이에요. 너희들은 방학도 있고, 짤리지도 않지 않느냐. 그런 철밥통을 왜 우리가 챙겨줘야하느냐라는 거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다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걸 이해하는 것은 당사자가 아니면 힘든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국 서로의 타인일 뿐이거든요.

그래서 결국에 모든 것은 투표로 말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민주주의가 아무리 발전을 한다고 해도 전부를 만족 시킬 수 없는 것이고, 각자 주머니 사정에 맞게 최선의 선택지에서 지지를 하는거죠. 문재인 정부가 그럴 줄 몰랐는데 실망했다는 건 당신이 그것밖에 안되는 존재라서 그렇습니다. 한 정당이 개인을 어떻게 만족을 시킬수가 있겠어요. 개인을 위해서 만들어진 당이 아니잖아요. 실망할 수도 있는거죠. 계속 실망할 것 같다고 생각되면 다른 당에 투표하면 되는 것이고요. 고작 한표를 행사한 것을 가지고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 것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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