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7.12.05 05:11

여은성 조회 수:663


 1.최근엔 자고만 일어나면 체력회복이 되고 있어서 3일 연속 놀러다녔어요. 그 댓가로, 체력이 100%라고 해서 내구력도 100%는 아닌 거라는 걸 알게 됐죠. 갈비뼈도 아프고 몸살도 걸리고 발에 물집도 잡혔어요. 면역력이 떨어져서인지 발이 엄청 부어올랐죠.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약도 타오고 연고도 발랐어요.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던데 걱정되네요. 같이 섭취하면 부작용이 있을까봐 영양제와 보충제는 스킵했어요.



 2.뭐 그래서 오늘은 얌전히 지내야 해요. 얌전히 지내야 한단 말이죠...정말이지 얌전히 지내는 것도 아픈 것도 죽는 것보다 싫어요. 죽어 본 적은 아직 없지만요. 하지만 죽음은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무서워하는가 무서워하지 않는가의 문제죠.



 3.사람들은 그래요. 주식이 도박같다고 손 안대고 비트코인이 도박같다고 손대지 않을거라고 해요. 로또나 스포츠토토는 진짜 도박이니까 안 한다고 하고요. 


 하지만 내 생각은 달라요. 도박은 우리 인생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중에 그나마 나은 거거든요. 왜냐면 우리 인생의 대부분의 자산들은 도박조차 해볼 기회도 없이 강제로 주어지니까요. 수저의 색깔에서부터 외모, 헌신적인 부모를 만날 수 있는지까지 모든 게 골라볼 기회도 없이 그냥 떠넘겨지는 거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고른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질투받거나 조롱받으며 살아야 하죠. 도박만도 못한 정말 나쁜 건, 우리에게 떠넘겨진 인생 그 자체예요. 떠넘겨진 걸 가지고 어쨌든 스스로의 의지로 무언가에 배팅하는 것...이게 그나마 우리 의지로 해볼 수 있는 무언가고요. 왜냐면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하게 좋은 건 승리뿐이니까요.



 4.휴.



 5.너무 넓게 잡는 것일 수도 있지만 공무원 시험 같은 것도 배팅이잖아요. 직장에 가는 것도 배팅이고요. 장기적인 배팅인지 단기적인 배팅인지, 금전을 배팅하는지 우리의 시간과 노력 자체를 배팅하는지가 다를 뿐이죠. 


 물론 이건 좀 헛소리긴 해요. 하루하루 쌓아나가는 사람과 도박이나 찾아다니는 사람이 똑같지는 않죠. 하루하루 쌓아나가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들의 강함은 존경스러워요. 나도 하루하루를 쌓아나간 적이 있었지만 내가 그렇게 매진할 수 있던 건 인생의 어느 한 시기뿐이었어요. 나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만으로도 버틸 수 있던 시기가 지나가버리고 나니 도저히...더이상은 하루하루를 쌓아나갈 엄두따윈 나지 않게 됐죠. 


 

 6.'어느날'이라는 날을 위해 저당잡혀야 하는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면 허무감 또한 쌓이게 되거든요. 허무감이 너무나 쌓여버리면...희망과 기대감만으로는 자신의 내면을 단단히 할 수 없게 되는 거고요. 


 하루하루 쌓아가는 데 지쳐버린 사람에겐 승리의 경험이 필요해요. 언젠가 승리하는 게 아니라 바로 오늘, 당장 승리하는 거 말이죠. 그리고 까놓고 말해, 당장 오늘 승리하고 싶다면 도박성이 약간은 더 짙은 것에 손댈수밖에 없는 거죠. 


 승리의 규모는 관계없어요. 그야 큰 승리를 하면 좋겠지만 작은 승리여도 충분히 위안거리가 되어 주는거예요.



 7.하아...하지만 내겐 큰 승리가 필요해요. 그야 작은 승리가 만만히 볼 건 아니예요. 작은 승리에 도전한다는 건 뒤집어 말하면 다른 사람이 1년 걸려서 망할 걸 하루만에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래도 그 정도면 도박성이 옅은 편이라 대책을 세울 수 있어요. 이 시간에 자고 있지만 않으면 말이죠.


 승리의 규모를 정말 키우고 싶다면 도박성이 얼마나 짙은지가 문젯거리가 아니게 돼요. 도박 그 자체라고 불릴 만한 것에 손대야 하니까요. 그러나 제어할 수 없는 것들에 손대기엔 내게 남아있는 날들이 너무 많아요. 사람을 겁쟁이로 만들어버릴 만큼 많죠. 그 남은 날들 전체가 비참하게 될 수도 있을 거란 걸 상상하면 도저히 시도할 수 없어요.



 8.하지만 내 인생에 한번도 큰 승리가 없다면 죽을 때까지 슬퍼하며 살아야 할 거예요.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하게 좋은 것을 결국 얻지 못한다는 거...그것 또한 남아있는 모든 날들이 비참한 거니까요.






-----------------------------------------------------------------






 너무 연말 분위기가 되기 전에 연말 모임 하고 싶어요. 이번 주 안에요. 오자마자 맥주잔으로 위스키 한잔 원샷하는 거 말곤 공지사항 없어요. 7명만 모이면 해보죠...라고 하고싶지만 자신없으니까 5명만 모이면 해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5
121581 신작dvd소식 [3] 감자쥬스 2010.08.06 2872
121580 이번에 구입한 레어 만화책 [13] 바다참치 2010.08.06 4402
121579 지금 듀게에 익명으로 글쓸 수 있나요? [15] 금은 2010.08.06 2918
121578 [역사 야그] 그도 한 때 왕따였다, 율곡 이이 [18] LH 2010.08.06 7495
121577 후배의 독특한 도서관 할아버지 이야기.. [10] 서리* 2010.08.06 3705
121576 엑스파일 박스셋 DVD가 다시 나왔네요? [6] 로이배티 2010.08.06 2860
121575 아저씨보고 짧은생각(스포일러 없어요) [2] 동면 2010.08.06 2247
121574 쇼퍼홀릭으로서.. [6] 라인하르트백작 2010.08.06 2821
121573 [30대 솔로의 히스테리성 바낭] 까칠까칠... [9] 가라 2010.08.06 3599
121572 타블로 관련) 죽는 루머, 안죽는 루머 / 이민자, 교포 등을 어찌 볼까 [10] DH 2010.08.06 4159
121571 30대 솔로들에게 최적화된 운동.... [13] 윤보현 2010.08.06 4481
121570 사유의 새로운 습관_중권의 글 [4] run 2010.08.06 2668
121569 토이스토리3 봤습니다. (스포없음) [5] 바이엘피아노 2010.08.06 2364
121568 쇼퍼홀릭으로서.. [5] 라인하르트백작 2010.08.06 2902
121567 메리 루이즈 파커 - O, August 2010 사진과 기사 [4] 프레데릭 2010.08.06 2261
121566 공포영화 '제시카 죽도록 겁주기' 잘 봤어요. [4] 꽃과 바람 2010.08.06 2637
121565 악마를 보았다..제한 상영가 / 크랙...청소년 관람 불가 [16] GREY 2010.08.06 3676
121564 이번 주말에 정동진독립영화제 가시는분 있나요?-_-/~ [4] 7번국도 2010.08.06 1786
121563 토이스토리 3 (스포일러가 조금 있습니다) [5] 이사무 2010.08.06 1906
121562 듀나인이라고 적기에 참 뭐한 질문 글 [12] Apfel 2010.08.06 31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