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PD수첩)

2018.03.07 04:56

여은성 조회 수:1360


 1.정말 이해 안가는 게 있어요. 안희정이나 조재현 같은 놈들이 뒤에서 나쁜 짓을 하는 부분은 이해가 가요. 수컷들은 대체로 무언가를 죽이거나, 무언가를 겁탈하는 걸 좋아하니까요. 둘 다를 동시에 하거나요. 


 내게 이해가 안 가는 건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그냥 사실과 다른 말을 하는 수준의 거짓말이 아니라, 몇십만 명이 보는 곳에서 '페미니즘을 지지한다'거나 '미투운동에 공감한다'같은 말을 표정연기와 함께 태연히 지껄이는 거요. 난 도저히 그럴 수 없을 것 같거든요. 나라면 누군가 마이크를 들이대면 '하아...미안하지만 나는 살인과 강간을 좋아하도록 만들어졌거든. 내가 원해서 그렇게 태어난 건 아니니까 많이 미안할 것까진 없지만 말야.'라는 본심이 자동으로 나올 것 같아서요. 카메라 앞이라고 해도 도저히 다른 사람인 척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좀더 나쁜 사람인 척 하는 건 자신있는데 조금이라도 더 나은 녀석인 척 하는 건 매우 힘들어요. 착한 놈 연기를 해내는 건 착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재능의 문제인 것 같아요.



 2.전에 썼듯이 그렇거든요. 만약 내가 누군가의 관점에서 나쁜 놈이라면, 피해갈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해요. 그래서 솔직이 말하는 편이고요. 최근 화류계 사람이 아닌 누군가와 만났어요. 그자가 뭘 좋아하시냐고 물어왔어요. 


 나는 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그야 돈과 여자를 좋아하죠.'라고 자동으로 나와버렸어요. 상대는 '전 책 읽는 걸 좋아하는데 독서는...?'이라고 물어오는 성의를 보였어요. 하지만 오히려 그런 성의를 보여주는 사람이기 때문에...거기서도 그냥 사실대로 대답해야 했어요. 유흥 말고는 취미생활이 없다고요. 그리고...혹시나 했지만 당연히 다신 연락이 안 왔죠. 하지만 뭐 괜찮아요. 가까워졌다가 미움받게 되는 것보단 가까워지기 전에 미움받는 게 나으니까요. 

 

 아무것도 아닌 녀석들에겐 어떻게 여겨져도 상관없지만...가까워진 다음에 미움받으면 정말 마음이 아프거든요. 



 3.들어와서 pd수첩을 봤어요. 사실 김기덕의 영화를 두어 개 본 후론 제대로 본 적은 없어요. 내게 김기덕 류 영화들은 아이의 투정처럼 여겨지거든요.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누가 여기 좀 봐줘! 아무도 안 보네? 우쒸 그럼 내가 쎈 거 보여줄께! 너희들 이렇게 쎈 거 본 적 없지? 나 이렇게 쎈 거 할 줄 안다? 나 대단하지?' 


 ...라며 악을 쓰는 아이와도 같은 거죠. 별 맥락도 없고 메타포도 없고 서사도 별로인, 누군가가 해몽을 잘 해 주기를 바라며 아무 거나 던지는 것처럼 보여요. 예전에도 썼지만 날것을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거랑, 예술가 흉내를 내며 그냥 쎈 걸 지르는 건 완전 다른 거거든요. 악을 쓰며 이쪽을 봐달라고 애원하는 아이에게 눈길을 주면 그 아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건데 관심을 줄 필요가 없죠.


 PD수첩의 내용은 정상인이라면 마음이 아플 내용이었어요. 나도 마음이 아팠고요. 보다가 익명 여배우의 인터뷰 부분에서 어째서인지 예전에 만난 mw와 m1이 떠올랐어요. 누가 누구를 챙길 수도 없고 다같이 정신이 나가버린 상태가 됐다는 부분에서요.



 4.휴. 

 


 5.예전 일기에 마포구 패거리와 만난 일을 썼었죠. 그중 mw, m1, mn과 놀 곳에 예약을 하고 목적지로 가는 차 안에서 mn이 mw와 m1을 매우 비하적인 멸칭으로 불러대기 시작했다는 부분이요. 나는 mw와 m1이 반격하기를 바랬지만 그 둘은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아마도 그녀들은 이런 말을 듣는 게 일상화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여겨졌고요. 나는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주의는 아니지만...그래도 거기서는 한 마디 해야 했어요.


 쟤네들을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하자 mn는 운전대를 잡고 있다가 나를 보며 이상하다는 듯 물었어요. '기분 나쁘셨어요?'라고요. '쟤네들 기분이 좆같을거아냐.'라고 말하고, 뒷좌석을 돌아보고 mw와 m1에게 말했죠.


 '만약 니들 기분이 안 좆같으면, 그거야말로 좆같은거고.'


 

 6.그 후로도 그런 적이 몇 번 있었어요. 그런데 mn도 아니고 mw와 m1에게 오히려 쪽을 먹었죠. 뭐 그런 거 가지고 유난을 떨어서 갑분싸(그들의 표현)하게 만드냐고요. 그래서 다시는 그들을 옹호하려 나서지 않기로 마음먹으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 했어요. 그건 뭐 여기 쓰지 않기로 하죠. 그들은 그 말을 듣고 역시 낄낄거리기만 했고 나는 그들을 신경쓰지 않게 됐어요.



 7.하지만 오늘 여배우의 인터뷰를 보니 이런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그들에겐 '정신이 나가버린'그 상태가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었던 거 아닐까...하고요.


 전에 썼듯이 본인의 의지로 정신나간 짓을 하고 다니는 건 매우 좋은거예요. 하지만 누군가의 강요로 인해 정신나간 척을 하고 다닌다면 그건 너무 슬픈 일이예요. 오지랖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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