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렇게 더운 날에는 차가운 달을 바라보면서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치는 드뷔시의 '달빛'을 듣고 싶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97_VJve7UVc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달빛'은 아무때나 틀기 곤란해요. 백그라운드뮤직으로 쓸 수 없기 때문이예요. 아무 생각없이 다른 일 하면서 들을 수가 없어요. 중간부터 확 호소를 해오면서 '나에게 집중해달라'는데 어떻게 일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극도로 잘하는 연기나 극도로 잘 연주한 음악은 청자의 전부를 요구하기 때문에 그것에다가만 집중해야해요. 


2. '달빛'을 이야기한 김에 드보르작의 'Song to the moon'도 듣고 가도록 하죠. 초현실적으로 들립니다. '닥터 후'에서 BGM으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걸요. 


https://www.youtube.com/watch?v=UwVYFpY3VL4


3. 이아리 작가의 '다 이아리'. 데이트 폭력에 관한 웹툰입니다. 누구든 이아리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제목을 그렇게 지었대요. 


https://comic.naver.com/bestChallenge/detail.nhn?titleId=711961&no=1


이아리 작가는 페이스북에도 연재를 하고 있는데, 페이스북 댓글 중에서 여자 욕하는 댓글이 있어서 기가 막혔네요. 


"욱하지 않는. 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언어를 예쁘게 쓰는. 언성을 높이지 않는. 그런 사람...있을까?"라는 내용에 대해서 


"남자가 니 감정 쓰레기통이냐? 샌드백을 구하는거여 애인을 구하는거여ㅋㅋㅋㅋㅋ 지는 있는 그대로 존중 받고싶으면스 남자는 다 바뀌어야하네"라는 댓글을 누군가 달았더군요. 


4. 'A very British scandal'.


음...조연 Peter Bessell 역할을 한 사람이 Alex Jennings인데... 제가 이 사람을 어디서 봤다 싶었더니 Netflix의 The Crown에서 에드워드 8세로 나온 사람이었어요. 와... 그때도 연기 잘한다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대단하네요...이 작품 전체가 생각할 거리를 너무 많이 던져주기 때문에 함부로 리뷰 자체를 쓰기가 어렵네요. 


1960년대에 영국에서 동성 섹스는 불법이었단 말이예요... 그런데도 촉망받는 정치인인 제레미 소프(휴 그랜트)는 거리에 나가서 하룻밤 같이 잘 상대를 찾아요. 나중에 동성 섹스가 합법이 되는데 한 표를 던지구요. 그리고 상대인 노만 스콧 (벤 위쇼)와는 애증에 찬 관계를 가지죠. 벤 위쇼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 젊고도 매력적이고, 매력적이면서도 혐오스러울 정도로 자기 인생 못챙기고,  불안정하고 대책없는데도 이해가 가는 그런 캐릭터를 잘 표현해냈어요. 게다가 노만 스콧과 제레미 소프는 당시 영국의 계급적 특성을 그대로 연기에 반영해내기까지 하죠. 하나는 이튼 - 옥스포드 졸업생. 하나는 노동자 계급 농장 노동자. 자기 자신을 위태롭게 하면서까지 제레미 소프는 노만 스콧과 오래 연인 관계를 지속하는데, 노만 스콧은 우리는 연인이었다 라고 말하고 제레미 소프는 철저히 관계를 부정해요. 마지막 3부에 가서야 제레미의 변호인이, 자신도 동성애자들을 찾아 밤거리로 나간다면서 "왜 하필 그런 남자랑 모든 것을 위태롭게 하면서 관계를 지속했냐"라고 질문을 합니다. 


이에 대해 제레미 소프는 천천히 답변을 합니다. 제레미는 뭐라고 답했을까요? 휴 그랜트가 이렇게 연기를 섬세하면서도 무시무시하게 해내는 건 처음 봅니다. 이 사람은 잘생긴 얼굴로 이제까지 자기 연기력을 감춰왔던 것 같네요. 이 드라마 전체에서 휴 그랜트는 아랫턱을 내밀어서 제레미 소프의 얼굴형 자체를 모방합니다. 3부에 가서는 노만 스콧의 입장도, 제레미 소프의 입장도 이해가 가게끔 양쪽 연기력이 불꽃 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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