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7 01:45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제까지 많은 다양한 곤충 손님들이 제 방을 찾아왔었기 때문에 웬만하면 놀라지 않는데
오늘은 좀 놀랐네요. 사이즈가 너무 커서... 몸 길이가 한 7~8cm는 되어 보였어요.
이건 처음에 겁나서 좀 멀리서 찍은 사진이에요.
아까 해질녘에 구름이 참 신기해서 사진 찍다가 깜빡하고 방충망을 열어놓고 있었던 바람에 얘가 제 방에 들어온 것 같아요.
전에 사용했던 비닐봉투 방법으로 얘를 덮었더니 몸집이 큰 애라 머리가 더 좋은지 비닐봉투 속으로 안 들어가고
벽에 납작 붙었는데 어찌어찌해서 비닐 봉투 속에 넣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자세히 좀 보려 했더니 비닐봉투 입구로 기어나오는 바람에
으악~하고 허겁지겁 창문 밖으로 훌훌 던져버렸네요. 내일 할 일도 많은데 잠이 다 달아났어요. 휴~
무섭게 생기진 않았는데 이제까지 봤던 것들 중에 제일 커서 잡으려고 비닐봉투 들고 다가가는데 떨리더라고요.
(얘를 못 잡아서 방 안에서 계속 날아다니기라도 하면 잠은 다 잔 거라 한 번에 끝내야 하는 작업이었죠.)
요즘 밤손님이 뜸하다 했는데 이런 초대형 손님이 찾아올 줄이야...
저를 깜짝 놀라게 한 이 밤손님의 정체를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돼서 지금 검색하진 못하겠는데 몹시 궁금해요.
쓸쓸한 가을밤 심심하신 분은 방충망 열어놓고 기다려 보세요. ^^
오늘 밤손님이 오게 만든 원인제공자 해질녘 사진
2018.09.07 03:28
2018.09.07 07:56
헉, 사마귀였군요. orz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댓글 보고 찾아보니 우리나라 사마귀 중에서 제일 크다는 왕사마귀랑 똑같이 생겼네요.
몸 길이가 수컷이 68~85mm, 암컷이 75~95mm 정도 된다니 제가 봤던 것과 크기도 비슷한 것 같아요.
정체를 알고 나니 더 무섭네요. ㅠㅠ
왕사마귀
(암컷이 녹색, 수컷이 갈색인 줄 알고 제 방에 온 손님은 수컷인 줄 알았는데 암수 색깔은 다르지 않은가 봐요.)
2018.09.07 08:40
당랑권의 모델이 된 당랑이군요. 사마귀 수컷 불쌍해요.
2018.09.07 10:03
'당랑'으로 찾아보니 '당랑지부', '당랑거철'이라는 한자성어도 있더라고요.
당랑지부 螳螂之斧 당랑거철 螳螂拒轍 둘 다 뜻은 같네요.
사마귀가 앞발을 들고 수레를 멈추려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자기 분수를 모르고 무모하게 덤빔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마귀의 전투적인 자세가 옛날 사람들 눈에도 좀 띄었나 봐요.
권법까지 만드는 걸 보면...
2018.09.08 01:29
로긴을 부르는 게시물이에요....저에게는 정말.
저 배?가 시작되는 허리?부분을 잡으면 손 안찔리고 관찰 가능해요. 어릴때 숱하게 잡고 놀다 놔주곤 했었죠. 1센티도 안되는 작은놈들부터 12센티 가까운 대형사이즈까지...아, 그러고보니 대형사이즈들은 저처럼 안 잡으시는게 낫겠네요. 큰 녀석들은 그 사이즈로 클 때까지 산전수전 다 겪은 놈들이라 그런지 ....저 긴 두 앞다리를 머리뒤로 가볍게넘겨 제 손가락을 정확히 찔렀어요...ㅡㅡ 화들짝 놀라 놔줬던 이후..작은 애들도 가급적 안잡게 되더군요. 그 많던 사마귀들 중 오직 한마리였지만요. ㅎ.
사마귀...무척 영리해보여서 전 좋아해요^^
2018.09.08 08:05
이제까지 제 방을 방문한 곤충 손님들 중에 사마귀가 제일 영리한 것 같아요.
곤충 생포할 때 커다랗고 투명한 비닐 봉투를 쓰는데 (투명한 비닐이어야 생포 후 관찰 가능해서)
비닐 봉투로 덮었을 때 안 들어오려고 버틴 애는 사마귀뿐이었어요. 백이면 백 다 신나게 들어옴
비닐 안에서도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금방 입구를 찾아서 기어나오더라고요.
혹시나 공기가 부족할까봐 비닐 입구를 꽉 쥐지 않았던 게 좀 후회가 돼요.
그랬으면 잠깐이라도 자세히 들여다 본 후에 보내줄 수 있었을 텐데...
다시 만나기 힘든 귀한 손님인데... 떠나고 나니 아쉽네요. (그나저나 쇠부엉이 님 반가워요. ^^)
2018.09.08 09:55
2018.09.08 13:29
와, 쥐나 새까지 잡나요?? 뭐 앞발로 수레를 멈추려 했다는 고사성어도 나올 정도니...
사진만 봐도 앞다리가 대단해 보여요. 쇠부엉이 님의 경험담을 들어보니 앞다리의 유연성도 좋은 것 같고
나중에 정원 있는 집에 살게 되면 사마귀랑 친하게 지내야겠어요. ^^
2018.09.08 14:07
2018.09.08 19:44
난초사마귀네요. 전에 EBS 다큐프라임에 나왔었는데 참 예뻐서 기억해요.
꽃 뒤에 숨어서 먹이를 잡아먹었던가 그랬는데...
오늘 뜻하지 않게 너무 일찍 일어나서 졸렸는지 대낮부터 신나게 잤네요.
일어나 보니 해가 져있어서 허무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