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불사조...

2019.07.30 09:50

가라 조회 수:1567

(오늘은 '그분' 이야기가 아닙니다.)


몇번 언급한적이 있는데..  회사가 팔렸어요.

아직 잔금이나 법적인 절차가 남아 있긴 하다는데, 일단 새 오너가 오고 임원들도 물갈이가 예고되어 있지요.


제가 다니는 회사가 공장이 4개였는데 예전에 회사 어려울때 이걸 공장별로 다 독립시켰어요.

그래야 쪼개서 팔기 좋다고.. (...) 

지금 돌아가는 공장은 2개인데, 독립된 회사이다 보니 저희랑 저쪽이랑 겹치는 조직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인사팀이 있고, 저쪽은 경영관리담당 인사파트가 있는 식입니다. 

원래 같은 회사였기 때문에 업무적으로 교류는 많이 하고, 인사제도나 복지 같은건 맞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오너가 두 회사를 다시 합치겠대요.

그러면, 다 예상가능하시다 시피.. 겹치는 조직들이 합쳐지면 임원자리도 줄고, 팀장 자리도 줄고, 팀원 자리도 줄어드는게 순서 아니겠습니까..


제가 있는 팀도 저쪽 회사랑 겹치는 팀이 있는데.. 제가 계산기를 대충 두드려 보니 저 같은 일개 팀원은 괜찮겠더라고요. 워낙 몇년째 사람 충원도 안하고 적은 인원으로 버티고 있다보니... 문제는 팀장과 이사자리죠.

팀장이야 한명이 팀원으로 강등(?) 되면 해결 되겠지만, 두명의 이사대우중 한명은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저쪽 이사님은 나이가 많아요. 그래서 다들 저희쪽 이사님이 남겠구나 하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저쪽 이사님 별명이 '불사조' 였는데, 이번에는 불사조도 어쩔 수 없겠구나 하는 얘기들을 나누고는 했고요.

(여러가지가 있지만, 최종적으로 몇년전 대규모로 구조조정할때 동년배들이 싹 다 짤려나가는 상황에서, 정리되는 사업부에 있었음에도 유이하게 살아남은 분이었습니다. 살아남은 다른 한분은 몇년째 보직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데 이분은 보직도 받았거든요.)


(이제 서론 끝..)


그런데, 엊그제 우연히 사내 조직도를 클릭하다 보니 우리 팀에 모르는 계정이 하나 추가 되어 있습니다.

계정정보를 보니 이름도 없고, 이메일도 첨보는 거고, 전화번호 하나 있더라고요. 그래서 확인해보니 저쪽 회사 이사님 전화번호...(???)


그래서 저는 이사님에게 가서 '이런 계정이 생겼는데, 혹시 부서 통합 준비하는 것인가요? 제가 알아야 할것은 없습니까?' 하고 물어봤는데, '아니 그게 무슨 소리니?' 하는 반응... 이분도 전혀 모르시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상사님이 여기저기 알아보니, 저쪽 이사님이 저희쪽 IT 부서에 '업무 때문에 같이 공유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저쪽 팀에 계정 하나 만들어 달라' 라고 해서, IT 부서에서는 원래 같은 회사였으니 아무 생각 없이 저희한테 확인도 안하고 만들어줬고, 저쪽에서는 그 계정으로 저희쪽 결재문서함, 자료함 등등은 물론이고 법인카드 사용정보까지 다 볼 수 있었다는 거지요. 


와.. 불사조가 괜히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은게 아니었구나, 이런식으로 먼저 치고오다니..!?


제가 우연히 (당연히 알고 있어서 볼일이 없는) 조직도를 클릭해보지 않았으면 계속 몰랐을 상황이었지요..


상사님이 지금 이거 때문에 무지 기분 나쁜 상황이고, IT 부서장은 아침부터 또 전화와서 변명+사과 하고 있고요.

상사님이 이사'대우'에서 정식 이사 되고 싶은 욕망이 강해서 사람들하게 척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분이라, 공론화 안하고 넘어가려는 것 같은데, 요즘 같은 분위기에 법적으로 다른회사 사람에게 확인도 안하고 사내 계정을 만들어줬다는게 알려지면 IT 부서장도 징계감이겠지요. 


있다가 오후에 저쪽 회사랑 회의 잡혀 있는데 회의 분위기 어떨지.. 벌써부터 심난하네요.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8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02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83
121622 신작dvd소식 [3] 감자쥬스 2010.08.06 2872
121621 이번에 구입한 레어 만화책 [13] 바다참치 2010.08.06 4402
121620 지금 듀게에 익명으로 글쓸 수 있나요? [15] 금은 2010.08.06 2918
121619 [역사 야그] 그도 한 때 왕따였다, 율곡 이이 [18] LH 2010.08.06 7495
121618 후배의 독특한 도서관 할아버지 이야기.. [10] 서리* 2010.08.06 3705
121617 엑스파일 박스셋 DVD가 다시 나왔네요? [6] 로이배티 2010.08.06 2860
121616 아저씨보고 짧은생각(스포일러 없어요) [2] 동면 2010.08.06 2247
121615 쇼퍼홀릭으로서.. [6] 라인하르트백작 2010.08.06 2821
121614 [30대 솔로의 히스테리성 바낭] 까칠까칠... [9] 가라 2010.08.06 3599
121613 타블로 관련) 죽는 루머, 안죽는 루머 / 이민자, 교포 등을 어찌 볼까 [10] DH 2010.08.06 4159
121612 30대 솔로들에게 최적화된 운동.... [13] 윤보현 2010.08.06 4481
121611 사유의 새로운 습관_중권의 글 [4] run 2010.08.06 2668
121610 토이스토리3 봤습니다. (스포없음) [5] 바이엘피아노 2010.08.06 2364
121609 쇼퍼홀릭으로서.. [5] 라인하르트백작 2010.08.06 2902
121608 메리 루이즈 파커 - O, August 2010 사진과 기사 [4] 프레데릭 2010.08.06 2261
121607 공포영화 '제시카 죽도록 겁주기' 잘 봤어요. [4] 꽃과 바람 2010.08.06 2637
121606 악마를 보았다..제한 상영가 / 크랙...청소년 관람 불가 [16] GREY 2010.08.06 3676
121605 이번 주말에 정동진독립영화제 가시는분 있나요?-_-/~ [4] 7번국도 2010.08.06 1786
121604 토이스토리 3 (스포일러가 조금 있습니다) [5] 이사무 2010.08.06 1906
121603 듀나인이라고 적기에 참 뭐한 질문 글 [12] Apfel 2010.08.06 31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