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퉁퉁이, 약속)

2018.05.12 05:22

여은성 조회 수:782


 1.하아...지겹네요. 인생. 오늘은 정말 갈 데가 없었어요. 빌어먹을 로얄샬루트에 빌어먹을 탄산수를 섞어서 딱 한잔만 하고 싶었죠. 나머지 20잔은 직원들에게 돌리고요. 하지만 소위 불금이잖아요. 가고 싶었던 가게의 룸 다섯개가 몽땅 차버려서 갈 수가 없었어요. 예약을 하지 그랬냐고 말하는 사장에게 예약 같은 건 도저히 싫다고 툴툴거렸어요. 

 

 사장과 대화를 마치고 보니 공주가 내게 '퉁퉁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던 게 떠올랐어요. 무슨 일에 대해서든 툴툴거린다고 말이죠.



 2.피트니스에서 이런저런 사이트를 드나들다 보니 sns메시지가 와있었어요. '곱슬'이란 자인데 cj에서 일하고 있어요. 언젠가 그가 내게 말했더랬죠. 만화 미생을 봤냐고 그에게 묻자 이런 대답을 했어요.


 '미생 같은 만화는 도저히 못 보겠어요. 너무 현실적이어서 굳이 그걸 보면서 스트레스 받을 이유가 없거든요.


 그래서 대답했어요. 그 대답만 봐도 곱슬 씨는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뜻 같다고요. 내 주위의 어떤 사람들은 미생이 너무 이상적이고 합리적이라서, 현실과는 딴판인 판타지 만화라고 하거든요. 미생의 내용이 씁쓸하게 느껴질 정도라면, cj는 정말 좋은 직장이겠죠.



 3.어쨌든 곱슬과 이런저런 대화를 했고...문득 전날 상암 가까이에 갔던 게 생각나서 말했어요. 마침 프듀 쇼케이스를 보러 갔었는데 cj근처에 간 김에 곱슬 씨랑 저녁이라도 먹었으면 좋았을걸...이라고요. 그러자 그는 이제 홀몸이 아니라 당일치기 만남은 힘들게 됐다고 대답했어요. 이 말이 그가 결혼만 했다는 뜻인지 아니면 아이까지 낳았다는 뜻인지 궁금했어요. 허나 묻지는 않았어요.


 곱슬은 이제 회사도 지겹고 자신의 사업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어요. 1인 기업맨이 되고 싶다는 그가 하려는 게 스타트업인지, 자영업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사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야 나는 부정적인 사람이니 온갖 위험한 사례에 대한 썰을 이리저리 풀었어요. 그러자 그는 '재미없어도 대기업 발가락에 붙어있는 빈대가 나을려나...'라고 중얼거렸어요. 그러나 느낌상, 그의 마음은 이미 회사에서 떠나 있는 것 같았어요. 


 

 4.휴.



 5.요전에 유상증자를 받은 중공업 관련주가 있는데 문재인 덕분인지 약간 올랐어요. 그리고 오르는 걸 보고서야 유상증자를 받아놨던 게 떠올라서 그쪽 계좌를 열어보니 잘 들어와 있었죠.


 원래 계획은 싼값에 받은 만큼은 받자마자 용돈벌이 삼아 파는 거였는데...다 팔진 않았어요. 주식이란 게 그렇잖아요? 팔면 돈이 되고, 팔지 않고 있으면 계속 꿈인 거죠. 


 그리고 어떤 일이든...가끔은 돈보다 꿈이 나은 거고요.



 6.전에 썼듯이 갈 데가 없으면 사람들을 불러내곤 해요. 그들이 차를 끌고 나와주는 대신, 뭘하고 놀지 그들에게 선택하도록 하는 거죠. 운동을 마치고 사람들을 불러보려 했지만 오늘은 잘 되지 않았어요. 이미 딴 약속이 있거나 서울에 없거나...뭐 그랬어요. 


 몰락한 도산공원 쪽 거리를 12시까지만 걷다가 껀수가 없으면 그냥 돌아가야지...했어요. 한데 생각해보니 12시에 돌아가는 건 좀 아까운 거예요. 버스가 아슬아슬하게 끊길 시간이잖아요? 조금만 서둘렀으면 버스를 탈 수 있었던 시간에 택시를 탄다...는건 돈이 아까우니까요. 그래서 11시 30분까지 걷다가 돌아가기로 했어요. 아니면 아예 1시까지 걷다가 돌아가던가.


 걷다가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으면 방향을 꺾어서 으슥한 곳으로 걷고 걷는데 근처 어딘가에서 연락이 왔어요. 몇 블록 정도 떨어진 가게여서 여기까지 차로 데리러 오면 가겠다고 말하자 그러겠다고 했어요. 한데...차를 몰고 온 건 사장이 아니라 빌어먹을 실장이었어요. 남자 실장 말이죠. 그래서 가게에 가서 왜 사장이 직접 운전해서 오지 않았냐고 툴툴거렸어요.


 나는 남자가 싫거든요. 남자가 나를 데리러 오는 것도 말이죠. 가게에서 남자 직원이 과일 접시를 가져오는 것도 싫어요. 그냥 남자와 관련된 모든 게 싫단 말이죠. 계산도 서빙도 몽땅 여자가 하는 가게가 있으면 좋겠어요. 쳇...하지만 사장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죠. 하긴 그렇긴 해요.


 나 같이 착한손님만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다른 나쁜손님들이 남자의 완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만들곤 하니까요. 



 7.하아...주말에는 다 닫는단 말이죠. 도박장과 술집 둘 다 말이예요. 어쩌겠어요. 약속을 만들려고 발버둥을 좀 쳐 봐야죠.


 제일 좋은건 손면도를 하게 만드는 약속을 잡게 되는 거겠죠. 두번째로 좋은 건 손면도까지는 할 필요 없는 약속을 잡는 거고요. 세번째로 좋은 건 아예 면도를 할 필요가 없는 약속을 잡는 것이고...제일 나쁜 건 약속을 못 잡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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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 후회되기도 해요. 아까 전...사장에게 연락왔을때 가게에 갈 테니 주말에 하루 보자고 말했어야 했나 하고요. 하지만 그 순간엔 그럴 기분이 아니었어요. 너무 매상을 인질삼아 협상하는 것 같아서 그러고 싶지 않았죠. 오랜만에 가는 건데 그냥...시원스럽게 들러 주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괜히 폼잡은 것 같기도 해요. 뭐 내일 일어나서 물어보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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