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1년 영화니까 41년(...) 런닝타임은 해외 정보는 2시간 3분으로 나오는데 제가 본 시즌 버전은 1시간 57분이었습니다. 잘 보고 기부니가 나빠지는!!! 암튼 결말 스포일러는 없을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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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아닙니다. 호러 아닙니다. ㅋㅋㅋ 포스터를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 참 친절한 제목이죠? 우리의 제임스 칸 할배(당시엔 저보다 젊으셨지만;)께서 프로페셔널 도둑 '프랭크'를 맡으셨습니다. 원래는 좀도둑이었지만 어쩌다 벌어진 싸움 때문에 과실 치사로 감옥에 오래오래 계시면서 금고 따기 스킬을 배우셨어요. 자기랑 개인적으로 잘 알고 죽이 잘 맞는 파트너 두 명과 함께 일하고. 훔친 물건은 역시 개인적으로 아는 장물아비를 통해 처리합니다만. 그 장물아비가 뻘짓을 저지르는 바람에 얽히고 싶지 않았던 '조직' 사람들과 인연이 생겨 버리네요.

 물론 도시의 고독한 한 마리 승냥이로서 이런 협업 제안 따위는 쿨하게 거절하려 합니다만. 마침 그 때 일생의 꿈이던 '나의 가족'을 이뤄줄 금발 미녀를 만나게 되면서 일생 자금 마련을 위해 "딱 한 번만"을 수락하게 됩니다. 이후 전개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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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고로 도시의 상남자라면 밤거리를 사랑해야죠.)



 - 아니 정말 놀라운 스토리의 영화입니다. 그냥 장르 클리셰 그 자체에요. ㅋㅋㅋ 영화가 시작되면 그대로 결말까지, 아니 클라이막스까지의 전개가 좌라락 주마등처럼 머릿 속을 스쳐가고 정말로 거기에서 거의 한 발짝도 안 벗어납니다. 이야기뿐만 아니라 캐릭터도 마찬가지죠. 이런 이야기들의 흔한 주인공 캐릭터 하나를 떠올린 후 거기에 주연을 맡은 제임스 칸의 개성을 반영하면 뚝딱! 하고 주인공 프랭크의 캐릭터가 완성이 돼요. 게다가 또 감독이 마이클 만 아닙니까. 이게 데뷔작이긴 하지만 '뭐 그 양반 스타일이 다 어디에서 왔겠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보면 그냥 그대로 다 들어맞습니다. 뭔가 길게 이야기하기가 민망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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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칠순을 목전에 둔 제임스 벨루시의 젊은 모습도 볼 수 있구요.)



 - 제가 마이클 만 영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장 삐에르 멜빌과 '암흑가의 세 사람' 이야기를 끌어오는 반복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불행히도 한 번 더 해야만 합니다. 왜냐면 일단 제가 아는 게 그것 밖에 없고. 또 제가 본 마이클 만 영화들 중에서 이 '도둑'만큼 그 영화와 닮은 게 없거든요. 일단 주인공 직업부터가 금고 털이 전문가이고 게다가 보석이 주력 아이템이라서요. ㅋㅋㅋ 


 근데 결국 하게될 말은 예전에 했던 이야기들과 똑같습니다. 그러니 짧게 하죠. 멜빌 영화들보단 덜 프로페셔널 하고 더 드라마틱하고 낭만적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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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입부에 짧게 한 탕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능력도 각인시키고 프로페셔널한 태도도 보여주고 그럽니다.)



 - 그러니까 이 영화는 주인공 프랭크 캐릭터 하나를 붙들고 다방면으로 파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이미 말 했듯이 그게 거의 클리셰에요. 고아 출신에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 넉넉하게 살고 싶다는 꿈을 평생 안고 살아왔고. 일생 동안 세상은 당연히 그에게 친절하지 않았구요. 자기 일과 실력에 자부심이 있고 뭐든 깔끔하게 처리하는 걸 좋아하죠. 동시에 성질이 불 같아서 그 '깔끔함'을 위협하는 건 절대 용납을 못하구요. 

 게다가 7080식 상남자입니다. 좋아하는 여자를 거의 강제로 끌고 가다시피 하면서 오히려 화를 내고 "우리 나이도 있는데 이딴 거 다 집어 치우고 걍 로맨스나 하면 안 되겠니???"라고 소리지르는 남자죠. 그리고 마이클 만은 대부분 그래왔듯이 이 주인공에게 상당히 이입을 합니다. 클라이막스 직전에 이 양반이 그 여자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진짜 그 시절식 고독한 상남자의 로망이란 게 폭발을 해서 웃음이 나올 정도에요. 그랬지. 옛날엔 저런 게 되게 멋진 장면이었는데... 이러면서요. 하하하.


 하지만 이걸 연기하는 게 제임스 칸이지 않습니까? 그냥 생각만 해봐도 딱 어울리잖아요. 그래서 보면서 웃음만 나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꽤 그럴싸하고 폼도 나요. 하지만 어쨌거나 그 시절식 터프 가이이신 관계로 요즘 관객들 중엔 '이게 뭐꼬!!'라는 느낌을 받을 분들이 더 많을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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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시카고 상남자가 여자를 꼬시는 법!)



 - 어찌보면 한참 뒤에 만들 '콜래트럴' 보다도 더 '도시의 밤거리'에 집착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굉장히 폼 나게 잘 찍었어요. 어찌보면 '콜래트럴'의 밤거리보다 더 폼나기도 합니다. 21세기식 건조함과 80년대식 로맨틱 갬성(?)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한데요. 어쨌든 전 이 영화의 야경도 아주 훌륭하다 생각했네요.

 '콜래트럴' 얘길 하니 이 영화에도 쿵짝쿵짝 멋진 밴드 연주씬이 한 번 들어갑니다. 그리고 '모잠비크 드릴' 같은 건 안 나와도 제임스 칸이 권총을 휘두를 때 보면 뭔가 좀 수상한 느낌으로 정자세를 엄격하게 취하기도 하구요. 정말 데뷔작부터 본인 취향을 그냥 다 쏟아 부었달까... ㅋㅋㅋ


 다만 전반적인 음악 활용은 좀... 뭐랄까요. 되게 80년대적입니다. 요란하고 드라마틱한 음악들이 계속 들어가요. '탠저린 드림'이라는 독일 일렉트로니카 그룹이 맡았다는데. 찾아보니 여러모로 레전드급 팀인 모양입니다만, 그래도 후기 마이클 만 스타일의 음악을 기대하신다면 좀 당황하실 겁니다. ㅋㅋ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엔 좀 깬다는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나중엔 적응이 되더군요. 뭐 80년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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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들이 소근대는 시카고의 밤거리를 배불리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콜래트럴'과는 다른 느낌으로 멋져요.)



 -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건 클라이막스의 도둑질씬이었습니다. 뭐랄까... 그냥 마이클 만스런 사실주의에는 잘 맞아요. 성실하고 유능한 전문가들이 최선을 다 해 준비해서 훌륭하게 해내는... 뭐 그런 거긴 한데. 시작할 때 정보로 주어지는 겹겹의 난관들로 인해 생겨나는 기대치에 비해 해결책이 좀 많이 심플합니다. 아무래도 영화 내용이 비슷한 구석이 많다 보니 (정말 지긋지긋하시겠지만 ㅋㅋ) '암흑가의 세 사람'의 그 간지 폭발 도둑질 씬과 비교하게 되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뭔가 하나라도 좀 폼나는 아이디어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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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이 감독이다 보니 주인공이 총을 쥐는 폼을 유심히 살펴보게 됩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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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장면도 마찬가지구요.)



 - 이 영화에서 좀 튀는 부분이 하나 있다면 결말입니다. 그리고 결말이 되게 예상 그대로 흘러가다가... 아주 살짝 엇나갑니다만. 이건 취향 따라 받아들이는 게 다를 것 같더군요. 전 맘에 들었습니다. 이런 장르 결말의 정답이 대략 정해져 있다고 해도 다들 똑같이 정답만 던져대면 구경하는 입장에선 재미 없으니까요. 그리고 아... 이건 뭐 스포일러라서 설명하기가 힘드네요. ㅋㅋ 암튼 최종 결전 직전에 주인공이 하는 짓이 좀 재밌어요. 처음엔 이해가 안 돼서 '내가 제대로 본 게 맞나?' 하고 다시 감기까지 해봤는데.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해는 가더라구요. 여기선 그냥 '멸망을 향해 가는 쏴나이의 로망!!!'을 마이클 만이 저런 식으로 표현했구나... 라고 느꼈다고만 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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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나이 가는 길 = 폼생폼사 아니겠습니까.)



 - 암튼 뭐... 마이클 만의 최고 작품과는 거리가 멉니다. 리얼리즘 측면에서도, 남자의 로망(?) 측면에서도 이후에 나온 영화들이 훨씬 잘 다듬어져 있고 훨씬 폼 나고 그래요. 하지만 '아니 이 할배 정말로 처음부터 참 취향 확실했구나!!!' 라는 걸 확인하는 차원에서는 한 번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이 양반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또 기본적으로는 잘 만든 영화에요. 세월 때문에 좀 낡았고, 또 그냥 영화 자체도 종종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볼 땐 분명히 수작이자 볼만한 오락 영화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많이들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역시 플랫폼이 문제네요. ㅋㅋㅋ 




 + 처음 한국에 들어올 땐 '비정의 거리' 라는 제목이었던 모양입니다. 



 ++ 니콜라스 빈딩 레픈의 '드라이브'가 이 영화의 오마주라는 얘기들이 있던데. 왜 그런 이야길 듣는지 대충 느낌이 오긴 하더군요. 이야기가 많이 닮은 건 아닌데, 뭔가 영향 받은 듯한 느낌이 확실히 있긴 합니다. ㅋㅋ



 +++ 제가 '대부' 시리즈에서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가 바로 제임스 칸이 연기했던 '소니'였던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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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미저리' 같은 영화에서 보여준 코믹한 연기도 재밌고 좋았지만 역시 제게 제임스 칸의 이미지는 바로 이겁니다.

 올해 돌아가셨죠. 다시 한 번 명복을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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