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공개 중인 드라마입니다. '우영우'로 반짝 유명해진 그 채널(이름 모름;)과 시즌 & 올레티비로 6화까지 공개됐는데 저는 4화까지 봤구요.

전체 12부작이고 매주 두 화씩 공개하나봐요. 그래서 3주 뒤에 완결될 예정입니다. 편당 50분 정도의 평범한(?) 드라마 형식이네요.



일단 다들 아시다시피 그 유명한 웹툰 원작인데요.

원래는 제목대로 '가우스 전자'라는 가상의 글로벌 문어발 K-대기업을 배경으로 하는 직장인들 회사 일상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었죠.

대체로 한국식 직장 생활에 대한 가벼운 풍자 코미디를 기본으로 하면서 양념으로 연애도 하고... 뭐 그런 거였는데.

사실 전 띄엄띄엄 봐서 원작에 대해 본격적으로 뭐라 얘기를 할 입장은 아니구요. ㅋㅋㅋ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 원작이 '회사에서 연애하는 만화'라고 규정지을 작품은 아니었다는 거죠.

그런데 이 드라마는 '회사에서 연애하는 드라마'입니다.



아니 뭐 2000화가 넘는다는 웹툰 원작을 12화짜리 드라마로 만들기가 쉬운 건 아니겠습니다만.

어쨌든 같은 캐릭터들 나오는 대체로 비슷한 이야기인데 장르가 달라요. 

좋다 나쁘다 이런 판단을 배제하더라도 어쨌든 확실한 건 이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겁니다. 코미디가 좀 강한 로맨스 정도?



그러다보니 원작의 장점은 당연히도 많이 사라지겠죠.

원래 극중의 가상 대기업인 '가우스 전자'의 장점은 얼핏 보면 되게 말도 안 되는 환타지 막장 회사인데 들여다보면 그게 현실 대기업들과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거. 그래서 풍자 파워!! 가 생기는 거였는데요. 드라마판에선 그게 역전되어서, 현실적인 직장인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환타지 막장이랄까. 그렇습니다. 환타지 같은 진짜가 진짜 같은 환타지...로 변했달까요. 풍자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드립용 소재로 활용됩니다.

근데 어쨌든 상관 없어요. 이 드라마는 첫 화부터 다짜고짜 로맨스로 달리는 로맨틱 코미디라 가우스 전자가 어떤 회사인지 같은 건 별로. ㅋㅋㅋ



캐스팅만 봐도 딱 그렇습니다.

백현진을 필두로 한 그나마 '회사원' 역할을 중심으로 하는 캐릭터들(대체로 아재들...)은 그래도 좀 현실 회사원 느낌이 나는데요.

로맨스 역할을 맡은 캐릭터 넷은 걍 다 미남 미녀들이에요. ㅋㅋ 항상 패션과 스타일링에 뙇! 하고 힘 주고 출근하시구요. 퇴근하고 집에 가서도 흐트러짐 없이 단정 세련된, 바로 셀카 찍어서 인스타에 올려도 됨직한 물 샐 틈 없는 비주얼을 상비하고 계시죠. 살고 있는 오피스텔들도 으리으리 럭셔리 예쁘고... 이런 분들이 나와서 내내 연애 하다가 가끔씩 일 하고 그러는 드라마네요. 적어도 제가 본 4화+5화 첫머리까진 그렇습니다. ㅋㅋ



장점을 말하자면 뭐. 어쨌든 배우들이 좋습니다. 예쁘고 잘 생긴 배우들이고 연기도 괜찮아요. 그게 딱 정형화된 K-로맨틱 코미디 연기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긴 합니다만. 장르가 그거니까 흠 잡을 일은 아니구요. 다들 반짝반짝 귀엽고 예쁘고 보기 좋네요. 

계속 투덜거렸지만 역시 장르가 그거라는 걸 감안하면 각본도 지금까진 나쁘지 않아요. 뻔한 이야기를 그래도 무난하게 이어가는 가운데 원작에서 가져온 개드립들과 캐릭터성 덕택에 쿡쿡거리며 웃게 되더라구요. 재미 없거나 못 만든 드라마라고 할 순 없습니다. 기대한 거랑 많이 달라서 그렇지. ㅋㅋㅋ



워낙 한국 드라마를 안 보고 살다 보니 요즘 배우들 잘 모르는데요. 그래서 주인공 4인방 중에 아는 배우가 '건강미' 역의 강민아 밖에 없었어요. '박화영'에서 본 게 벌써 4년 전이군요. 이번엔 본인 말고도 주변이 다 블링블링하시니 '박화영' 때처럼 혼자 반짝거리진 않지만 여전히 예쁘시고 연기도 괜찮아요. 사실상 1번 여주인공 포지션인 '차나래'역의 고성희씨는 연기 경력이 10년이나 되는데 저는 정말 이걸로 처음 뵙습니다만. ㅋㅋ 평범한 척하면서 사실 엄청 예쁘신 것이 배우 하기 좋은 관상이라는 느낌. 

사실상 진짜 주인공이자 그나마 평범 회사원 역할의 곽동연씨나 우주 금수저 역할의 배현성씨나 다 비주얼, 연기 모두 캐릭터에 잘 맞고 좋습니다만. 글쎄요. 역시 남자 배우들 중 최고의 연기는 백현진이 보여주는 느낌인데요. ㅋㅋ 근데 이 분은 이런 역할을 워낙 자주 하시니 놀랍진 않았구요.

살짝 아쉬운 건 고우리네요. 연기가 아쉬운 게 아니라 그냥 역할이 쩌리라서 볼 게 없어요. 원작에서부터 무표정이 컨셉인 캐릭터이긴 한데, 그래도 원작에선 킬링 포인트에서 일침 날려주는 식으로 존재감을 만들었던 것 같은데. 여기선 그냥 거의 무표정 예쁜 병풍입니다.



암튼 뭐.

대체로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그냥 볼만해요. 제가 이런 K-로맨스 드라마를 워어어어어어낙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재밌네요. K-로맨스는 둘째치고 아마 제가 지난 몇 년간 본 한국 드라마 자체가 '오징어 게임' 뿐인 것 같기도 하구요. 뭐 본 게 있는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안 떠올라요. 설마 응답하라 1997이 마지막은 아니었을 텐데. ㅋㅋㅋㅋㅋ 어쨌든 그렇게 오오오오오랜만에 보니 한국 로맨스 드라마 클리셰들도 그냥 정겹고. 한국 드라마식 코믹 음악이나 코믹 연기들도 정겹고. 뭣보다 한국인들이 한국말로 연기하며 예쁜 척 귀여운 척하는 걸 구경하는 게 예상 외로 즐겁군요(?) ㅋㅋㅋ 특히 고성희씨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을 조금 해봤습니다.

다만 이걸 추천하자니 애매한 게. 계속 말하지만 제가 요즘 한국 로맨스를 잘 안 봐서요. 이게 요즘 트렌드에서 잘 만든 건지 후진 건지 판단이 안 서요. ㅋㅋㅋ 그래서 추천 여부는 걍 생략하구요. 어차피 끝까지 다 본 것도 아니고.



역시 아쉬운 건 '굳이 이게 가우스 전자 타이틀을 달고 있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그냥 평범한 직장 로맨스물이라는 부분이겠죠.

제 생각엔 그냥 편당 20~30분 정도 잡아서 시트콤 식으로 만들고. 직장 생활 이야기를 기둥으로 삼으면서 로맨스는 양념이자 시청률 부스트 떡밥용으로 활용하면 저는 훨씬 재밌게 봤을 것 같은데요. 2000화를 넘긴 장수 웹툰이니 가져다 쓸만한 소재는 무궁무진했을 거고. 지금의 결과물은 뭐랄까, 완성도 평가와는 별개로 '가우스 전자'라는 소재를 많이 낭비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습니다.



아직도 티스토리가 혼수상태라 짤을 못 넣는 아쉬움을 달래는 차원에서



김종완의 삽입곡 뮤직비디오나 올려 봅니다. 

사실 이 영상 분위기만큼 진지한 로맨스는 아니긴 한데. ㅋㅋㅋ 어쨌든 '가우스 전자'라는 타이틀에서 기대할 내용은 아니죠.

이제 고작 4화이고 8화가 더 남았으니 로맨스 얼른 정리하고 다른 얘기들, 다른 캐릭터들 비중이 커지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럴 리는 없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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