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보도행태 유감

2022.11.02 13:16

타락씨 조회 수:1032

경찰과 서교공 간의 엇갈리는 진술을 다루는 기사를 언급하면서.. 통화 당사자들을 적시할 필요가 있었을까..란 얘기를 했었죠.

오늘은 이런 기사가 나왔습니다.

[김C, '이태원 참사' 생생 목격담..."경찰 걸어서 출동하더라"]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enter_general/2022/11/02/UHB7SQTENDGILD6EGO7YJH2ZXY/

mbc도 유사한 헤드라인을 달고 기사를 냈군요.

[김C "참사 당일 이태원…경찰, 걸어서 출동하더라"]
https://imnews.imbc.com/news/2022/enter/article/6423002_35708.html

이 외에도 다수 언론이 '경찰'과 '걸어서'를 언급하며 같은 내용을 보도.

---
이태원 주민이신 김C와 인터뷰한 언론은 KBS의 '주진우 라이브'

https://www.youtube.com/watch?v=KSKscEw23_k

목격자 진술을 여과없이 방송에 내보냈을 뿐 아니라, 긴 시간을 할애하기까지 한 것은 잘못이라 봅니다.
이어진 인용보도와 맞물려 단편적인 인상에 지나치게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고, 그 내용도 부적절합니다.

우리는 김C의 진술이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 그가 목격한 경관이 왜 걷고 있었는지 따위를 알지 못해요.

김C가 현장을 목격한 시점은 이미 사고 발생으로부터 1시간 이상 경과하여 구조작업이 한창일 때입니다. 구명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었을 시점. 망막에 새겨진 듯 사망자들의 시신은 뇌리를 떠나지 않고, 너무도 쉽게 사람이 죽었고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는 것조차 힘겨운 순간에 주변에선 거리를 메운 인파의 노랫소리와 음악소리가 비명과 울음소리와 한데 섞여 들려오죠.

이 초현실적 상황에 던져진 제복을 입은 누군가가 그에게 기대되는 행동, 예를 들어 빠릿하게 뛰어다니지 않았다해서 그게 비난받을 일입니까? 단지 제복을 입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저는 그가 모든 걸 놔버린채 망연히 서있었다 해도 비난할 수 없을 것 같군요. 제복 속에 들어있는 것도 사람이죠. 그가 받은 훈련들에도 불구하고,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은 현실에 던져지면 여느 시민과 다를 것도 없을 겁니다.

그가 걷기라도 했고 설령 부질없었을지라도 뭔가를 하려했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그에게 감사해야 하지 않나 싶군요.

---
마찬가지로, 이태원 파출소 근무자들이나 신고를 접수한 112 상황실 근무자들에 대한 진술들 역시 날것으로 취급돼선 안되는 내용들이죠.

언론의 보도행태를 보면 세월호 때와 다를게 뭔지 싶습니다. 자신들은 음험한 정부의 은폐와 조작에 맞서 진실을 알리고있다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에나 지금이나 제 눈에는 누구 하나 죽기 전에 끝나지 않을 그리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을 인간사냥으로 보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1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7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01
121527 [슈퍼 뻘글] 도넛이 제철이었는데... [16] 2022.11.12 580
121526 뭐 심어놓은걸까요 [2] 가끔영화 2022.11.12 188
121525 <피스톨>보다가 [4] daviddain 2022.11.11 200
121524 수퍼 레트로 튠 - 굿나잇 투나잇 [2] theforce 2022.11.11 149
121523 배우의 죽음 이후 영화들의 운명, 그리고 블랙 팬서 [3] 모르나가 2022.11.11 581
121522 비상선의 여자 (1933) catgotmy 2022.11.11 153
121521 [왓챠바낭] 불란서산 탑골 성장 무비 '귀여운 반항아'를 봤어요 [6] 로이배티 2022.11.11 453
121520 에피소드 #10 [4] Lunagazer 2022.11.11 108
121519 프레임드 #245 [4] Lunagazer 2022.11.11 115
121518 감기의 장점 [5] catgotmy 2022.11.11 253
121517 윤석열 정부, 10.29 참사에 경찰과 소방서 압수수색 외... [16] Sonny 2022.11.11 923
121516 MBC 언론통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이콧하는 언론은 두군데밖에 없네요 [3] 으랏차 2022.11.11 756
121515 와칸다 포에버 를 보고<스포유 [2] 라인하르트012 2022.11.11 508
121514 뉴공도 이제 끝나는 군요.. [2] 라인하르트012 2022.11.11 670
121513 [스크린 채널] 폭력의 씨앗, 밤의 문이 열린다 underground 2022.11.10 273
121512 만화 아일랜드 드라마판 티저예고편 [1] 예상수 2022.11.10 340
121511 엔니오 모리꼬네 생일/terrore dello spazio [1] daviddain 2022.11.10 197
121510 프레임드 #244 [2] Lunagazer 2022.11.10 122
121509 10.29 참사 도대체 왜 그랬을까 [1] 도야지 2022.11.10 419
121508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2015) [2] catgotmy 2022.11.10 28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