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신 고지라가 올라왔더군요.

이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제가 보는 IPTV에는 '소장용' VOD가 없어서 못 보고 있었습니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신 고지라가 어떤 버젼인지는 모르겠어요. 애초에 여러 버젼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등장인물이 어떤 사람인가 또는 몇월 며칠 몇시, **시.. 같은 자막이 떠야 할 것 같은 장면인데 아무런 자막이 안 뜨더라고요.


초반에 총리와 대신들이 우왕좌왕하는걸 보면서.. 세월호가 겹쳐졌습니다. 지난주에 박근혜 7시간30분 행적 일부를 검찰이 발표해서 더 그런걸지도 모르겠어요.

일본 관객들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겹쳐 봤겠지만요.

정부가 예상하지 못한 재난에 대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쟤네는 뭔가 해보려고 하는구나.. 우리 공주마마는 그 시간에 쳐 주무시고 있었는데.


고지라의 1차 상륙후 파괴된 도시를 돌아보면서.. 2시간이나 있었는데 아무것도 못했다고 한탄하는 주인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고지라의 2차 상륙.

만반의 준비를 해온 일본 정부는 절대방어선을 설정하고 자위대를 동원해서 무제한의 공격을 퍼붓습니다.

하지만, 고지라가 그렇게 미사일, 전차포 몇발 맞는다고 쓰러지면 고지라 아니잖아요.  

결국 절대방어선은 무너지고,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미군이 자국민과 대사관의 보호 명목으로 B-2를 출격시켜 벙커버스터로 폭격을 시도합니다.

아... 천조국 미국도 너무 비싸서 22대(?)밖에 없다는 B-2 편대를 날려먹습니다. ㅠ.ㅠ


이 엄중한 상황에서 총리와 내각은 모두 한대의 헬기에 탔다가 한방에 사라지고..

저는 사실 총리는 죽겠구나 생각했고, 총리 사망뒤 방위성 장관이 최고책임자로 부상할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임시총리, 임시내각.. 이딴 짓 하고 있더군요. 과연 일본..


이후부터 재미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만, 보다 끌정도는 아니었고 나름 괜찮게 끝났다고 생각합니다만..


보다가 피식피식 웃기는 장면...

'연공서열에 상관없이 진짜 실력있는 사람을 모아!' 라고 하니까... 샥 다 모입니다.

진짜 실력있는 사람이 파악 되어 있다는 이야기지요.

진짜 실력 있는데, 연줄이나 서열 때문에 진급 못하고 쳐박혀서 고만고만한 자리에서 썩고 있다는 애기지요.

영화니까 가능하다.. 이게 정말 일본의 현실이라면.. 진짜 실력자가 다 파악되어 있는데도 저러고 있는거면 말이 안된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면서 일본이구나, 안노구나.. 생각했던 장면들.. 아니 나오지 않은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은 관료 위주로 돌아갑니다.

고지라가 상륙하자 도망가는 사람들은 그냥 배경입니다.

현장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할 사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대화재가 벌어진 도쿄3구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방대의 모습이라던가..

피난경고가 내려진 동네에서 몸이 불편해 피난을 포기한 노부부를 발견한 동사무소 직원이라던가..

휴면을 하고 있는 고지라를 취재하기 위해 다가가는 저널리스트라던가..

아니.. 최소한 마지막에 고지라를 동면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고지라에게 달려드는 중장비 조작 대원이라던가...

이런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클리셰 투성이이긴 하지만, 괴수가 도시를 침공했는데 보여주는 것은 안전한 위치에서 회의 하고 있는 관료들 뿐입니다.


카메라는 철저히 관료와 엘리트들만 비춰주고..

그외에는 모두 관료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는 장기판의 졸들 뿐입니다.


'별의 계승자'를 학회 SF 라고 농반진반으로 부르는데..

신 고지라는 관료 SF, 회의 SF 라고 하고 싶네요.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대책을 마련하는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보여주지를 않습니다. 주인공인 야구치도 빽과 실력을 모두 갖춘 어쩌구 하는데 그의 빽이 어떤건지는 전혀 나오지 않고, 미국을 대변하는 여주인공도 카네코도 일본계 미국인 3세 라고 하는데 아버지가 상원의원이라고 나오지만, 그녀가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아요. 주인공들이 이러니 나머지 캐릭터들은 더 할말이 없지요.


속편을 암시하면서 끝나기는 했는데... 안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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