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에 나오는 에리이는 무기력하고 의지력도 없다'...고 여겨지곤 하지만 글쎄요? 사실 에리이는 1년 동안 매일 새벽마다 개인방송을 한 적이 있다는군요. 매일 5시 30분에 개인방송을 하고 학교에 간 모양이예요. 1년 동안 감기때문에 딱 한번 빠진 거 말고는 빼먹지 않고 계속했다고 하니...이 정도면 전략은 없어도 근성과 야망은 있다고 생각해요. 나한테 매일 새벽 5시 30분에 뭘 하라고 한다면 해낼 자신 없거든요.

 

 다만 그렇게 매일 방송을 해도 사실상 반응이 없어서 1년 후에 그만뒀다고 해요. 이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대중에게 반응을 얻는 건 어려운 일이예요. 인터넷에서 맨날 '방탄 조회수 1억, 블핑 1억' 이런 소리를 해대서 조회수 10만이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사실 매우 어렵죠. 별다른 특기가 없는 사람들은 그보다도 못한 반응이라도 얻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자동차로 자신의 정강이를 뭉개거나 간장 한통을 원샷하거나 성기를 보여주거나 하는 시도를 해요. 끔찍한 세상이예요. 하지만 그들은 적어도 한가지는 아니까 그러는 거죠. 이 끔찍한 세상에서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면 그건 더욱 끔찍하다는 거요.  


 에리이도 1년 동안 해보고 알았겠죠. 아무리 근성과 노력을 발휘해도 맨땅으로 뭘 해보기엔 세상은 쉽지 않다는 거요. 그러나...지금 기회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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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에리이의 기세가 심상치 않아요! 붐바야 편성 한번으로 온갖 어그로를 끌며 화제의 중심이 되더니 원래라면 꿈도 못꿨을 조회수와 관심을 받고 있죠. 이 아이가 프로그램에 임하면서 전략을 짜는건지...아니면 그냥 별 생각없이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포지션 평가때 일부러 더 어려운 곡과 포지션을 골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즌 1의 김소혜처럼요.


 김소혜가 센세 김세정을 만나서 온갖 욕을 먹으며 1차 미션을 돌파한 뒤에 보름달을 골랐을 때 모두가 놀랐죠. 이제 등수도 상위권인데 왜 가장 욕먹기 쉬운 곡과 미션을 고를까 하고요. 사람수도 3인이라 눈에 안 띌 수가 없고 게다가 묻어가기 제일 어려운 댄스였으니까요. 덤으로 팀원들이 실력자라서 인기빨로 그들을 제치고 1위를 먹었다간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을 상황이 뻔히 보였죠. 다들 김소혜가 욕먹고 싶어서 환장했다고 여겼어요.


 하지만 김소혜가 2차 미션에서 보름달 조에 가지 않았다면 과연 단단한 코어를 형성하며 최상위권으로 갈 수 있었을까요? 프듀 중반부 시기에 그냥 인원 많은 보컬조에 들어가 욕먹지 않고 무난하게 미션을 마쳤다면 글쎄요? 김소혜는 더이상 논란거리가 아니었을 거고 그러면 그 순위를 유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지금 김소혜에게 욕하던 사람들은 없고 단단한 팬층이 남아있죠. 어차피 남을 욕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연애 상대가 아닌, 원나잇 상대를 찾아다니는 사람들과 같거든요. 그들은 계속 같은 사람을 찾아와서 욕하는 게 아니라 더 핫하고 신선한 사람을 욕하러 돌아다니죠.



 2.그래요. 붐바야라는 큰 파도를 헤쳐나온 에리이가 향해야 할 곳은 안전한 바다가 아니라 더 큰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많이 욕먹고 더 많이 논란을 만들기 위해 말이죠. 무대를 잘 해서 화제가 될 가능성은 없으니...지금은 욕먹지 않으면 잊혀지거든요. 그야 힘들긴 하겠죠.


 한데 까놓고 말하면 딱 8주일일 뿐이예요. 어차피 프로그램이 12회로 끝나는 이상 울고 불며 저주해도 눈 딱 감고 딱 8주만 버티면 돼요. 그리고 그 8주로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바꿔놓을 수 있다면? 온 몸이 깎여나가는 것 같은 아무리 힘든 8주여도 그까짓 8주인거죠. 



 3.뭐...사실 나는 에리이가 뭔가 큰 그림을 그리며 사는 타입의 인간이라고 여기지는 않아요. 그동안 맨땅에 헤딩만 해온 걸 보면요. 야망이 있는 거랑 전략이 있는 건 별개니까요. 사실 이번의 이슈도 그녀의 의지가 반영된 건 아무것도 없거든요. 아무도 에리이를 픽하지 않아서 혼자 남겨지고, 그 상황에서 곡을 스스로 선택한 것도 아니예요. 자신이 선택지를 고른 게 아니라 여기까지 펼쳐진 모든 상황이 그저 '선택되어진'것뿐인거죠. 원래대로라면 에리이는 좀 귀엽고 무기력한 연습생으로 회자되며 무난히 이 프로그램을 마쳤겠죠. 본인이 나서서 무언가를 주도할 짬밥도 배짱도 실력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판이 펼쳐졌어요. 거의 하루만에 네이버 뷰 50만에 네이버 연령별 1위 올킬, 게다가 강다니엘과 월드컵 영상을 제치고 네이버 전체 영상 1위를 재탈환했어요. 이 정도로 논란이 되고 이 정도로 욕하는 사람이 생기고 이 정도로 쉴드를 쳐줄 수 있는 여론이 순간적으로나마 존재할 때 그걸 실체화시켜야 하죠. 단단하게 고체로 만들어야 한단 말이예요. 이런 거품은 프로듀스48이라는 안드로메다급 서바이벌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고 방송이 끝나면 휙 꺼지니까요. 힘들어서 울고 불고 뒹굴어도 어차피 남은 시간은 딱 8주...잘만 보내면 남은 인생에 금칠할 수도 있는 8주인거예요. 이 상황이라면 정신차리고 달려야죠. 에리이의 외모를 가지지 못한 보통 사람들에겐 8주만에 인생을 바꿀 기회가 애초에 안오거든요.



 4.휴.



 5.아, 누군가는 이러겠네요. '이 사람은 왜 갑자기 남의 인생에 훈수질이야?'라고요. 왜 이 글을 쓰냐면...위의 '1년 개인방송'일화도 봤고 또다른 영상도 봤거든요. 에리이가 개인 방송에서 '올해는 ~도 하고 싶고 ~도 찍고 싶고 ~도 하고 싶습니다. 높으신 분들 보고계시죠?'라고 말하는 영상이요. 앞에 말한 야망들은 뭐 누구나 할 수 있는 워딩이겠죠. 하지만 그 뒤에 덧붙인 '높으신 분들 보고계시죠?'라는 부분에서 디테일을 느꼈어요. 이 아기는 확실한 상승욕구가 있긴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야망이 있다면 일본보다는 한국이죠. 일본 연예계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놈들은 씹새끼들이거든요. 놈들은 한국 회사사람들에게 대놓고 '당신들은 왜 데리고 있는 연예인들에게 돈을 많이 벌게 해줍니까?'라고 의아해하는 인간들이니까요. 일본의 개인방송 정산은 얼마더라...97대 3일 거예요. 개인방송에서 팬이 10만원짜리 유료 아이템을 사서 아이돌에게 선물하면 소속사에서 9만7천원을 가져가고 아이돌에겐 3천원이 떨어지는 곳. 그게 일본이죠. 


 일본은 밖에서 보면 멋진 면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 많은 부분에서 속이 썩어들어가는 나라니까요. 문제는 썩은 부분을 계속 썩은 채로 놔두는 일본 국민들이죠. 혁명은 위에서부터 일어나는 법은 절대 없으니까요. 



 6.누군가는 이러겠죠. '8주면 다 된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그 다음은 뭐 알아서 되는 줄 알아?'라고요. 하지만 아니예요. 딱 8주 잘해서 데뷔조 열차에 올라타기만 하면 그 열차에는 온갖 편의가 마련되어 있거든요. 망한 예능인 아이돌학교의 데뷔조도 업계 최고급의 케어를 받게 해주는 CJ인데 프로듀스48의 데뷔조에 더 투자하면 더 투자했지 덜 투자하지는 않죠. 음반 제작, 트레이닝 시스템, 심신관리...모두 업계 최고급의 케어를 받으며 연예계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예요. 데뷔조 열차에 올라타기만 하면 cj가 절대 방치할 수 없는 cj의 얼굴(체면)이 되는 거니까요.


 모 덕후사이트에서는 에리이는 어차피 데뷔조에 들어도 따라갈 수 없고 팀의 발목이나 잡을 테니까 절대로 뽑지 말라고들 하곤 해요. 하지만 그건 모르는 일이죠.



 7.한국이란 곳은 인간을 두들겨서 바꿔놓는 것에 있어서는 최고의 나라거든요. 좋은 쪽으로든간에 나쁜 쪽으로든간에요. 데뷔조에 들고 음반 나올 때까지 한달 반...그 한달 반 동안 말도 안되게 치밀한 트레이닝을 받을걸요. 기본기를 배우고 댄스에 필요한 코어 근육들을 만들어주고 발성 연습 등 온갖 훈련을 받을거예요. 사람을 바꿔놓는 걸 아주 잘 하는 사람들에게서 말이죠.


 에리이가 방송에서 말한 것처럼 정말로 위로 올라갈 야망이 있다면 이 열차를 타야만 해요.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하는 노하우를 가진 곳...원석을 방치해두는 곳...어떤 곳의 연예계에 뛰어드는 게 좋은지는 안 물어봐도 뻔하니까요. 에리이도 다시 일본 돌아가서 악수회장에서 숙제나 하고 싶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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