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작입니다. 소품 스릴러인데 런닝타임이 2시간 3분이나 되구요. 이미 다들 아는 얘기겠지만 스포일러는 없게 적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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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게 모르게 불쾌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얼굴 반쪽을 반대편으로 반전 복붙해서 만들었다는 남몰래 성의 있는 포스터. 모델의 기분은!!! ㅋㅋ)



 - 시작부터 좀 불쾌합니다. 13년 전이라 아직은 젊은 베라 파미가 여사님께서 출산을 하러 병원을 찾았다가 갑자기 하혈을 하며 유산을 하게 되는데, 의사들도 남편도 다 싸이코 같이 굴고 피는 철철 넘치고... 근데 다행히도 꿈이었군요.

 하지만 유산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 우리 여사님은 다정하지만 어딘가 관계가 불편해 보이는 남편과 애 둘을 키우며 멋지고 럭셔리한 집에서 잘 살고 있어요. 둘째에겐 청각 장애가 있지만 천사 같이 예쁘고 착하며 다정하고 가족들 관계도 좋습니다. 그렇습니다... 만. 유산으로 잃은 딸에 대한 미련으로 입양을 결심해버린 게 문제입니다. 물론 아름다운 결정이지만, 장르가 스릴러니까요.

 암튼 그렇게 입양 기관을 찾고, 시설에서 투어(...)를 하다가 영특하고 예쁜 아이 하나를 발견해서 데려오고. 얘는 당연히 정체를 숨긴 무시무시한 악마 같은 존재겠죠. 다만 그 정체가 무엇인가가 영화의 핵심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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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행복해~ 라는 상황으로 즐겁게 시작은 합니다만. 근데 남자들 여자들 표정이 대조적이어서 괜히 웃기네요.)



 - 내가 이걸 봤나 안 봤나. 제대로 봤나 아님 영화 소개 프로에서 영상들만 봤나. 이런 게 도통 헷갈리는 영화들이 있잖아요. 이제 다들 오래 사시다 보니 그런 거겠죠. 껄껄껄. 암튼 이 영화가 제겐 그런 경우였는데요. 그래서 볼까 말까 엄청 망설이다가 결국 그냥 봤어요. 최근에야 알았는데 이 영화 감독이 또 자우메 콜렛 세라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리암 니슨 B급 액션, 스릴러 시리즈를 거의 도맡다시피 하셨던 분이죠. 가볍지만 허술하지 않게 장르물을 잘 만드는 유능한 고용 감독님... 이라는 이미지가 있구요. 게다가 베라 파미가는 원래 좋아하는 배우라서 그냥 확인차 한 번 더 봐도 되겠다 싶었죠.

 결론은... 아무래도 예전에 봤던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소개 프로그램으로 접했다기엔 별로 안 중요한 장면들이 보면서 떠오르는 게 많더라구요. ㅋㅋ 아마도 케이블 같은 데서 봤을 거고, 또 도입부는 놓치고 애를 집에 데려오는 부분부터 봤나 봐요. 뭐 암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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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멍청한 남편 덕에 이 셋이 개고생하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 꽤 잘 만든 스릴러입니다.

 런닝 타임을 두 시간이나 잡고서 초반에 차근차근 빌드업을 해나가는데 그 과정이 꽤 성실하고 괜찮아요. 주인공인 엄마 캐릭터와 남편과의 관계, 엄마 캐릭터에 내재된 문제점들 같은 걸 관객들에게 전달하면서 새로 데려온 딸래미의 활약은 그냥 암시만 하는 식으로 한참을 이어가는데. 이게 확실히 마지막 대결을 든든하게 뒷받침 해주는 드라마가 됩니다. 더군다나 우리의 빌런님은 꽤나 근사하게 잘 뽑아내서 그렇게 소소하게 음침한 운만 띄워도 충분할 정도로 무시무시하거든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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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런님의 현명함이 빛을 발하는 초, 중반까지가 가장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빌런님이 활동을 개시하는 부분의 묘사가 되게 좋아요. 당연히 쓸 데 없이 유능하고 말도 안 되게 강력한 분입니다만. 초반에는 그런 무시무시함과 동시에 물리적인 한계와 가정에서의 자신의 위치상의 한계를 분명히 짚어주거든요. 자신의 정체와 속셈을 들킬까봐 안절부절 부들부들하며 일을 꾸미는 악당의 모습 덕에 이 황당한 이야기에 설득력이 조금 더 구비되는 느낌이었네요. 덧붙여서 역시 초반에는 이 자그마한 악당놈이 저지르는 나쁜 짓들의 디테일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정말로 그런 꼬맹이가, 분명한 악의와 영특함만 갖춰진다면 저지를 수 있을만한 일들 위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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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리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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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내용물의 괴리로 공포를 안겨주는 스릴러가 되겠네요.)



 - 당시에 꽤 화제였던 반전은. 뭐랄까, 황당무계한데 또 기가 막히게 적절하기도 해요. 

 그러니까 이런 반전 강조류의 스릴러에서 그 반전이 갖춰야할 미덕이란 게 첫째로 관객들을 황당하게 만들만큼 충격스러워야 하고. 둘째로 그런데 말은 되어야 하거든요. 바로 납득할 정돈 아니어도 불가능한 일이다 싶은 느낌은 안 줘야 하죠.

 근데 이 영화의 진상은 이런 B급 스릴러의 진상치곤 드물게 이 두 가지를 다 잘 충족시킵니다. 그래서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영화를 욕할 생각은 안 들어요. ㅋㅋ 어쨌든 가능은 하니까!!! 덧붙여서 꽤 신선한 발상이기도 하구요. 대체 무슨 약을 하셨기에 이런... 이라는 생각이 새삼 다시 한 번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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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보면서 복장 터지는 저 남편. 주인공의 멘탈 문제가 있었으니 익스큐즈는 됩니다. 죄(?)값을 가장 톡톡히 치르기도 하구요.)



 -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클라이막스입니다. 이런 장르 영화들 대부분이 그렇죠. 마지막엔 영화라는 시청각 매체의 특성에 맞춰 결국 피투성이 폭력과 와장창창 물리력 대결이 펼쳐지는데, 나름 상황 설정을 그럴싸하게 해서 주인공에게 핸디를 주는 센스를 발휘해주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런 꼬맹이랑 힘싸움 벌이는 게 그렇게 막 긴장감이 느껴지지도 않고. 또 저보다 효율적인 해결 방법이 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죠. 하지만 뭐 이런 류의 스릴러 영화 막판 대결씬 치고는 평타 이상은 되도록 잘 연출됐습니다.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거지 나쁘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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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단 둘이 있을 때만 본성을 드러낸다는 설정. 왜 그러는지는 마지막에 상황으로 설명이 되지요.)



 - 그리고 뭐 2022년이니까 드는 생각이지만. 영화를 보면서 우리 빌런을 연기한 배우 이자벨 퍼먼의 정신 건강에 대해서 걱정을 안 하게 될 수가 없더군요. 실제로 어린 나이에 이걸 연기했는데, 초중반까진 그렇다 쳐도 클라이막스 즈음부터 결말까지의 장면들은 어린애한테 시키기엔 좀 과했다는 생각이 막 들어요. 영화 보고 나서 검색해보니 실제로 영화 끝낸 뒤에 정신과 상담도 받으러 다녔던 모양이구요. 그래도 다행히 잘 극복해낸 모양이고. 최근엔 이 영화의 프리퀄에까지 출연해다는 걸 보니 그나마 다행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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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애한테 이런 연기 시키는 게 아무래도 좀 껄끄러운 기분이 드는 지금은 21세기.)


 베라 파미가 여사님은 이제와서 2009년 비주얼을 다시 보니 되게 젊네요. 그리고 요즘 활발하게 얼굴 비치고 있는 파미가 집안 막둥이 타이사 파미가랑 닮았어요. 그냥 둘이 나란히 있을 땐 몰랐는데 이렇게 상대적으로 젊은 때 모습을 보니 확실히 언니 동생 같더군요. 아직도 타이사가 이 영화 속 언니 나이를 따라잡으려면 거의 10년이 남았다는 게 함정입니다만. ㅋㅋㅋ 21년 터울 자매가 둘 다 배우로 활동하니 처음엔 엄마랑 딸인 줄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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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면 미국 경찰과 다르게 미국 병원 간호사들은 위기 상황에 늘 전광석화처럼 대응하는 게 웃겨요. 저 진정제 주사를 늘 상비하고 다니는 듯한 대응 속도!!)



 - 워낙 유명하고 다들 보셨을 영화라 더 길게 따지고 들 의욕이 안 생기네요.

 혹시라도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반전을 알고 계시더라도 한 번 보세요. 아이디어 하나에 의존하지 않는, 알차고 단단하게 잘 만든 스릴러입니다.

 다만 어린애들을 소재로 다루는 영화 치곤 좀 수위가 강력해서 기분이 불편해지실 순 있습니다. 전 예전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엔 좀 보기 힘든 장면들이 많더라구요. 이것이 늙음인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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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런 사진을 보며 찜찜한 기분을 달래 봅니다. 사실은 모두모두 즐거웠던 걸로!)



 + 역시 다들 아시겠지만, '아니 그건 그래도 완전 무리수 아닌가?'라는 분들을 위해 우리의 현실 세계가 증명을 해주기도 했죠. 

 실제로 미국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영화와 차이점이라면 입양한 부모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미리 도주해버렸다는 거? ㅋㅋㅋ

 하지만 입양된 딸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해서 일단 부모가 어린 자식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구요. 3년 전 사건인데 뭐가 이리저리 꼬여서 아직도 재판 중인가 봅니다. 근데 대충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입양된 딸이 억울한 상황인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부모들이 이 영화를 보고 망상에 빠져 몹쓸 짓을 해 버린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 그래서 얘긴데. 영화사 측에서 '여러분 입양은 좋은 일이에요~ 영화는 영화일 뿐!' 이라며 열심히 논란을 막으려 노력하긴 했다지만, 실제로 입양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준 영향은 만만치 않을 것 같지 않습니까. 특히 이 영화 속 빌런님이랑 비슷하게 나이 먹은 아이들 입양을 고려하던 사람들 중엔 실제로 맘을 바꿨거나, 최소한 고민했거나, 아님 입양 후에 괜한 두려움으로 고생했을 사람들도 많을 것 같고 그래요. 



 +++ 여기서 정신과 의사역으로 나오는 배우가 바로 그 유명한 '성격파 배우 마고 마틴데일'이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왜 웃는지 모르시겠으면 어서 넷플릭스 '보잭 홀스맨'을 보세요. 이건 정말 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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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파 배우의 위용을 보라!!!)



 ++++ 구글의 출연진 정보를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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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냥 땡겨서 본 건데 보고 나니 올해 이 영화의 프리퀄이 나왔다는 소식이 있더라구요. 주인공 이자벨 펄먼이 cg와 분장의 도움을 얻어 또 한 번 수고 하셨다고. 평가는 뭐 기획의 괴상함에 비해 나쁘지 않은 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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