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뉴스 속보를 보며 세월호 때를 떠올렸습니다.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면 일단 부정하고 싶어지고 거기에 대해 분노하다가 타협하고 우울해진 후에 수용하게 된다죠. 아마 지금은 분노의 단계인가 봅니다. 


아내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 참사는 저기에 놀러 간 개개인의 책임일까? 아내는 그럴리도 없거니와 그래서도 안된다고 답하더군요. 저도 동감합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빠르게 무정부 상태가 되어간다는 진단이 있었습니다. 그전에는 욕을 먹을지언정 정부가 뭐라도 하는 게 보였는데 지금은 그 안전망들이 하나씩 사라지거나 방치되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날벼락처럼 젊고 약한 생명들이 창졸간에 사라졌습니다. 애도는 할지언정 비난과 분노는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있던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도끼로 내려 찍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누구를? 무엇을? 글쎄요.. 


이 마음의 정체를 모르겠습니다. 단톡방에서 특정 정치 세력을 옹호하면서 온갖 정보와 지식은 혼자 다 아는 것 처럼 떠들어 대는 친한 후배를 향한 것인지 지난 대선에서 저 망할 놈을 찍어준 국민들을 향한 것인지 실제로 저 참사를 보면서도 침묵과 오도로 일관하는 언론을 향한 것인지 그도 저도 아니면 세상에 공정하고 냉정한 척 하면서도 결국 지 입맛대로 사건을 재단하는 일베충들과 사건의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할 관계 기관장들과 집권 세력을 향한 것인지 말이죠. 


저희 집에는 도끼도 없고 있다 해도 그걸로 누구 대가리를 까버릴 용기(?)도 없습니다. 말이 그렇다는 거죠. 말이.. 


지금은 분노가 이성을 잠식하고 있는 시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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