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삼태자

2022.10.11 09:14

돌도끼 조회 수:458

김성은 감독이 만든 대만과 홍콩의 합작영화, 또는 걍 대만영화입니다.(70년대에는 대만영화가 홍콩영화인체 한 경우가 많아서요)
75년작이란 이야기도 있고 77년작이란 이야기도 있는데 어느게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대체로 각종 데이터베이스등에서는 77년설이 우세하긴 한데, 그 각종 데이터베이스들이 주연배우 이름부터 엉터리로 되어있는 곳이 대부분이라 썩 믿음직하진 않아요. 웹상에서 찾을수 있는 믿을만한 정보가 없다...라기보다 걍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대만 무술영화계를 대표하는 여협인 가릉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인데, 가릉 영화를 줄세웠을 때 상위권에는 못들어갈 영화네요...

'삼태자'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나타삼태자가 유명합니다. 용왕삼태자는 같은 삼태자이긴 하지만 나타한테 맞아죽은 중간보스...정도 취급이죠. 나타와 대립하는 역할이다보니 이야기에 따라서는 아주 몹쓸 잡놈으로도 나오고 그래서 그닥 인식이 좋지는 않은 걸로 압니다. 글구 아마도 나타 이야기 외에 다른데서는 거의 안나올걸요. 이 영화는 나타와는 아무 관련이 없고, 용왕삼태자가 착한 사람, 주인공으로 나오는 보기드문 이야기입니다.

그 용왕삼태자가 천년째 수련을 하던 도중에 큰 위기를 맞습니다. 위기를 피해 잠시 바위로 변해있었는데 그때 지나가던 아가씨가  잠시 거기 앉았다 갑니다. 그 후 삼태자는 은혜를 갚기 위해 그 아가씨를 따라다니게 됩니다. 걍 잠깐 앉아있었던 게 왜 그렇게 큰 은혜가 되는 건지는 모르겠어요. 걍 그렇다고 합니다.

그 아가씨는 강호에서 유명한 여협 정금봉이었는데, 싸부님의 명을 받고는 어떤 물건을 훔치려고 하던 중입니다. 훔치는데 성공하긴 하지만, 곧장 딴넘한테 또 털려버립니다. 삼태자와 정금봉은 힘을 합쳐 도둑맞은 물건을 찾아야합니다.

용왕삼태자라는 환타지 캐릭터가 메인이긴 하지만 환상물보다는 무협물에 비중이 쏠려있는 이야기입니다. 판에박은 무협물 전개와는 다르게 나가고 나름 의외성도 있고 이야기는 그럭저럭 봐줄만한 편입니다. 그치만 무술/쿵후영화로서는 그닥 뛰어나다보긴 어렵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난 부분은 가끔씩 삼태자와 도사들이 만나 벌이는 법술대결인데, 이게 거대괴수대결투로 이어집니다. 거대야차(?)괴수가 털 하얀 킹콩, 용과 싸우고 막판에는 용 두마리가 혈투를 벌입니다. 70년대 대만 영화치고는 나름 잘나온 특수촬영입니다.....만 여기 중대한 함정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괴수 푸티지는 다른 영화, 60년대말~70년대초 사이에 제작된 대만 영화 [주홍무]에서 쌔벼온 거라는 거예요. 그 [주홍무]는 츠부라야 프로덕션과 협력해서 타카노 코이치가 특기감독을 맡았었습니다. 그러니까 60년대말의 일본특촬기술로 만들어낸 거죠.
뭐 대략 초기 울트라맨 정도 수준쯤 된다고 보면 되겠는데... 퀄리티와 별개로 다른 영화에서 짜깁기한 거라서 영화 내용이랑 너무 안어울립니다. 벌판에서 싸우고 있었는데 다음순간 바로 옆에 성이 있고 또 그옆에 절벽과 바다가 나오고 뭐 그럽니다.

그래도 이 영화가 [주홍무]에서 가져온 건 괴수격투장면 뿐이라 다해서 몇분 안되고, 영화의 거의 대부분은 오리지날입니다. 그치만 그 몇분 안되는 부분이 영화에서 제일 인상적인 장면이라면 문제가 없다고할 수는 없겠죠.

글쎄 뭐 이런식의 뜬금없는 짜깁기는 당시 그쪽 동네에서는 그리 드문 일도 아니어서 크게 놀랍지는 않은데, 가릉 정도 되는 분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치고는 좀 아쉽다 싶습니다. 가릉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역이긴 한데, 타이틀롤이 용왕삼태자이다 보니 작중 싸움은 가릉이 혼자서 다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도망가는 역할입니다. 글고는 삼태자의 도술로 해결. 삼태자는 개그 캐릭터라서 몸싸움은 안하고 주로 입만 털어요. 그니까 가릉의 캐릭터는 무협물 주인공으로서는 손해보는 역할이죠.

뭐... 지금에 와선 거의 자료/정보를 찾아볼 수도 없고 잊혀지다시피해서리... 지금 이 영화의 정보를 넷에서 찾아보려하면 동명의 한국영화만 나오네요. 그 동명의 한국영화가 이 영화 이상으로 괴한 물건인데................



...그림 추가하는 방법을 몰라서 포스터나 스틸사진같은 건 못붙이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86
121547 "40대 총리론"이라는데 대체 누가 있을까요? [9] Carb 2010.08.07 2511
121546 [인생은 아름다워] 36회 할 시간입니다 [50] Jekyll 2010.08.07 2677
121545 North Star [6] 차가운 달 2010.08.07 1924
121544 투덜이+연애잡담 2 [6] none 2010.08.07 2147
121543 (바낭) 아우 승질나 [3] 사람 2010.08.07 1818
121542 프로게임 이야기 KT [1] light 2010.08.07 1805
121541 가을 전어가 벌써 나왔군요. [5] Paul_ 2010.08.07 2048
121540 펜타와 지산 늦은 후기 [13] 새옹지마 2010.08.07 2666
121539 지금 케이블에서 디센트 1편 방영중. [7] mithrandir 2010.08.07 1809
121538 시청역, 진주회관 콩국수 - 콩국은 진하도되 나머지가 심히... [9] 01410 2010.08.07 4052
121537 세바퀴 ;p [17] run 2010.08.07 3763
121536 로베르 브레송의 소매치기와 아마도 악마...보고 왔습니다. [6] 꽃과 바람 2010.08.07 2108
121535 아저씨 (스포 없어요 ) [5] 연금술사 2010.08.07 2228
121534 아티스트와 가정 [3] 금은 2010.08.07 2414
121533 에밀리 블런트 엘르 2010 9월호 커버 [2] Jekyll 2010.08.08 4404
121532 [도와줘요 듀나in] 종로,명동 일대 or 압구정 근처의 맛있는 냉면&고깃집 찾습니다. [12] 반군 2010.08.08 2556
121531 인셉션 쿠키음악? [2] 심환 2010.08.08 4652
121530 중국이 점점 미국보다 더한 종주국질 하려고 드는군요. [35] 01410 2010.08.08 5957
121529 Bruno Mars - Just the Way You are (Live) [2] Jekyll 2010.08.08 3834
121528 [듀나in] 대구에서 인천공항까지 리무진버스 타고 가보신 분 계신가요? [3] 재키보이 2010.08.08 786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