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나왔습니다. 에피소드 네 개로 구성된 리미티드 시리즈구요. (이게 아마 '추가 시즌 없음'이란 뜻 맞죠?) 편당 45분 정도이니 애니메이션 영화 두 편 분량이네요.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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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알 보면 시리즈 내용 완벽 요약에 가까운 짤입니다. 은근슬쩍 어두운 것까지 완벽!)



 - 주인공 '올리'는 토끼 모양 봉제 인형입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중고 장난감 가게인데 기억이 많이 사라져 버렸어요. 그래도 어쨌든 주인과의 추억은 분명해서 '어딘가에서 나를 찾고 있을 빌리를 다시 만나고야 말거야!'라는 의지를 불태우겠죠. 그러다 장난감 가게에서 만난 '조조', 그리고 여행길에 합류한 '로지'라는 인형들과 함께 본인 기억으로 구성한 뭔지 알아 먹지도 못할 지도 아닌 지도를 들고 험난한 바깥 세상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사실 주인공이 하나 더 있어요. 올리의 주인 '빌리'도 주인공입니다. 지나 로드리게스처럼 생긴 예쁘고 열정적이며 사랑 넘치는 엄마, 무뚝뚝하고 거칠지만 성격은 좋은... 가? 싶은 아빠 + 올리. 이렇게 넷이 잘 살고 있었지만 엄마가 큰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구요. 어쩌다보니 (안 알려줍니다!) 올리와도 생이별을 해버려서 인생이 슬퍼요. 아직 어리지만 엄마를 되돌릴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올리라도 되찾아 보고 싶지만 과연 요 어린애 힘으로 그게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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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부터 조조, 올리, 로지. 다들 각자 한숨 나오는 사연들을 가진 녀석들이고 같은 여행길이지만 바라는 바도 달라요.)



 - 정말 대단히 '토이 스토리'인 이야기죠. 특히 주인공이 장난감들 많은 곳에 떨어져서 파티 구성하고 귀가 여행을 떠난다는 면에서 2편 생각이 많이 나구요. 하지만 뭐 원래 '토이 스토리'의 그 설정도 딱히 독창적인 건 아니었죠. 장난감 잃어버리고 되찾는 동화 스토리야 예전부터 근본 공식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이 영화에는 나름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그 여행길이 정말 심히 다크하다는 거(...) 그리고 또 하나는 인형과 함께 주인도 주인공이라는 겁니다. 런닝타임을 분석해서 분으로 쪼개 따져본다면야 올리의 비중이 훨씬 큽니다만. 이야기의 무게감과 결말 전개를 보면 빌리도 엄연히 주인공이 맞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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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주인공 빌리. 앤디와는 다르게 무려 공동 주인공이십니다.)



 - '토이 스토리'가 정말로 '어린이와 장난감'에 집중해서 보편적 감성의 드라마를 만든 이야기였다면. 이 시리즈는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상실과 극복이라는 좀 더 폭 넓은 테마를 갖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등장 인물들은 모두 큰 상실을 겪은 상황이에요. 빌리는 엄마를, 올리는 빌리를 잃었고 조조와 로지 역시 (스포일러라 설명은 못합니다만) 비슷하게 간절하고 소중한 뭔가를 잃고 고통 받는 인물들입니다. 당연히 영화 속에서 겪는 사건들이 이들의 중요한 기회가 되겠죠. 그런데... 앞서 말 했듯이 그 여정이 참 다크합니다. ㅋㅋㅋ 스포일러가 안 되는 선에서만 말씀드리자면 모두가 희망을 되찾고 하하 호호 강강수월래를 하는 류의 완벽한 해피엔딩 같은 건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다 보고 나서 딱 든 생각이 "아, 이거 애들 보여주진 못하겠다"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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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문득 자꾸 보이는 지나 로드리게스. 본인 특기대로 열정적이고 밝은 캐릭터를 펼쳐서 보는 사람 3배로 우울하게 만들어 드립...)



 - 그리고 인간 캐릭터의 비중이 큽니다. 앞서 말했듯이 분량상으론 장난감들의 압승인데, 후반으로 갈 수록 올리 주인 빌리 얘기의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서 다 끝나고 나면 공동 주인공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런데 그게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토이스토리를 볼 때도 그렇지만, 장난감들의 주인에 대한 애정이란 뭔가 그냥 맹목적이고 수동적인 느낌이잖아요. 어쩌다 주인으로 만났고, 주인이니까 사랑하고, 그러니까 찾아간다!! 이런 식이라서 감동적일 순 있어도 그 '장난감의 입장'에 공감하긴 좀 어려운데요. 반면에 우리 빌리군의 이야기는 참으로 클리셰 범벅임에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사람 사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공감이 더 쉽게 됩니다. 그 어린 나이에 그토록 헌신적이고 사랑 넘치는 엄마를 잃고, 그 와중에 학교에서도 괴롭힘 당하고,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는데 사방에서 '어른이 되어라!'는 압박을 받는 소년의 모습을 보면서 연민의 정을 못 느끼기도 쉽지 않습니다. ㅋㅋ


 비록 이쪽 파트의 이야기는 완전 신파성 클리셰 범벅이긴 합니다만. 지나 로드리게스 같은 능력 있는 배우가 잘 버텨 주고요. 또 적절한 분량과 수위(?) 조절로 보는 사람을 지치게 만들지 않기 때문에 몰입, 이입 다 잘 됩니다. 오히려 장난감들 입장만 나왔음 좀 심심했겠다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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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까지 안 가도 이 정도 질감, 비주얼은 충분!)



 - 일단 가장 인상 깊은 건 비주얼입니다. 이미 짤로 보셨다시피 실사 & cg의 결합이고 인형들은 실제 인형에 cg를 조합하는 식으로 찍었는데요. 요즘엔 극장용 블럭버스터 애니메이션이 아니어도 이런 퀄이 나오는구나! 하고 감탄했네요. 막 놀라운 시각 효과가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자연스러워서 몰입에 지장이 없어요. 인형들끼리 놀 때도, 인간 배우들과 함께할 때도 다 괜찮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아아 이거슨 자연광!!' 이런 느낌으로 쨍하게, 명암이 강하게 찍어 놨는데 가끔 '티비 드라마 느낌'이 들긴 해도 이야기 톤에 맞게 어울린단 느낌이라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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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형 못지 않게 주인 상황도 시궁창... ㅠㅜ)



 -  액션 뭐 이런 쪽으론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나쁘다는 게 아니라, 픽사 애니메이션급 스케일이나 재미를 기대하진 마시라는 거. 액션과 코믹보단 대화와 갈등 쪽에 방점을 찍은 이야기입니다. 

 근데 그 스토리 쪽으로 좀 취향이 갈릴 수 있어요. 이게 원작이 동화라는데 정말 동화스럽(?)거든요. ㅋㅋ 그러니까 별로 논리적이지 않게, 슬쩍 대애충 넘어가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다 보고 나면 시간의 흐름도 좀 수상하고요. 또 장난감들 모험이니 인간 세상에서 숨어다니는 연출 같은 게 나올 줄 알았는데 안 나와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인간들 눈에 안 보이나 봅니다. 어린애들과 같은 장난감들만 알아보더라구요. 물론 이유는 없구요. ㅋㅋ 그래서 얘들이 대도시에 도착했을 땐 사알짝 실망스럽기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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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귀여운 척을 시전 중인 올리군... 입니다만. 성격은 별로 귀엽지 않습니다. ㅋㅋ)



 - 암튼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주인 찾는 인형, 인형 찾는 아이의 슬픈 성장담이면서 동시에 신파에 가까운 최루성 멜로도 좀 들어가구요. 귀여운 인형과 어린이들이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펼치니 거의 반칙, 무적 기술 난무 수준이라 안 넘어갈 수가 없어요. ㅋㅋ

 물론 반칙기만 쓰는 게 아니라 완성도도 탄탄합니다. 고퀄 cg, 훌륭한 성우 및 그냥 배우들. 인상 깊은 캐릭터와 대사들도 있구요. 이게 딱히 훌륭한 구석이 없다면 '토이 스토리2나 한 번 더 보세요'라고 할 텐데 절대 그럴 수준 아닙니다. 이건 이거대로 훌륭한 작품이었어요. 잘 봤습니다.




 + 저 핑크 곰돌이 '로지'의 목소리는 메리 J 블라이즈가 맡았습니다. 노래 한 곡 뽑아 보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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