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5년 전 영화에요. 2019년 작이구요, 런닝타임은 1시간 4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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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날짜를 보니 코로나 직전에 나온 영화였다는 건데... 이렇게 생각하니 엄청 오래된 느낌이네요.)


 - 일본에서 어떤 할머니가 같이 사는 조카의 방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조카가 써 놓고 안 부친 편지를... 지긋이 보다가 확(?) 부쳐 버리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편지 내용이 나레이션으로 나오는데 일본 여성이 오래 전에 헤어진 한국인 연인에게 보내는 근황 겸 러브레터구요. 그 편지를 받아드는 건 그 한국인 연인의 딸이네요. 그리고 이 녀석을 엄마에게 온 편지를 맘대로 뜯어 읽고선 엄마를 살살 꼬시고 긁고 달래서 일본 여행을 유도합니다. 그것도 편지가 발송된 그 곳, 눈이 펑펑 쌓이고 또 내리고 쌓이고 내리는 홋카이도, 오타루로 말이죠. 뭐 대충 이런 시작... 이긴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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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가 떠오르는 도입부. 근데 되게 확신범의 표정입니다. ㅋㅋㅋ 이 분 캐릭터도 참 좋았어요.)



 - 영화가 처음 공개됐을 때 평이 되게 좋길래 언젠간 봐야겠다... 하고 일부러 관련된 이야기들을 좀 피해다녔죠. 성정체성 때문에 오랜 세월 고통 받았던 캐릭터가 나오는 로맨스이고, 김희애가 주인공이고, ioi 출신 배우가 나오고, 일본 배경에 영화 내내 눈 쌓여 있고... 그냥 이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요. 그러다 언제부턴가 제 무의식 속에서 이게 김희애와 김소혜간의 로맨스 영화인 걸로 되어 있었어요. ㅋㅋㅋㅋㅋ 아니 생각해보니 그 영화 되게 위험하네? 근데도 평이 좋은 걸 보면 잘 다뤘나 보지? 이런 뻘생각을 혼자 하다가 영화 시작 5분만에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그냥 얼른 볼 걸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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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애가 주연인 영화라니!! 라고 생각했는데 확인해 보니 이 영화 바로 전년에도 있었고 그 전년에도 있었고 올해도 두 편이나... 죄송합니다! ㅋㅋ)



 - 배경이 일본이라 그런 걸까요, 아님 감독이 일본 갬성을 좋아해서 그런 걸까요. 영화의 톤과 분위기는 예전에 사람들이 '일본 스타일'이라고 부르던 그것을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차분하고 정적이면서 아름다운 그림이 계속해서 나오구요. 그 안에는 큰 고통과 격정을 마음 속에 꾹꾹 누르고 있는 어른들이 나와서 정말 거의 마지막까지 꾹꾹 누르고만 있구요. 가끔 이분들이 입을 열면 뭔가 참 멋지다 싶은 대사가 압축되어 튀어 나오죠. 그리고 이렇게 꾹꾹 누르고 있는 주인공들에게 드라마를 안겨주기 위해 생기발랄 젊은이들이 나와서 저 꾹꾹이들을 멱살 잡고 끌고 가는데, 이 분들 또한 참으로 안전하게 발랄하고 차분하게 귀엽습니다. 음악은 대체로 자제되는 분위기지만 적절히 감정을 상승시켜주기 위한 양념 정도로 작게, 부드럽게, 하지만 적절하게 쓰여요.


 이렇게 적어 버리면 뭔가 비꼬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는데. ㅋㅋㅋ 그런 의도는 없습니다. 그냥 진짜로 감탄을 해서 그래요. 어쩜 이렇게 전형적인데 어쩜 또 이렇게 그걸 잘 써먹어서 만들어놨냐.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이 그거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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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로 일본인들은 자기 방을 이렇게 꾸며 놓고 사는 게 보통인 겁니까....?)


 - 각본의 밸런스가 좋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이걸 새봄 캐릭터에 집중해서 보면 완전 오래 묵은 환타지성 로맨스물입니다. 이미 오래 전 헐리웃제 제품들로 많이 접했던 그런 거죠. 

 세상 착하고 엄마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효녀 새봄이가 어느 날 엄마에게 배달된 편지를 몰래 뜯어 보고는 엄마가 일생동안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쏘쿨한 요즘 세대이자 세상 효녀인 새봄이는 그 내용에 놀라거나 고민하는 것도 없이 걍 대뜸 엄마를 그 옛 연인과 만나게 해 줄 계획을 짜죠. 거기에다가... 음. 더 말하면 스포일러겠네요. ㅋㅋㅋ 암튼 이 캐릭터는 그냥 총체적으로 비현실적이에요. 그 남자 친구랑 둘이 지내는 모습도 좀 보세요. 이게 20세와 19세가 할 연애이고 관계입니까. ㅋㅋㅋ

 그리고 생각해 보면 이 영화의 기둥 줄거리는 저 새봄이가 이끄는 전개이고 사건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실상은 매우 비현실적인 로맨틱 멜로물인 게 맞아요.


 그런데 여기에 아주 자연스럽게 윤희 캐릭터를 중심으로 해서 현실적 디테일들이 들어갑니다. 주변에 등 떠밀려 결혼해 버렸지만 결국 헤어진 남편과의 구질구질한 후일담이라든가. 사람 좋아 보이지만 자기 동생의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괴상하게 구는 오빠와의 관계라든가. 윤희가 일하는 직장의 풍경들, 그곳에서 윤희가 당하는 부당한 일들... 등등. 나중엔 윤희의 연인이었던 쥰의 에피소드도 하나 굵직하게 들어가구요.

 이렇게 현실적인 디테일들을 적절하게 잘 뿌려주는 가운데 이야기의 핵심인 로맨스 부분에 성정체성으로 인해 비극적 삶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아픔... 이라는 주제가 들어가니 영화가 굉장히 진중해집니다. 가볍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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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대략 이런 톤의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가운데)



 - 이렇게 두 가지를 배합을 해 놓으니 일단 영화가 재밌어집니다. 만약 윤희와 쥰만 놓고서 시작부터 끝까지 궁서체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면 저 같은 사람은 못 견뎠을 거에요. 이것들아 좀 만나라고!! 말 좀 하라고!!! 라고 짜증내다 혈압이... 일시 정지 버튼을... ㅋㅋㅋㅋ

 근데 전개는 그렇게 젊은이들이 하면서도 두 진짜 주인공들은 시종일관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주니 심각&예민한 소재를 갖고 너무 가볍게 푸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일도 없고. 뭔가 아주 많이 익숙한 장르 클리셰 같은 클라이막스 장면을 보면서도 진지하게 감동을 받을 수 있고요. 또 그 뒤에 이어지는 기나긴 에필로그 장면들도 괜히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걍 흐뭇하게 보게 되고. 뭐 그렇더군요. 일단 저는 그랬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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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톤의 캐릭터들이 어색하지 않게 잘 붙어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 역시 다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이지만 감독님이 각본 쓰면서 참 꼼꼼하고 세심하게 만들었구나... 싶습니다.

 일단 캐릭터들 중에 대충 만들어 놓은 게 없어요. 잠깐 악역 하고 지나가는 영양사 캐릭터도 뭔가 사연이 있고 관계가 있으면서 못 된 것처럼 오묘한 느낌이 있었고. 위에서 비현실적이라고 실컷 놀려(?)댔지만 귀염뽀짝 젊은이 커플은 또 아주아주 정이 가게 잘 빚어놨어요. 딸래미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남자 친구놈까지도 어익후 이 놈 나중에 잘 됐음 좋겠군. 뭐 이런 생각이. ㅋㅋㅋ 쥰의 고모도 자잘한 디테일들을 심어 놓아서 이 양반의 인생사에 대해 상상을 펼치게 만드는 부분이 좋았고. 무엇보다... 마지막에 뜬금포로 깊은 인상을 남긴 윤희 전남편 캐릭터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냥 윤희 인생 퍽퍽하게 만든 요소들 중 큰 덩어리 하나. 정도로 생각하며 영화를 보다가 마지막 그 장면에서 아 그랬구나... 결과적으론 이 사람도 상처 입은 사람이고 윤희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이고 그랬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하더라구요.


 두 주인공을 다루는 방식도 그랬어요. 보면서 좀 신기했던 게, 영화 속에 이들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는 회상씬이 전혀 없습니다. 전 당연히 짧게라도 나올 줄 알았거든요. ㅋㅋ 근데 회상씬은 커녕 어렸을 때 사진 한 장 안 보여주고, 대사로 그 시절 회상하는 것도 거의 없다시피 해요. 그러면서 그냥 이들의 현재를 차분히 보여주는 걸로 대신하는데. 덕택에 멜로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자제해서 영화의 전체적인 톤을 유지하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고. 또 이 두 사람의 '현재'에 집중하는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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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쪽이 훨씬 '현실적'인 느낌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는 기분이 드는 건 뭐 감독이 한국인이어서겠죠.)



 - 배우들 얘기도 조금만 하자면요.

 쥰 역할의 나카무라 유코는 한국어 발음이 꽤 자연스러워서 놀랐습니다. ㅋㅋㅋ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이 양반이 어쨌든 한국에서 20년을 살았다는 설정이니 이게 너무 어색하면 살짝 설정 파괴가 되잖아요. 그 외엔 참 일본 배우답다... 는 느낌이 드는 연기였는데 그게 영화 톤이랑 맞아서 좋았구요.

 김희애는 제가 최근에 이 분 출연작을 뭘 본 게 없습니다. 그래서 막연히 옛날 기억으로 '연기 잘 하는데 20세기 한국 드라마식으로 잘 하는 분'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 영화에선 그런 느낌 없이 되게 자연스럽고 좋았습니다. 그동안 연기 스타일을 바꾸신 건지 그냥 이 영화와 잘 맞았던 건진 모르겠어요. 대충 묘사되는 이 분 생활에 비해 너무 세련되고 아리따우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들긴 했지만 이런 건 넘어가구요. ㅋㅋ

 김소혜는 제가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프로듀스도 안 봤고 한국 드라마를 잘 안 보다 보니 연기하는 걸 처음 봤어요. 영화 초반에는 아무리 영화 컨셉이 차분이라지만 얘 말투가 이러면 안 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 수록 점점 좋아지더니 마지막엔 그냥 좋더라구요. 가수 보단 배우 쪽으로 진로를 잡은 것 같은데 앞으로 잘 하실 듯.

 마지막으로 새봄씨의 수퍼 호구 남친을 맡으신 분... 사실 뭐 대단한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는 아니어서 '그냥 귀엽고 좋네'로 끝이었는데요. 아니 이 분이 '살아남은 아이'의 그 분이었군요. ㅋㅋㅋㅋㅋ 제가 개인적으로 꼽는 3대 트라우마 한국 영화 중 한 편에 나오신 분이었던.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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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라고 해서 매일매일의 일상이 이런 갬성은 아닐 것 아니겠습니까. ㅋㅋㅋ)



 - 대충 마무리하자면요.

 참으로 세심하고 배려 깊게 만든 로맨스물... 이라고 느꼈습니다.

 자칫 허술하게 다뤘다간 좋은 뜻으로 만들고 욕만 먹기 좋은 소재를 골라서 로맨스를 만들었는데 되게 열심히 공부하고 검토해가며 만든 이야기 같달까. 뭐 그랬구요.

 그렇게 신중하고 세심한 가운데 영화가 지루하지 않게 재미도 있고. 마지막엔 감동도 꽤 있구요. 

 여러모로 좋아하는 사람들 많을 법한 잘 만든 로맨스 영화였어요. 저도 잘 봤구요. 이걸 보고 나니 '러브레터'를 봐야 하나... 아님 이걸 봤으니 그건 그냥 스킵하거나 미뤄둬야 하나 하는 쓸 데 없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암튼 재밌었다는 거!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윤희씨의 인생은 대략 이렇습니다. 확실한 남존여비 사상을 가진 부모님들이 오빠를 대학 보내면서 윤희는 고졸로 취업을 강제하는 바람에 인생 한이 맺힌 것도 있구요. 고등학생 때 만난 쥰과의 사랑을 가족에게 털어 놓았다가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당했던 비극적인 경험도 있죠. 그래서 이런 상황을 견디다 못해 쥰에게 이별을 통보했구요. 이후엔 새 삶을 살아 보겠다고 오빠가 해 준 맞선으로 초고속 결혼을 하고 금방 애도 만들었지만 사랑이 싹틀 리가 없었고. 결국 본인도 고통 받고 남편도 외롭게 만들다가 이혼을 한지 한참 됐어요. 하나 뿐인 딸은 본인이 키우고 있구요. 딱히 기술도 학력도 없으니 오빠가 알아봐 준 식당에서 배식 일을 하며 근근히 먹고 삽니다.


 이에 비해 쥰의 인생은 대략 단순한 편이에요. 엄마가 한국인이고, 그래서 한국에서 자랐는데 윤희와의 사건(?)과 개인사가 겹쳐서 그 즈음에 일본으로 들어와 이후론 내내 여기서 살고 있죠. 부모는 이혼을 했는데 자신의 성정체성을 알고 그것 때문에 고통 받는 엄마 모습을 견디기 힘들어서 무관심하고 애정도 안 주는 아빠와 함께 살았구요. 지금은 동물병원 의사를 하며 솔로로, 성격 좋은 (은근히 격렬한 오지랖의 ㅋㅋ) 고모 + 고양이 한 마리와 살고 있습니다.


 암튼 그 쥰이 윤희가 생각날 때마다 정성들여 써서 봉투에 넣고 주소까지 적어 놓고는 절대로 부치지 않던 편지를 고모가 휘릭 발송해 버리구요. 새봄이가 그걸 읽구요. 정말 퍼석퍼석하기가 사하라 사막 모래 부럽지 않은 엄마 인생 좀 어떻게 해주고 싶었는지 엄마를 살살 꼬셔서 일본 여행을 갑니다. 가서는 '오전은 따로 움직이자?'고 제안한 후에 몰래 일본에 동행한 남자 친구랑 둘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쥰의 정보를 알아내고 살살 접근을 해요. 뭐 그 과정에서 새봄과 윤희가 서로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따뜻한 관계를 갖게 되는 전개도 이것저것 나오구요. 가장 놀라운 건 사실 윤희가 처음부터 새봄의 속셈을 다 알고 있었다는 거죠. 알고 있었지만 본인도 쥰을 너무 보고 싶어서 모르는 척, 속는 척 했던 것.


 그 와중에 쥰은 동물병원 여성 고갱님 한 분에게서 이것은 분명한 들이댐이다... 라고 느껴지는 상황을 겪게 되지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대충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지금 니 행동을 오해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건 평생 비밀로 삼고 가는 게 좋을 일이 있다.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좋을 게 정말 하나도 없으니까. 그러고 집에 갔는데. 갔더니 고모가 대뜸 단도직입으로 상황을 보고합니다. 오늘 윤희 딸래미가 내 카페 왔다 갔는데 내일 너 좀 보자는데? 나니 고레!!!! (는 아니었습니다만 ㅋㅋㅋ)


 그리고 뭐... 다음 날 아침에 쥰을 만난 새봄은 태연하게 거짓말을 늘어 놓죠. 엄마가 니 얘기 엄청 많이 했다. 나 여행은 혼자 왔는데 오늘 저녁에 일정도 암것두 없어서 너랑 저녁 먹고 싶다. 저녁 여섯시까지 어디로 나와달라. 이렇게 약속을 하고, 저녁의 약속 시간에 쥰이 먼저 도착해 기다리는 가운데 당연히 새봄의 거짓말에 속은 윤희도 그 자리에 도착합니다. 둘은 한 눈에 서로를 알아 보지만 금방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쥰과 달리 윤희는 한참 외면을 하구요. 쥰이 이름을 부르고. 부들부들 떨며 윤희가 고개를 돌려 둘은 마주보고. 눈물이 흐르고. 그러면서 웃고. 눈이 펑펑 내리는 가운데 다정하게 길을 걷습니다. 근데... 이게 전부구요. ㅋㅋㅋㅋ 이걸 바라보던 젊은 커플이 자기들도 행복해져서 뽀뽀도 좀 하고. 신이 나서 놀러가는 걸로 일본 파트는 끝.


 한국으로 돌아간 윤희는 이 여행을 위해 사실상 때려치우다시피 했던 직장은 포기하고 새로운 직업을 찾겠다고 이력서를 씁니다. 마침 우리 새봄씨는 공부도 잘 해서 인서울 대학을 가기로 했거든요. 함께 서울로 올라가서 돈 열심히 벌어 식당도 차리겠다네요. 뭔가 인생 목표도 만들고 여러모로 밝아진 윤희씨입니다. 이런 사실을 삼촌에게 이야기하러 찾아갔는데, 삼촌은 너 이 자식 도대체!! 라는 식으로 버럭버럭 화를 내네요. 짜증나는 행동이지만 이 양반이 왜 이러는지는 대충 짐작이 가죠. 그리고 영화의 2차 클라이막스스러운 게 전남편의 등장입니다. 집앞에서 기다리던 걸 끌고 내려와서 대화를 나누는데, 자기 이제 새장가 든다고 청첩장 주러 왔어요. 아 이 사람 이제 날 잊고 새 삶 살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 윤희는 기뻐하며 앞길을 축복해주고, 그러면서 눈물도 좀 흘리구요. 전남편은 이를 악물고 참말로 불쌍하게 엉엉 웁니다. 토닥토닥해주고서 작별하는 윤희.


 마무리는 서울로 온 윤희-새봄이 카페에서 만나는 장면이에요. 윤희는 자기가 취업하려는 식당에 낼 이력서를 정성들여 적고 있구요. 그걸 들고 새봄과 함께 그 식당으로 갑니다. 식당 앞에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는 윤희에게 새봄은 두렵냐고 묻고. 돌아선 윤희는 두렵다고 말하면서도 환한 미소를 짓네요. 그 미소를 찰칵. 하고 찍는 새봄의 카메라 셔터음과 함께 영화는 끝납니다. (사실 윤희가 쥰에게 보내는 기나긴 편지 내용이 있긴 한데 그것까진 차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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