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는 이런 곳 (스누라이프 펌)

2012.12.15 20:25

centrum 조회 수:10448

제가 출입하는 스누라이프라는 사이트에
어떤 학생이 연구과제로 일베라는 사이트를
몇 달 간 출입하며 관찰한 결과를 정리한 글입니다.
(펌 허락은 받았습니다)
일베가 쓰레기 중의 쓰레기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기 때문에 충격을 받아 퍼왔습니다.
그러니까 퍼 온 이유가, 무슨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충격을 받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퍼왔다는 것이 맞습니다.
이런 최악의 쓰레기들을 그냥 놓아두는 수밖에 없는 건가요?
게다가 최근 새누리당에서 일베를 무려 '순수한 네티즌들의 사이트'라고 옹호하고,

게다가 정부나 새누리당에서 일베에 서버 지원금까지 주고 있다는 소문까지 있는 지금 이는 상당히 안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글을 읽는 분들께서는 뭘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보다, 일베에 대한 최소한의 경각심이라도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래부터 펌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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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일베에 대한 논란이 많네요. 저는 제 개인적인 연구 때문에 최근 몇 달간 일베를 꾸준히 눈팅해온 처자(...)인데요, 댓글을 보다가 약간 답답해져서 제가 직접 글을 씁니다. 글의 목적은 일베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주관적인)일베 설명글 정도가 되겠습니다. 일베 얘기 자체가 불쾌하신 분들은 돌아가기 버튼을 눌러주시되, 여성분들은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여성분들이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1.일베는 어떤 곳?



일베는 역사 자체가 얼마 안 된 사이트입니다. 처음에는 디씨인사이드(이하 디시)의 일간 베스트 게시물을 모아서 보는 사이트였는데(그래서 이름도 일간 베스트입니다 줄임말이 일베.) 어느 순간 모체(?)인 디씨를 앞지르기 시작한 사이트입니다. 코갤러 등의 디씨에서도 가장 악명높은 유저들이 일베로 많이 옮겨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상당히 보수(?)적인 사이트고요.

일베는 디씨처럼 비회원도 모든 글을 자유롭게 눈팅할 수 있는 개방적인 형태입니다. 순 회원수는 13만명 정도인데, 문제는 이런 개방적인 시스템 덕에 회원이 아니고 그냥 눈팅만 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거죠. 동접자수는 약 만에서 이만, 이만오천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것 같구요. 12월 초 하루 순 방문자수(UV)가 일간 250만 정도, 평균 재방문일수가 약 이틀이니 단순계산으로는 약 500만 정도가 눈팅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일간 페이지뷰는 십억에서 왔다갔다 하네요.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십대 회원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1/3 정도? 대다수가 다 20대 초반에 몰려있는 편이고, 20대 후반 약간, 30대부터는 그 비율이 쭉 떨어집니다.



2. 일베가 문제가 되는 이유들



일베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많죠. 대표적인 게 박정희 전두환 찬양 및 전라도 세력에 대한 비하, 여성에 대한 비하 및 정말 저질의 성적 희롱 등일 텐데요. 제가 눈팅하고 느낀 바를 써볼게요. 아 참 저는 많은 추천(일베로)을 받은 글만을 눈팅해왔음을 밝힙니다. 그러니까 ㄴㄴ 쟤들은 일부 이런 드립 안 통해요.



2-1. 정치적인 면



보수 사이트이니 박정희를 찬양하는 것 정도는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는데요. 민주화라는 단어를 비추의 의미로 쓰는 것도 맥락을 들어보면 그 영향에 대한 걱정(이를테면 십대 청소년들이 민주화래 민주홬ㅋㅋㅋㅋㅋ 이러는 것)을 뺀다면 아주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진보적인 유저들이 보수적인 게시글에 달려들어서 양으로 제압하는 행동에 대한 비아냥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뭐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역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전두환에 대한 찬양이죠. 어떤 분이 일베를 눈팅했지만 다섯 페이지가 넘도록 전두환 찬양에 대한 글은 못 보셨다고 하셨는데, 일단 지금은 대선 국면이라 현재 쏟아져나오는 대선 관련한 주제에 대한 글이 많아서 그렇고요. 평시에는 아주 자주 박정희와 전두환 찬양글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설령 글 자체가 그런 주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할지라고 댓글은 다릅니다. 일베 유저에게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조롱하고 전두환을 찬양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베이스에요. 여기에서 파생된 다양한 유머가 존재하죠. 전두환이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말하는 동영상이 있는데 그걸 잘라서 플짤? 같은 걸로 만든 게 대표적입니다. 그 플짤은 전두환이 “그...그거는....총을 들고 일어난...하나의 포 폭동이야 폭동 어허허허허허(시원하게 웃음)”라고 말하는 영상인데 그 대사를 고대로 따다가 댓글에서 열심히 유머로 반복합니다. 그...그거는 하, 하나의 폭동이야 폭동 이렇게 타자를 친다든지 해서요. 장군님 땅끄 나가신다 저것들을 확 다 장군님 땅끄로 밀어버려야 됨 같이 다양한 시리즈물이 존재합니다. 그 유혈사태를 홍어무침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익히 아실 테구요. 김대중 자서전을 읽는 같은 과 학우를 뒤에서 도촬해서 야 저년 진퉁 홍어? 하고 묻는 사람들이니 이 이상 길게는 말 안하겠습니다.



소결론: 전라도 출신 분 혹은 전라도 출신인 부모를 두신 분 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 식으로 주변에 말한 적이 있는 분은 일베 유저를 각별히 조심하세요. 여러분의 도촬샷/ 여러분의 페북 캡쳐가 언제 일베로 올라갈지 모릅니다. 아 페북이나 트위터에 진보 진영 쪽의 정치적인 글 올리시는 분들도 조심하세요. 요즘에 그런 페북이나 트위터도 산업화한다고 해서 좌표 달아놓고 댓글달기 운동하더라고요.



2-2. 여성 비하



사실 제가 일베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여성 비하였어요. 코갤러는 아니지만 야구팬인지라 엠팍에 슼갤에 한국야구갤러리(야갤)까지 섭렵해서 엔간한 것엔 눈썹 하나 까딱 않는 저도 일베는 좀...힘들더라고요.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볼게요.



1. 일단 일베에서 여자를 여자로 불리면 까입니다. 일단 여자는 보두 보지로 통칭됩니다. 된장녀 기질이 있는 여성은 보슬아치 줄여서 보슬이고요. 여성 혐오는 보혐, 여성을 편들어주는 것은 보빨, 여성임을 알리는 것은 보밍아웃입니다. 댓글 중에 ‘네다보’라는 댓글이 있는데 이건 ‘네 다음 보지’의 준말입니다. 여자가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은 ‘보짓물을 질질 흘릴 정도로’ 좋아하는 거구요. 어느 분이 여성에 대한 혐오는 어느 남초 사이트나 다 있는 거 가지고 뭘 그리 유난을 떠느냐 식으로 얘기하셨는데 글쎄요...전 제가 최소한 여자가 아닌 구멍 취급 당한 건 일베가 처음이었다는 것만 말하겠습니다.



2. 각종 성 관련 스캔들이 터졌을 때 항상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의 반응을 보여줍니다. 저번에 초등학교 여제자와 성교를 했던 남선생 이야기에 올라왔던 댓글을 보면

그 새끼 부럽다 어린 년 아다는 얼마나 쫄깃하냐/6년만 더 잘키우면 되겠네/야 거기 초등학교 어디냐 앞으로 거기 남교사 지원율 쩔겠다 ㄷㄷ/ 등등이 있겠습니다. 야 그래도 미성년자는 너무한 거 아니냐 했던 댓글은 씹선비 취급에 융단비난폭격 맞았네요.

제가 이번 국정원 사태에 대해서도 피해자 여성분을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게 된 것도 여기 댓글 때문이었는데요. 얼굴을 다 가리고 사진에는 손만 나왔었죠. 그 손이 참 길고 예쁘게 생겼거든요, 그래서

와 저 손이면 (남자인 내가) 싸고 나서 정액으로 존나 잘 갖고 놀아줄 것 같은 손이다

따위의 댓글이 달리더라고요. 참 상상력 하나는 갑이죠.



3. 성 관련 스캔들에 댓글을 달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내기도 하죠. 자신의 여동생이나 여자친구 나체사진을 인증샷이라는 이름으로 유출하거나 익히 아시는 것처럼 강간 모의 사건도 있었고요. 물론 댓글에는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그들을 칭찬하는 댓글과 자신도 끼워달라는 참가 신청 댓글이 주를 이루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영복 쇼핑몰 하시는 분이 자신의 수영복 사진을 일베로 퍼가서 위 댓글과 비슷한 성적인 희롱 댓글(ex 와 한번만 박아보고 싶다 존나 찰질 듯/ 음순 존나 크네 대음순 퀸 ㅋㅋㅋㅋㅋㅋㅋ)이 달린 것을 알고 고소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고소했다는 미니홈피 글을 다시 일베에 퍼가서 또 욕하고 있기도 합니다. (추가사례: 보지살균법이라고 해서 유제품류 보관법이 있는데요. 네이버 캐스트에 보지살균법이 올라온 걸 실제 대학 후배에게 카톡으로 보내고 인증샷 올린 사건도 있었네요. 그 여성분 이름 안 가려져서 한동안 일베에서 수연이 보지살균하니? 식의 드립이 유행했죠.)



4. 사실 결과적으로 모든 여성에 대한 글은 다 성적인 조롱과 비하로 빠지게 됩니다. 박근혜 한 명 정도가 예외겠네요. 버스에서 옆에 서서가는 사람 있는데 자신의 옆좌석에 가방을 둔 여성을 도촬한 사진이 올라옵니다. 그럼 일단 그 여성의 무개념에 대한 성토, 이어져서 김치년/보슬년에 대한 성토에서 와 근데 저년 허벅지 하나는 예술이네 ㄷㄷ 오오미 골반라인보소 존나 박음직스럽게 생김 등으로 전개가 됩니다. 이런 경향은 전기한 일베 특유의 정치색과 결합되면 더욱 위험해집니다. 페북이나 트위터에 일베와 다른 의견을 개진하는 여성, 즉 남성연대 대표 성재기에게 비난하는 트윗을 날리거나 페북에 진보적인 입장의 글을 올린 여성이 이러한 성적 조롱과 비하의 주 타겟이 됩니다. 재밌는 건 그런 글을 올리는 사람 중에서도 ‘못생긴 여자’만을 타겟으로 삼습니다. 예쁜 여자나 남자는 제외. 그리고 이런 글을 올린 여성의 트위터에 급조한 트윗 계정으로 성적인 트윗을 날리는 거죠(페북은 실명제라서 비교적 얌전히 정치적인 반박을 하는 듯). 니년 보지를 확 찢어버릴텡게/김정일한테 가랑이 벌리고 보지에 쑤컹쑤컹 등등의 트윗을 몇십명이 날리는 겁니다. 트위터 페북 등은 아시다시피 실명제가 아니므로 고소한다 해서 잡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소결론: 여성분들은 일베를 즐기면서 볼 수 있는 남자분, 일베를 주기적으로 눈팅하시는 남자분은 안 만나시는 게 좋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몇몇 분은 단지 남자들끼리의 유머일 뿐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저런 말을 유머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더욱 소름돋아요. 그리고 은근슬쩍 다른 남초 사이트와 물타기하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야갤 정도면 모를까, 엠팍 같은 데 회원분들 진짜 억울할듯요. 야한 사진 몇 장 올렸다고 오오미 슨상님을 보면 보지가 벌렁벌렁 보짓물이 줄줄줄 따위의 말을 하는 사람들과 동급 취급 당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저는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에 개진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베에서 저렇게 노는 것 자체는 좋습니다. 그러나 일반인 사진 퍼다가 모욕적인 품평회 하고, 자신과 다른 정치적인 입장을 가졌다고 해서 성폭력적인 언사를 트위터에 갈기고, 그러면서 남자들은 원래 다 그렇다는 식으로 말해서 다른 남자들에게까지 피해가 가게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정보의 평등 차원에서 다른 데도 다 똑같다는 식으로 어설프게 물타기 하지 마시고, 자신이 일베 자료를 주기적으로 보는 사람이라면 주변 사람들 특히 전라도 사람이나 여자에게 밝히기를 권고하는 바입니다.

덧: 펌을 문의하시는 분이 있어서요. 사실 일베의 모습 중 1/10도 드러내지 못한 글이라 부끄럽기는 하지만, 되도록 많은 분이 퍼가실수록 좋습니다. 특히 여자분들이 접근할 수 있는 데라면 더욱 좋구요. 애초에 이 글은 폭로의 목적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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